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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도쿄 서부 이야기

귀를 기울이면의 배경, 타마 지역과 지브리 스튜디오

by 대학맛탕 2024. 3. 3.

 

28년 만에 쵸후 시에서 최초 상영된 ON YOUR MARK

2023년 2월, 쵸후 시(調布市) 이온 시네마에서 극장 최초로 ON YOUR MARK를 상영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정확히는 귀를 기울이면을 상영하면서 그 뒤에 ON YOUR MARK를 보너스 상영한다는 것이다.

 
 
 
뒤늦게 티켓을 구하고자 했으나 이미 전석 매진되어 있었다. 
 

 
예매는 망했고, 쵸후에서 귀를 기울이면이 상영한 기념으로 타마 지역의 지브리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
 
이번에 귀를 기울이면이 개봉하는 쵸후 시는 신주쿠에서 17킬로정도 떨어진 곳으로, 타마가와를 끼고 있는 조용하고 살기 좋은 곳이다. 예전엔 강을 끼고 공장도 제법 있어서 어느정도 번화했지만 지금은 그저 조용한 베드타운. 
※도쿄는 23구 외에도 '○○시'로 행정구역이 뻗어있다. 시를 죄다 합치면 서울 + 경기남부 정도.
 
 

 
 
영화의 거리를 표방하고 있는 쵸후 시는 세타가야 서쪽의 작은 도시로, 도쿄 근교여행으로 가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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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후 시는 영화의 거리를 표방하고 있기도 한데, 2018년까지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없어서 영화를 보려면 바로 옆 후츄 시를 가거나 신주쿠로 나가야 했다. 영화의 거리에 극장이 없다니 좀 의아했었다.


나중에야 타마가와를 끼고  카도카와 다이에이 촬영소(1933년 설립), 닛카츠 촬영소(1953년 설립) 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70~80년대 일본영화의 전성기  굴지의 제작사 두 곳이 이 작은 곳에 몰려있으니 영화의 거리라고 불러도 납득할 만 하다.
 

 

 
바로 옆에는 60년대에 지은 타마가와 단지가 있다. 울트라맨을 여기에서 자주 촬영했다는 듯.
도쿄의 단지 구경이라면 타마 뉴타운이 좋지만, 거리가 좀 있기 때문에 여기를 대신 구경해도 좋다. 

 
타마가와 강변은 날씨가 좋으면 후지산이 보이고, 구름이 많으면 이런 풍경도 자주 보인다. 
 

 
이 타마가와를 따라 서쪽으로 좀 더 가면 타마 시(多摩市)가 있고, 타마 시의 입구라고 할 수 있는 세이세키 사쿠라가오카(聖蹟桜ヶ丘) 역. 여기가 귀를 기울이면 첫 장면에서 컨트리 로드가 흐르며 나오는 그 곳이다.
 

 

 
첫 장면에서 나오는 백화점 위에 케이오 전철의 옛 로고가 보인다. 로고를 보는 순간 주제가 컨트리 로드가 들리는 기분.
애니메이션으로 워낙 많이 알려져서인지 아직도 로고를 바꾸지 않고 있었다.

 

쵸후 시 및 세이세키 사쿠라가오카 근방의 가 볼만한 곳과 맛집은 다음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나들이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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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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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의 세이세키 사쿠라가오카 첫 방문

처음에는 새벽에 자전거를 타고 갔었더랬다. 
주변이 이미 어두컴컴한데도 애니메이션에서 봤던 그 언덕길임을 알 수 있었다.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주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몇 번이고 서서 사진을 찍었다.

 

애니메이션 그대로의 낮시간 풍경

몇 년 뒤 낮시간에 다시 와 보았다.
밤도 좋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의 그 풍경은 역시 낮이 아니면 안 되었다.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강가에 걸쳐있는 다리
시즈쿠가 스기우라에게 갑자기 고백받는 신사

 

아까 보았던 그 밤의 계단길일까?

 
도쿄 외곽 지역에는 이렇게 양지바른 곳에 계획적으로 단독주택을 몰아서 지은 구역이 많다. 
한국에는 타마 뉴타운이 잘 알려져 있지만, 일본부동산 특성 상 아파트가 그렇게 많이 몰려있는 곳은 도쿄에서는 타마 뉴타운이 거의 유일하다.
 

 
언덕을 다 올라오면 앤티크한 소품가게의 모델이 된 카페가 있다.

 
커피(400엔)를 한 잔 시키면 귀를 기울이면 설정자료집을 내어 주신다.
손님이 많이도 다녀간 모양이다.
 

 
 
아까 찍었던 그 언덕길은 아마도 여기를 바라보던 것 같다.

 
 

 
시즈쿠가 도서관 갈 때 지나는 큰 비탈길도 있었다.
여기도 이름이 이로하자카(いろは坂) 인데, 이니셜 D에서 익숙한 그 곳과 같은 이름인 걸 보면 이렇게 구불구불한 고갯길을 이로하자카라고 부르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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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셜D 드라이브 투어 상편 - 토치기현 닛코 시(日光市) 이로하자카(いろは坂) 공략

어느 가을날, 자주 점심을 같이 하는 회사 동료분과 잡담을 하다가 이니셜 D 이야기가 나와서 한참 수다를 떨었다. 군마 현(群馬県) 출신인 동료분은 한국에서 이니셜 D가 그렇게까지 인기인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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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에서 세이세키 사쿠라가오카를 바라본 풍경. 
마지막에 시즈쿠가 청혼받는 장면이 이런 언덕이었던 것 같은데. 

