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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도쿄근교여행

가와구치 호(河口湖)에서 보는 후지산 풍경

by 대학맛탕 2024. 3. 21.

 
 
후지산은 일본을 대표하는 산이기도 하지만, 산이 거의 없는 도쿄에서는 어디서나 후지산이 보이기 때문에 더욱 친근감이 있는 산이기도 하다. 그래서 도쿄에서는 후지산이 보인다는 의미의 후지미다이(富士見台)나 후지미가오카(富士見ヶ丘)라는 거리 이름을 여럿 볼 수 있다.
 
후지산에서 90킬로 떨어진 코마에 시의 타마가와에서도 후지산이 보인다. 다음 사진에서 후지산을 한 번 찾아보시기를. 어려울 수 있어서 사진 사이즈도 일부러 안 줄였다.

후지산을 찾아보세요 (VERY HARD)

 
 

후지산을 찾아보세요 (NORMAL)

 
신주쿠 고속버스터미널(バスター新宿)에서 버스를 타면 후지산 관광의 시작점인 카와구치호 (河口湖) 역까지 2시간만에 갈 수 있다. (안 가까운가?) 당시 중간지점에 살던 때였는데, 고속도로 한복판에 정류장이 있어서 고속도로를 중간에 침투해서(?) 타고 간 기억이 있다.
 
후지산으로 가는 버스는 도중에 후지큐 하이랜드(富士急ハイランド)에 정차하므로, 차창 너머로 슬쩍 구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후지큐 하이랜드는 일본 최대의 롤러코스터가 있다고 하니 같이 들러보아도 좋다. 다만 최근에 안전문제로 운행을 중단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기도.
 
 
가와구치호 역 도착. 구름이 너무 예쁜 가을 날씨였다.

 
역에서 북쪽으로 10분 조금 넘게 걸어가면 가와구치 호가 나온다. 인도가 조금 좁지만 주변 풍경을 구경하며 걸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가와구치호 도착. 재미있게도 관광의 시작점인 선착장 및 로프웨이 승차장에서는 후지산이 보이지 않고, 배를 타고 나가거나 로프웨이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야만 후지산이 보인다. 그러니까 돈을 내야만 볼 수 있는 거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안솔레이유 호(アンソレイユ号)를 탔다. 

 
 
배가 호수 중간으로 나아가면서 드디어 인생 처음으로 후지산을 보는 건가..! 하며 설레이는데..
 
 
 
 
 
 
 
 
 
 
 
 
 
 
 
구름에 후지산이 다 가려졌다. (털썩)
구름은 정말 멋있었지만 처음으로 보러 온 사람에게는 가혹한 시련이다 흑흑..

 
 
배가 좀 더 나아가면 보이려나..? 했지만 그럴 리 없다. 다시봐도 구름은 참 멋져서, 두 번째로 오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추억이었을 듯.

 
아쉬운 마음으로 뱃머리를 돌려 돌아왔다. 운항시간은 20분 정도지만 가와구치호 전경도 좋고 여기까지 왔다면 한번 꼭 타 볼 만 한 코스다. 어른 930엔 초등학생 470엔. (2024년 기준)

 
 
 

 

 
유람선 선착장 바로 뒷편에는 후지산 파노라마 로프웨이 승차장이 있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니 혹시 볼 수 있는건 아닐까! 하며 올라가려니 사람이 바글바글. 

 

 
하코네(箱根)에서 친숙한 그 로프웨이. 차창 밖을 보려면 한 대를 보내고 기다린 뒤 타는 것이 좋다. 

 
로프웨이로 한참을 올라가 전망대에 올라서니, 확실히 아까보다는 잘 보였다! 후지산이 머리만 빼꼼 내밀고 있는 것이 귀엽기도 하고 ㅋㅋ  그나마 처음 본 후지산의 감상은 '생각보다 옆으로 엄청 넓다!' 는 것이었다. 이 사진으로도 어느정도 느껴질 듯.

 
잠시 후엔 그나마 보이던 머리도 가려져 버렸다. 옆으로 얼마나 널찍한지 좀 더 잘 보이는 사진.


 기념사진 촬영 후 간식 타임! 금강산, 아니 후지산도 식후경.

 
단짠단짠의 진수를 보여주는 후지산 너구리 경단. 조청이 야들야들~

 
명물 너구리 경단꼬치 사진 스폿도 있다. 너무 정사각형이라 무슨 합성사진 같다.

 
후지산 파노라마 뷰는 후지산도 좋지만 로프웨이를 타고 내려올 때의 뷰 또한 멋지다. 언덕에서 내려다 본 잘츠부르크 같은 느낌. 


그 새 구름이 드리워졌지만,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빛이 또한 절경.

 
후지산은 조금밖에 못 봤지만 풍경도 좋고 경단도 맛있고 아주 좋은 당일치기 여행이었다. 오는 길에는 버스 대신 전차를 택했는데, 카와구치 호 (河口湖) 역에서 후지산 급행을 타고 종점 오오츠키(大月) 역에서 츄오 센(中央線)으로 갈아타면 된다. 오오츠키 역에서는 카이지 특급(かいじ特急)을 타면 시간을 30분 단축하고 편하게 앉아서 올 수가 있지만, 운임이 1,340엔에서 2,360엔으로 늘어나므로 주의할 것. 
 

 
 

나는 케이오센(京王線)을 타야 해서 JR하치오지(JR八王子) 역에서 내렸다. 역사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어두컴컴한 밤이 되어 있었고, 배가 고파서 식당을 검색해보니 케이오 하치오지(京王八王子) 역 주변에 히로시마식 오코노미야키 이치반(一番)이라는 집이 있었다. 히로시마 사람들은 그냥 오코노미야키라고 해야지 히로시마 식이라고 하면 화낸다고 들었는데, 여기는 간판에 당당하게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라고 쓰여있다.

 
그런데 여기가 또 숨은 맛집이었다. 야키우동과 야키소바 중 골라서 주문할 수 있고, 면이 3배 곱배기까지 무료다! 이때는 일본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카에다마(替え玉 ,면 추가) 하시겠냐는 말을 못 알아들어서 그냥 1인분씩만 시켰다. 2인분 시켰을 때 아주 힘들었으니 어찌보면 잘 한 것일 수도. 종종 3곱배기 먹는 사람을 보는데 정말 면의 산을 볼 수 있다.

 
암튼 이렇게 처음으로 간 후지산은 너무 좋았지만 온전한 후지산을 보지 못해 아쉬운 마음도 남았더랬다.
 
 
그래서 2년 뒤, 후지산 보기에 재도전했다! 이번에는....라고 쓰려고 하는데 또 너무 많은 여정을 걸어왔음을 깨달았다. 그런고로 두 번째 방문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야마나시(山梨) 현의 명물 호우토우(ほうとう)와 후지산 특급 관광열차도 소개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