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은 이 압도적인 비주얼을 감상하자.
골목 구석진 곳에 있는데다 근처를 지날 때는 항상 문을 닫아서 일본에 온 지 2년만에 처음 가 봤다.
점심시간에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작업복 입은 동네 아저씨들이 자리를 꽉 채운 것을 보고 아 여기는 무조건 성공이다 싶었고, 그 예상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한국에서는 어르신 분들이 계시면 맛집, 일본에서는 작업복 아저씨들이 바글바글하면 맛집. 이 법칙은 거의 틀리지 않는다.
그리고 내어오는 돈코츠 라멘 한 그릇이 무려 550엔!!
받아들자마자 싸다구라도 날릴 수 있을 듯한 거대한 챠슈가 한 장 올라가 있고, 반숙 맛계란도 올라가 있다.
오타 아님. 550엔!
차슈를 한 장 추가에 150엔. 시킬수록 이득이다.
그릇을 받아들자마자 오오 가성비 쩐다!! 하며 먹어보니 국물도 십수년 전 큐슈여행 가서 먹어본 하카타 본고장의 맛이었다. 도쿄에서 하카타 라멘, 큐슈 라멘을 먹으러 가면 주로 뽀얀 국물의 잇푸도 비슷한 것들이 대부분이라, 이런 국물은 처음이었다. 다만 보기보다 굉장히 짜니 일본 라멘이 너무 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는 약간 버거울지도.
압도적인 비주얼에 왜인지 매 번 갈 때마다 사진을 찍었다. 슈카 퍼레이드 간다.
슈카에서 챠슈멘을 시키면 이런 느낌. 그릇이 작은 게 아니라 챠슈가 엄청나게 큰 거다.
다른 날은 파 토핑을 주문. 멀리서 찍으니 더 커보인다..
가끔 이렇게 날개를 펼쳐주실(?) 때도 있다.
차슈결(?)이 잘 보이게 잘린 날. 종종 차슈를 자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말 많이 갔구나..
차슈가 아주 그럴듯하게 나온 날.
거대한 챠슈 3개를 그냥 국물과 먹으면 짜면서 느끼하기 때문에, 그 경우에는 공기밥(100엔)을 하나 시킨다.
밥 위에 챠슈 2장을 얹고 후추를 살짝 뿌려주면 그냥 챠슈동. 가게에서 직접 구워 만들어주는 챠슈동도 별미이지만, 이렇게 라멘 국물을 끼얹어 먹는 것이 좋다.
공기밥을 시키면 조미김을 꼭 얹어 주신다. 맛집의 넉넉한 인심. 아니 이미 챠슈멘 만들거라 없어도 되는데요 헤헤..
위의 사진들은 전부 갈 때마다 직접 찍은 것인데(많이도 갔다..), 참고삼아 다른 하카타 라멘가게 사진. 하카타 라멘 하면 보통은 이런 느낌이 많다. 이것도 이것대로 맛있지만..
가게는 주인 아주머니와 아들, 그리고 며느리 세 분이 2인 1조로 운영하시고 있고, 언제 가도 같은 퀄리티를 보장한다. 항상 커다란 챠슈에 실을 칭칭 감아서 돈코츠 국물에 푹 삶고 있는 냄새로 가득하다. 영업하지 않을 때도 육수 끓이는 가스렌지 소리가 들릴 정도.전형적인 일본의 숨은 맛집 풍경.
이런 가게들의 특징은, 어느 한 곳 빼놓지 않고 접대가 정말 친절하다는 것이다.
맛집일수록 서비스가 더 좋은...게 당연한 건데 이상하게 왜 위화감이 느껴질까?
라멘 슈카(秀華)는 신주쿠에서 케이오센(京王線)을 타고 시바사키(柴咲)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어가면 있다.
찾아가시기 쉽도록 구글 지도도 첨부.
도쿄의 한적한 외곽 지역의 정취도 느낄 수 있고, 여러모로 힐링할 수 있는 곳.
조금만 걸어내려가면 노가와(野川)와 오래된 단지 풍경을 볼 수 있다.
옆동네인 코마에 시(狛江市)로 넘어가면 이런 산책로도 있고,
좀 더 걸어내려가면 스다 마사키, 아리무라 카스미 주연의 '꽃다발같은 사랑을 했다'의 촬영지인 타마가와(多摩川) 강변에 가 볼 수도 있다. (영화의 대부분을 쵸후 시에서 촬영했다.) 타마가와는 다른 기회에 좀 더 자세히 다뤄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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