라면 이야기 22. 수량한정 생산 이치란(一蘭) 돈코츠 컵라면 호노오(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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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동키에서 컵라면 쇼핑을 하다가 붉은색의 이치란을 발견했다. 

불꽃 염 자의 호노오(炎)가 쓰여있는 것을 보면, 아주 작정하고 맵게 나온 것 같다.

 

일단 패키지를 집어들었을 때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국물맛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500엔대인데도 건더기를 일절 넣지 않는 이치란의 고집 때문일 듯.

 

지난번에 리뷰한 이치란 컵라면이 꽤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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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도 오리지널의 심플함 그대로, A와 B 스프 색깔만 바뀌고 비전 스프(C)는 그대로다.

 

건더기도 없는데 497칼로리! 돈코츠 국물이 진한 만큼 칼로리도 높은 것인가!

 

조리법도 동일하게 심플. 끓는 물을 붓고 B의 액체스프를 올려놓고 데운 후, 4분 후 분말스프와 액체스프를 넣고 섞어주면 된다. 떨어뜨리지도 않았는데 왜인지 용기 한 쪽이 찌그러져 있었다.

 

분말스프 투하. 비전 소스로 매운맛을 낼 거라는 예상과 달리 분말스프에서부터 매운 냄새가 났다.

 

연이어 액체스프 투하. 액체스프도 고추기름처럼 빨갛게 빛나고, 붓는 순간 매운 냄새가 확 풍긴다.

 

먼저 A와 B스프를 섞어주었다. 

일본에서 우마카라(旨辛)라고 써있을 때 볼 수 있는, 그다지 맵지 않은 국물의 색깔이었다.

일반 버전을 먹을 때도 비전 스프를 넣지 않고 1/3쯤 먹기 때문에 호노오 역시 먼저 비전 스프를 뿌리지 않고 먹어봤다.

 

 

 

 

 

 

 

맵다!!!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맵다.

 

몽고탄멘 나카모토의 북극 라멘처럼 곧창 확 치고 들어와서 온 입안이 얼얼해지는 매운맛은 아니지만, 매운 된장맛에는 충분히 견줄 정도로 맵다. 

 

하지만, 그 매운맛이 본래의 이치란 맛과 잘 어울리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았다. 이치란 국물 특유의 깊은 맛이 그대로 있으면서 그 위에 매운맛만 씌워진 느낌이다. 

 

비전 스프는 보통 커피 스푼 한 수저 정도만 넣지만 모처럼의 매운맛이니 통째로 다 넣어줬다.

 

비전 스프의 맛은 물엿을 많이 탄 고추장에 가까워서 보통의 이치란이라면 한 숟가락 넣은 것만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다. 하지만 이미 앞의 두 스프만으로 입안을 상당히 자극하고 있는 매운맛을 내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큰 영향은 끼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끝까지 이치란의 깊은 국물과 3중의 매운 소스는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끝까지 따로 놀았다. 나카모토의 탄멘과 같은 조화를 기대하면 실망하기 쉽다. 모처럼의 시도는 좋았으나 패키지에서도 큰 성의를 느낄 수 없었고, 무엇보다 이 더운 여름에 먹기에는 여러모로 추천하기 어려운 제품이었다.

 

 

라면 이야기에서는 실패한 라면은 아예 포스팅을 쓰지 않는 방침이었으나, 이치란은 워낙 네임밸류가 있으니 500엔을 허비하는 분이 없으시도록 포스팅을 작성했다.

돈코츠를 원하시면 보통의 이치란 컵라면을, 매운 라면을 원하면 나카모토를 선택하시기를 권한다.

 

 

이 블로그에서는 도쿄 서부의 나들이 코스와 맛집을 여럿 소개하고 있습니다. 도쿄 여행 계획이 있으신 분은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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