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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라면 이야기

라면 이야기 24. 묘죠 중화삼매경(中華三昧) 시리즈 2종

by 대학맛탕 2024.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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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만에 묘조로 돌아와서, 중화삼매경(中華三昧) 시리즈를 소개한다. 일본어로 읽으면 츄우카잠마이로, 도쿄 중심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스시잠마이(すしざんまい) 와 비슷한 조어다.  삼매경이라고 하는 한국어와 달리 경 자가 붙지 않는 것은 어떤 어원인 것일까.

중화삼매경 시리즈는 처음 나올 때는 고급 라인업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보통의 라면들과 좀 다른 모양의 봉지로 귀퉁이가 넓은 모양이지만 종이 봉지다. 그냥 만져서는 잘 구분이 안 가서 몇 번 비닐쓰레기로 버린 것 같은데..(긁적)

 

그리고 라면 이외에도 재료를 하나씩 준비해주어야 하는 특징이 있다. 

 

 

 

중화요리 북경 감수 북경풍 향소금라멘

 

 


영양성분표. 369칼로리밖에 안 된다!
챠르메라처럼 스낵면 사이즈도 아니고 꽤 푸짐한데도 이 정도.

 

조리법은 챠루메라처럼 면만 끓이고 스프는 불을 끈 뒤 넣는 식이다.



심플한 스프 2종과 고개를 드러낸 건면. 면 색이나 모양이 벌써 맛있어 보인다.



샐러드용 치킨을 함께 사려고 했지만 마땅한 것이 없어서 조금 햄스러운 것을 샀다.

 

썰어놓으니 무슨 계란말이처럼 되어버린 치킨들. 실제로 좀 짜기도 해서 사실 이 날의 초이스는 실패였다.

 

면을 보글보글 끓여주고

 

스프 투하!


액체스프까지 섞은 면과 국물을 용기에 담는 순간 참깨의 깊은 풍미가 확 감돈다. 고기가 굳이 필요한가 하는 느낌도 들고.

 

 

4분의 기다림을 충분히 만족시켜주는 찰진 면발. 건면인데도 이렇게 찰랑찰랑할 수 있는 거였다. 챠루메라의 그것보다 확실히 조금 더 고급진 느낌. 식감도 매우 찰져서 과연 제품력의 묘조라고 다시한 번 느꼈다.


국물까지 마셔보니 풍겨오던 냄새대로 깊은 맛을 보여준다. 과장 조금 보태서 일본 중화식당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요리라고 해서 팔면 그대로 믿을 것 같이 깊은 맛이다.

분명 일본라멘집에서는 잘 맛보지 못한 중화요리같은 국물인데..(이게 무슨 설명이야!) 약간 짭쪼롬한 맛이 강하다. 뒷면을 살펴보니 가리비와 새우장(蝦醤, シャージャン)으로 국물을 냈다고 쓰여 있었다. 물론 MSG의 깊은 맛도 충분하기 때문에 인스턴트 라면을 자주 먹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번에 알아채겠지만, 이 정도면 인스턴트 라면의 수준을 한참 넘는 레벨이다.

 



아카사카 리큐(赤坂離宮) 감수 히로시마풍 쇼유라멘

 

이 시리즈는 재료를 따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스프는 단촐하다.

 

북경풍 향소금보다는 하얀 빛깔의 면.

 

조리방법도 기본은 동일하고, 별도로 준비해야 하는 야채를 같이 끓이는 것이 다르다.

 

미리 준비한 야채 한 봉지.

 

면과 함께 삶아준다.

 

야채가 구수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할 때 불을 꺼 주고

 

스프 투하.

 

그럴듯하게 나왔다. (사실 이 그릇에 담으면 대부분 그럴듯하게 보인다.)

 

먹어본 감상은.. 좋은 의미로 THE 쇼유라멘.

야채를 왜 따로 준비해야 하는지 알 것 같을 정도로 국물이 진하면서도, 갈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