 
세이세키 사쿠라가오카 역도 라멘의 격전지라 할 만큼 다양한 라멘집이 있었다. 
그 중에서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선 GYUTON이란 라멘을 선택했고, 기대 이상이었다. 
도쿄 내에서 맛본 라멘 내에서도 손에 꼽을 레벨.

 

 

타마 뉴타운의 간단한 역사


시장기를 달랬으니 타마 뉴타운 이야기를 좀 해 보자.
 
세이세키 사쿠라가오카에서 정남으로 쭉 내려오면 타마 뉴타운이 시작되는 케이오 나가야마(京王永山) 역이 있는데, 여기가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명작, 평성너구리 폼포코의 배경이 된 곳이다. 신주쿠에서 출발하는 케이오 선이 갈라지는 기점 역이 아까 둘러봤던 쵸후 역으로, 위쪽 노선은 귀를 기울이면의 배경을 지나 케이오 하치오지(京王八王子)까지, 아래쪽 노선은 평성너구리 폼포코를 지나 하시모토(橋本)역까지 간다. 
 

두 노선의 사이에 있는 산지에 1960년대부터 개발한 신도시가 바로 타마 뉴타운이다. 
 

이 갈라지는 곳 때문에 케이오센을 탈 때 인천행 수원행처럼 주의해야 한다

 

타마 뉴타운의 첫 삽을 뜬 케이오 나가야마(京王永山) 역은 신주쿠에서 서쪽으로 가는 또 하나의 노선인 오다큐 선(小田急線)이 함께 통과하는 역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다큐 선의 역 이름은 오다큐 나가야마(小田急永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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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역 오다큐 백화점이 사라졌다

재외국민 투표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신주쿠 역 니시구치를 지나는데, 묘하게 황량하고 을씨년스러운 기분이 등을 스쳤다. 그리고 보이는 서쪽 출구의 유니클로 옆 공사현장용 바리케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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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오 나가야마에서 서쪽으로 더 가면 미나미오사와(南大沢)라는 역이 있는데, 여기가 1980년대 말이 되어서 비로소 타마 뉴타운 개발이 끝난 곳이다. 평성너구리 폼포코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아이들이 뛰어노는 그 곳은 실제 있는 곳을 그대로 그렸다. 
 
한국 뉴스에서 공동화 현상과 망한 신도심 개발의 상징처럼 다뤄지기만 하는 타마 뉴타운. 그런 측면이 어느정도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너구리들이 마지막으로 도술을 부린 뒤, 결국에는 타마 뉴타운으로 재탄생한 곳

 

그 풍경이 조망되는 집에서 찍어 본 사진

 

함께보기>>> 타마 뉴타운 서부 지구의 미나미오오사와(南大沢) - 서쪽 편

 

타마 뉴타운 서부 지구의 미나미오오사와(南大沢) - 서쪽 편

본 블로그에서 직접적인 글을 쓴 적은 없지만 몇 번이고 언급했던 타마 뉴타운(多摩ニュータウン). 드디어 그 첫 포스팅을 올린다.  타카하타 이사오의 걸작, 평성 너구리 대전쟁 폼포코 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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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지브리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렇게 지브리 작품들과 케이오선이 달리는 타마 지역은 알게모르게 연관성이 많지만, 정작 지브리 미술관은 쵸후 시 북동쪽의 미타카 시(三鷹市)에 있다. 타마 지역은 남북의 노선이 굉장히 열악해서, 전철로는 어디든 갈 수 있지만 전철이 닿지 않는 사이 지역은 드물게 다니는 버스를 타야만 한다. 구글맵을 찍으면 아예 신주쿠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라고 알려줄 정도.
 

차로 가면 23분 거리지만
대중교통을 검색하면 이렇게 알려준다.

 
 
쵸후 역에서 귀를 기울이면과 극장 최초로 On Your Mark를 상영하는 건 사실 좀 뜬금없었지만, 이렇게 지도를 펼쳐놓고 보니 세이세키 사쿠라가오카와 지브리 미술관 사이의 바로 정중앙에 위치한 극장이었다.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처음 지브리 미술관을 지을 때 예약제로 하자고 했을 때 미야자키 하야오는 크게 반대했었다고 한다. 그냥 동네 산책하다 보면 이상한 건물이 있고 이거 뭐지? 하고 들러 보면 아 이게 지브리 미술관이구나 했으면 좋겠다고.
 
어느 봄날, 자전거를 타고 이노카시라 공원의 벚꽃을 보러 나갔다가 정말로 우연히 지브리 미술관을 발견했었다. 정말 미야자키 감독의 의도대로 발견한 셈. 그리고 예약제라 들어가지 못했고 아직까지도 가 보지 못 했다는 것이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