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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고독한 미식가 추적기

②카나가와현 카와사키시 이나다즈츠미의 마늘 안창살 쥬엔(寿苑)

by 대학맛탕 2024. 3. 27.

지난회 보기<<< ①카나가와현 카와사키시 핫쵸나와테의 1인 야키니쿠 츠루야(つるや)

 
고독한 미식가 시즌 5의 1번타자. 야키니쿠는 보통 에피소드 중반 정도에 끓어오르는 느낌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시즌 5에서는 1화에 그냥 못을 박듯이 갈릭 하라미(ガーリックハラミ, 마늘 안창살)를 선보인다.

이 에피소드는 하도 여러번 봐서 딸을 애지중지하는 아버지의 이야기까지 기억난다. 고기를 소개해 주는 주인 아주머니의 연기(랄까 상품소개력)도 뛰어나서 여러모로 보는 맛이 있었던 에피소드.
 
 
드라마를 뒤늦게 보고 검색해 보니 당시 살던 곳에서 전철로 얼마 안 걸리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거다 싶어서 검색한 그날 저녁에 돌격! 
 
나는 케이오 이나다즈츠미(京王稲田堤)역에서 내렸기 때문에 JR 이나다즈츠미(JR稲田堤) 역 근방까지 걸어가야 했다.

JR 이나다즈츠미 역은 난부센(南武線)으로, 신주쿠 역에서 갈 때는 케이오 이나다즈츠미 역이 훨씬 편하게 갈 수 있기 때문에  일본여행으로 갈 때는 이 루트로 많이들 가게 되실 듯.
 
JR 이나다즈츠미 역으로 오면 상점가가 있다. 소박하면서도 이런저런 이자카야 맛집도 많은, 밸런스 좋은 거리. 

 
 
역 근처에 북오프 이나다즈츠미점이 있는데, 레트로 게임에 관심이 있는 여행객은 꼭 들러보기를 권한다. 타마 지역의 북오프는 대개 규모도 크고 약간 하드오프스러운 구석이 있어서 레어템을 종종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게임큐브용 파이널 판타지 크리스탈 크로니클 컨트롤러 셋을 500엔에 구한 적이 있다. 한번 더 공략해봐야 하는데 최근에는 거의 가지 못하고 있다.
 

GBA케이블 동봉판

 

GBA를 게임큐브에 접속해서 컨트롤러로 사용하는 신박한 게임

 
이제는 점점 줄어가고 있는 PS2게임 물량도 상당히 많고, 이런 레어템도 있었다. 가격 보고 살포시 내려놓음..

지금 보니 일러스트가 오리지널과 몇 광년 떨어져 있다

 
북오프(book-off) 이나다즈츠미(稲田堤)점 구글지도 링크

 

 

고독한 미식가 추적기였는데 고독한 수집가를 해 버렸다. 
 
돌아와서, 배경이 되는 이나다즈츠미(稲田堤) 역은 옆으로 넓은 카와사키 시(川崎市)의 타마구(多摩区)에 위치하고 있다.

바로 서쪽에는 요미우리랜드(よみうりランド)를 경계로 해서 도쿄도 이나기시(稲城市)를 접하고 있는데, 23구에서 더 가까워도 여기는 가와사키 시다.

한편 이나기 시와 비교하면 여기가 훨씬 번화하고 상점가도 많으니 도쿄도라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더이상 옆으로 새면 안될 것 같으니 오늘의 타겟 야키니쿠 쥬엔(寿苑)으로 급히 발을 옮겨본다. 도착하니 두 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후에도 서너 번 더 갔지만 가게 내부가 좁아서 언제 가도 웨이팅이 있는 편이니 영업을 시작하는 오후 4시에 맞춰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김치와 사라다를 시켜놓고 홉삐를 마시며 고기를 기다린다. 지난 회에도 그랬지만 야키니쿠 맛집은 김치와 사라다도 맛있다. 홉삐도 커다란 얼음잔과 함께 내놓아서 좋은데 사진 찍는걸 잊었다.

 
 
고로상이 감탄하며 먹었던 네기탄(ねぎタン, 파를 얹은 우설)으로 시작. 탄은 그냥 봐서는 비슷해도 가게에 따라 퀄리티가 요동쳐서, 땡땡 얼었던 느낌이 남아있거나 후추를 팍팍 뿌려서 잡내가 덜 빠진걸 숨기는 경우가 있다. 여기 탄은 그런거 없고 아주 제대로였다. 

