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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아직 남은 도쿄 이야기

도쿄 부동산보다 많이 오른 산토리 위스키 가쿠빈(角瓶) 가격

by 대학맛탕 2024. 6. 18.

부담없는 가격으로 자주 마셨던 산토리 가쿠빈

 
 
요 몇년 새 한국에서도 하이볼 붐이 일어서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산토리 위스키 카쿠빈(角瓶, かくびん).
 
2020년 초, 단골 가라오케바에서 마스터에게 요새 가쿠빈의 원주가 바닥을 보여서 곧 가격이 오를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잘못하면 가쿠빈 라인업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설마 그렇게까지 될까 반신반의하면서도, 가라오케 바에서는 이이치코(いいちこ)를 좀 더 자주 마시기 때문에 구하기 힘들면 이이치코 마시지 뭐 하는 생각으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가끔씩 마트에 술사러 갈 때 가쿠빈이 좀 올랐네.. 정도의 감각으로 살다가, 올해 초 편의점에서 산토리 가쿠빈 700ml의 가격을 보니 세금포함 1800엔대가 되어있는 것이었다!! 세상에 가쿠빈이 2000엔 가까이 한다니 이 무슨.. 편의점만 비싸게 파는건가 해서 마트에 가 보니 마트도 똑같았다. 
 

 
확실히 1800엔대가 되니 전과는 거리감이 많이 생겼다. 오랜만에 예의 가라오케 바에 가서 가쿠빈을 새로 키핑할 때 마스터가 양해를 구하더니 페트병의 가쿠빈 위스키를 키핑했던 병에 채워넣었다. 가격을 올리지 않기 위해 마련한 자구책이라고.
 
고육지책이라는 것도 느껴지고, 단골손님들을 배려하는 마음으로도 생각되었지만, 새 병을 키핑할 때 또깍 따고 이름을 걸어놓는 그걸 못하게 되니 역시 좀 아쉬운 마음은 지울 수 없었다.
 

병을 키핑하면 흰색 마커로 이름을 쓰거나 태그를 걸어준다.

 

2020년부터의 가격변동 추이

처음 가격인상 이야기를 들은 뒤 신경쓰여서 마트에 갈 때마다 사진을 찍어보곤 했는데, 구글포토에 위스키(ウィスキー)를 검색하니 그 사진들이 꽤 남아있어서 어떻게 변했나 한 번 살펴보았다.
 
소문이 들려오기 시작한 2020년 3월 11일.
가쿠빈은 거의 정찰제 비슷하게 세금포함 1320엔이라 어디든 이 가격에 살 수 있었다. (ml당 1.89엔)

 
 
1.92리터 페트병은 세금포함 3608엔.(ml당 1.88엔)
지금 계산해보니 700ml와 리터당 가격이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토요카도 이놈들... 
일본 마트는 리터당 가격을 붙여놓지 않는데 이거 도입이 시급하다. 

업소용은 4리터짜리도 있다.

 
 
얼마 뒤에 다시 가 보니 가쿠빈만 싹 털려있어서 사재기가 시작된 건가? 싶었다.

 
 
2022년 8월.
아직 1320엔 그대로 가격방어가 되고 있었다. (ml당 1.89엔)

 
 
2022년 9월. 700ml가 1429엔으로, 대략 이 시점부터 가격인상이 시작된 듯 하다. (ml당 2.04엔. 8.3% 인상)

 
 
 
2023년 1월.
1.92리터도 가격이 올랐다. 대용량이라서 인상폭 자체는 적은 듯. (ml당 2.06엔. 3608엔에서 9.5% 인상) 

 
 
같은 날 다른 마트를 가보니 2.7리터 가쿠빈만 깔끔하게 소진되어 있었다. 리터당 가격을 계산하면 싸지만(ml당 1.45) 이 대용량을 가정에서 먹을 수는 없으니 싼 것은 당연할 듯. 관세 면제범위인 2리터를 넘어서 해외로의 유출은 그다지 없을 것 같지만, 위의 예처럼 업소에서 병이 부족해지니 이 쪽도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고 봐야겠다.

 
혹시 아마존에서는 더 쌀까 싶어 검색해보니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위쪽의 병은 4리터짜리로, 이렇게 비교해보니 2리터 페트병은 가쿠빈 느낌을 내려고 꽤나 공을 들인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2023년 10월.
마침내 1800엔대가 되어버렸다. (ml당 가격 2.67엔. 1320엔에서 41.7% 인상)
코로나 기간동안 도쿄 부동산이 20% 넘게 올라서 가쿠빈이 부동산만치 올랐다~ 하고 드립을 치곤 했었는데, 그 두배가 오른 셈이었다. 
 

 
2024년 3월에는 공급이 조금 안정됐는지 약간 내렸다. 


 
이자카야에서는 하이볼이 여전히 맥주보다 싸지만, 이 가격대가 계속되면 일본여행을 가도 저렴한 하이볼을 마실 수 없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 

 
 
이러느니 그냥 CD가 수북히 쌓인 단골 바에 가서 키핑해 둔 히비키(響, HIBIKI) 17년산이나 마음껏 마셔야겠다.


 
 
 
 
 
 
 
 
 
 
 
 
..는 물론 훼이크고, (위 사진은 저지 아이즈에서 대리만족 중인 스크린샷.) 친한 사람들과 기분낼 때만 한두 잔 시켜서 홀짝홀짝 마신다. 히비키나 야마자키는 비싼 것도 그렇지만 너무 구하기가 힘들어서 사서 마시는 것을 생각할 수가 없다.