 
매립형 숯불 화로에 철망을 올려 굽는다. 치이익~ 자글자글... 하는 소리가 사진에서 들리는 것 같다. 구운 뒤에 파를 얹어서 먹었나 파를 올려 구웠나 기억이 가물가물..

 
그리고 드디어 간판메뉴 갈릭 하라미 등판! 고기를 내 올 때부터 마늘과 잔파의 향이 솔솔솔.. 이미 맛있다.

 
화로에 올려서 마늘을 조심스레 올려봤다. 하지만 굽느라 뒤집으면서 마늘이 아래로 다 떨어지기 일쑤라, 일부의 마늘은 남겨놓고 나중에 얹어먹는 것도 좋겠다. 싱싱한 소고기라 걱정없을 듯.

 
 
야키니쿠 가면 항상 시키는 미노(ミノ, 양 대창의 그 양) 소금과 된장 중 항상 된장을 시키는데, 여기서는 된장향을 시키니 아주 매콤하게 절여 나온다. 제대로 한국 스타일이 살아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

 
고기도 어느정도 먹고 홉삐 소주 추가를 해서 기분좋게 취할 즈음, 점원 아주머니께서 말을 걸어오셨다. 한국 사람이냐고. 그래서 그렇다고 했더니 '나도 굡뽀에요' 하며 한국어로 말씀하셨다. 이 때부터 '재일' 대신 '교포'라는 좋은 표현을 쓰게 되었다.
 
재일 한국인 분들을 일본에서 종종 만나지만 '자이니치세요?' '재일이세요?' 하고 물어보는 건 한국어로도 일본어로도 그 뉘앙스가 네거티브해서 고민하던 차에, 아주 좋은 표현을 배운 것이다. 어차피 '재일교포' 의 의미인데 두 글자를 떼어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달라지다니, 언어란 참 신비롭다.
 
사이드메뉴로 창자(チャンヂャ, 창란젓) 도 주문. 한국의 그것보단 덜 매우면서 살짝 달아서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을 듯.

 
 
야키니쿠 쥬엔은 케이오 신주쿠(京王新宿) 역에서 케이오 선(京王線)을 타고 하시모토 행(橋本行き) 열차를 타면 한 번에 갈 수 있다. 하시모토 행이 아닌 열차를 탔을 경우에는 케이오 하치오지(京王八王子)역으로 가므로 주의. 잘못 탔을 경우에는 쵸후 (調布) 역에서 내려 하시모토 행(橋本行き) 을 갈아타면 된다.  
 

신주쿠 역에서 야키니쿠 쥬엔으로 가는 구글지도 링크

 
지도 앱에서는 '케이오 사가미하라선(京王相模原線)'을 타야 한다고 나오는데, 정작 열차에는 사가미하라 선(相模原線)이라고 따로 쓰여있지 않고 그냥 케이오센(京王線)이라고 쓰여있으니 안심하고 하시모토 행만 잘 골라타면 된다.

 
 
 
이나다즈츠미 역에서 한 정거장 거리에는 요미우리 랜드도 있고,(가을~겨울의 일루미네이션이 볼만하다) 일본의 전설적인 만화가 후지코 F 후지오 박물관(藤子・F・不二雄ミュージアム)도 있다. 박물관은 당일 입장이 불가능하고 별도 예매가 필요하니 주의.
 

 

후지코 F 후지오 박물관 (藤子・F・不二雄ミュージアム) 티켓예약 사이트 링크

 
한편 서쪽으로 한 정거장인 야노구치 (矢野口) 역에는 엄청난 규모의 하드오프 야노구치점(ハードオフ矢野口店)이 있으니 레트로 게임 콜렉터라면 꼭 들러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서쪽으로 두 정거장인 이나기 나가누마(稲城長沼)역에 가면 80년대 로봇 팬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동상이 서 있는데.. 이건 다른 포스팅에서 다루겠다. 
 

 
 

다음회보기>>> ③도쿄도 이타바시구 이타바시의 야키니쿠 곱창 야마겐(山原)

③도쿄도 이타바시구 이타바시의 야키니쿠 곱창 야마겐(山原)

지난회보기>>> 카나가와현 카와사키시 이나다츠츠미의 마늘 안창살 쥬엔(寿苑)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KT 올레TV에서 우연히 고독한 미식가를 처음 봤었다. 츠카노마, 그는 행복해진다. 이 자막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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