 

 

 



이 블로그에서는 도쿄 서부의 나들이 코스와 맛집을 여럿 소개하고 있습니다. 도쿄 여행 계획이 있으신 분은 참고해 주세요!
 

고독한 미식가 추적기
카나가와현 카와사키시 핫쵸나와테의 1인 야키니쿠 츠루야(つるや)
카나가와현 카와사키시 이나다츠츠미의 마늘 안창살 쥬엔(寿苑)
도쿄도 이타바시구 이타바시의 야키니쿠 곱창 야마겐(山原)
 
도쿄 서부 나들이 코스
도쿄도 무사시노 시(武蔵野市) 에도 도쿄 건축정원 - 봄
도쿄도 이나기 시(稲城市) 자전거 산책
도쿄도 후츄 시(府中市)의 도쿄 경마장 나들이① - 경마장 가는 길
후츄~코가네이 시 나들이 상편 - 타마 레이엔(多磨霊園)과 노가와(野川)
도쿄도 오쿠타마마치(奥多摩町) 나들이 상편 - 오쿠타마 공업 히카와 공장과 오쿠타마 공업 예철선

도쿄 서부 서브컬처 스폿
귀를 기울이면의 배경, 타마 지역과 지브리 스튜디오
페르소나 5의 성지, 도쿄도 세타가야구 산겐자야(三軒茶屋)
타마 뉴타운 서부 지구의 미나미오오사와(南大沢) - 서쪽 편
스코프독, 도쿄도 이나기 시(稲城市)에 서다.
 
도쿄 근교여행

가와구치 호(河口湖)에서 보는 후지산 풍경

요코하마 용과 같이 7 투어! 상편 - 노게쵸(野毛町)의 스낵바 거리

이니셜D 드라이브 투어 상편 - 토치기현 닛코 시(日光市) 이로하자카(いろは坂) 공략

 

 
도쿄 서부 맛집 - 라멘
도쿄도 쵸후 시 키쿠노다이(菊野台)의 하카타 라멘 슈카(秀華)
도쿄도 쵸후 시 고쿠료쵸(国領町)의 이시카와야(いしかわや)
도쿄도 하치오지 시 미나미신초(南新町)의 짜파게티 라멘, 중화요리 치토세(ちとせ)
도쿄도 스기나미 구 카미오기(上荻)의 하루키야(春木屋) 오기쿠보 본점

도쿄 서부 맛집 - 이자카야
도쿄도 하무라 시 오자쿠다이(小作台)의 분부쿠(ぶんぶく)
도쿄도 후츄 시 미야니시쵸(宮西町)의 오오사다(大定)
도쿄도 쵸후 시 후다(布田)의 모츠야키 이시이(い志井) 본점

 

 

한국에 가서 본 하이볼들

2020년에 가쿠빈이 씨가 말라간다고 들었을 때 한국 주류쪽에서 가격을 검색해본 적이 있다. 4만원이 넘는 가격이라 이거 사재기좀 하겠거니 생각했다. 그리고 2년 뒤인 올해 2월, 2년만에 한국에 와보니 일본식 술집이 많아진 것은 물론, 하이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
 
한국에서 마셔본 하이볼은 많이 달았다. 단맛이 센 건 수입되어 오면서 나름의 변형을 거친 거라 이해할 수 있고, 좀 덜 달게 해달라고 하면 되지 싶었지만, 문제는 위스키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의 위스키 주세가 엄청 높은 것과 일본에서도 가격인상이 될 정도로 품귀현상이 빚어지니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만, 옅어도 너무 옅었다.

그리고 가격은 대부분 1만원이 넘는 수준이라, 이후로는 그냥 소주만 마셨다. 이렇게 위스키 맛이 안 나도 열풍인 건지, 열풍이라서 이렇게 옅어도 잘 팔리는 건지 앞뒤는 모르겠으나, 일본에서 가쿠빈을 구해와서 이리 팔 수 있다면 굉장한 장사가 되리라는 건 생각할 수 있었다. 맛이 느껴지지 않아서 가쿠빈을 쓰는지조차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다만 정식 라벨이 붙은 제품을 팔고 있으니, 한국에서 다 쓸어갔다기 보다는 산토리에서 한국 시장에 집중한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 같다. 산토리가 직접 배포하는 포스터가 술집에 붙어있는 걸 보고 정말 하이볼이 인기가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

위스키 일정비율 이상 탄 것만 하이볼이라고 팔 수 있는 법률 도입이 시급하다.
 

그러니까 토닉워터 넣지 말고 이런 하이볼을 주세요..

 
 
또한 글을 쓰며 가격을 정리해보니 해외에서의 인기도 인기지만, 위스키의 원료가 곡물이니 가격인상은 우크라이나 전쟁도 영향도 있을 것 같다.

다음 포스팅의 하단에 신주쿠에서 가장 술을 싸게 살 수 있는 야마야(酒やまや)의 경로를 첨부해 두었으니, 여행와서 산토리 위스키를 사 가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함께보기>>> 니시신주쿠의 도쿄도청(東京都庁) 나들이 

 

니시신주쿠의 도쿄도청(東京都庁)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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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살 수 있는 다양한 위스키들



...은 다음 포스팅에서..
일본여행 시 가이드 겸 마트에서 파는 다양한 위스키도 함께 소개하려고 했지만, 가격 계산에 너무 머리를 썼으므로 사진만 던져두고 다음 포스팅으로 넘기도록 하겠다.
기대해 주시기를!
 

 

 
 
함께보기>>> 일본에서 팔지 않는 산토리 위스키, 토키(季 TO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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