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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아직 남은 도쿄 이야기

일본에서 팔지 않는 산토리 위스키, 토키(季 TOKI)

by 대학맛탕 2024. 6. 21.

직사각형 병에 든 산토리 위스키와의 만남

술가게 리커 마운틴(リカーマウンテン)에서 술을 구경하다가 처음 보는 모양의 산토리 위스키 병을 발견했다. 위스키를 자주 즐기지는 않지만 산토리 위스키인데 처음 보다니 의아했다. 용과 같이에서도 본 적 없는 위스키였다. 다른 위스키들과 달리 季한 글자만 쓰여있다. TOKI? 

 
 
산토리 가쿠빈이야 이름이 벌써 각병(角瓶, かくびん) 이니 각진 것이 당연하지만, 그래도 모서리 부근은 둥그스름하게 마감 처리가 되어 있다. 거북이 등껍질을 모사했다고 하더라. 

병을 키핑하면 흰색 마커로 이름을 쓰거나 태그를 걸어준다.

 
짐빔도 가쿠빈과 비슷하게 둥그스름하며 각진 모양이고

최애 하이볼 잔. SUGOISSU~ YABAISSU~

 
 
산토리 올드 위스키도 뚱뚱한 편이고,

본래는 가쿠빈보다 500엔 비쌌지만 이제는 거의 차이가 없어져서 이 쪽이 이득일지도?

 
야마자키(山崎)와 하쿠슈(白州), 치타(知多)는 모두 둥근 병이다.  

 
 
히비키 역시 미세하게 각진 보석같은 마감을 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둥근 편.

어딘가 위화감을 느꼈다면 기분 탓이다


재작년에 산토리에서 새로 출시된 진 스이(翠, SUI)가 육각형 병이지만, 애초에 위스키가 아니라 논외로 쳐야 하겠다.

 

가격은 6천엔대이니 치타보다는 조금 높고 야마자키보다는 많이 아래인 셈인데.. 삘받았다고 바로 사서 마시기에는 가격이 좀 세서 언젠가 좋은 날에 사서 마셔보고자 하고 그 날은 예정대로 메이커스 마크를 사서 돌아갔다.
 
 

TOKI의 정체를 찾아서


돌아와서도 병 모양이 워낙 깔끔하고 미끈하게 빠져서 계속 기억에 남아, 비교적 저렴하게 술을 배송해주는 뭐든 파는 술가게 가쿠야스(なんでも酒やカクヤス)에서 검색해 보기로 했다. 
 
니혼슈만 두 병 나온다.

출처:카쿠야스 상품검색 페이지(https://www.kakuyasu.co.jp/store/app/catalog/list/?searchWord=TOKI&searchCategoryCode=0&searchbox=1&bid=searchbox_1&q=TOKI)

 
 



산토리 페이지에서 검색을 해 보기로 했다.
※이하 이미지 출처는 모두 산토리 위스키 소개 페이지(https://products.suntory.co.jp/whisky/) 다.
 
일본 몰트와 블렌디드에 없고..

 
그레인과 스코틀랜드 몰트에도 없다.

 

 
아메리카 버번과 캐나다에도 없고,

 
월드 위스키에도 없다. 

야마자키 하이볼은 슈퍼에서 종종 팔았는데 아예 없어졌다.

 
 
음? 여기에도 없다. 산토리 것이 아닌데 내가 잘못 본 건가?
덕분에 산토리 위스키는 실컷 구경했지만, 토키는 찾을 수가 없었다.
쓰면서 술을 쭉 구경하니 니 한 잔 하고싶어진다.


가쿠야스에서 산토리 위스키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자체 위스키를 파는 것을 본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비슷한 전략에 속은건가 하고 일단 넘어갔다. 시간이 좀 지나 리커 마운틴에 들러서 다시한번 확인해보니, 산토리가 맞다! 뭐지 귀신에 홀린 듯한 기분은..


그제서야 산토리 페이지가 아니라 구글에서 검색을 해 보고, 정체를 알았다.  

출처:THE HOUSE OF SANTORY(https://house.suntory.com/toki-whisky)


일본 국내에서 팔지 않는 해외수출 전용 위스키였던 것이다. 소개글을 보니 야마자키와 하쿠슈, 치타를 블렌딩한 위스키라고 한다. 묘하게 색이 빠진 듯한 치타의 색깔을 좋아하는지라, 왜 처음 봤을 때부터 그 빛깔에 이끌렸는지 이해가 됐다.
 
 
이끌리듯 구매 버튼을 눌렀더니 님 있는데에는 안 팝니다가 떴다. 



그런데 신경쓰이는 점이 하나 있었다. 역수입한 것이니 분명 본래 가격은 더 쌀 텐데, 6만원대에 가격이 두 배가 넘는 야마자키 하쿠슈 치타를 블렌딩하면 너무 싼 것 아닌가? 수출용은 국내용보다 훨씬 싼 값에 판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이건 좀 차이가 크지 싶었다.

온라인에서는 리커 마운틴 보다 약간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었다.

 

이 블로그에서는 도쿄 서부의 나들이 코스와 맛집을 여럿 소개하고 있습니다. 도쿄 여행 계획이 있으신 분은 참고해 주세요!
 

고독한 미식가 추적기
카나가와현 카와사키시 핫쵸나와테의 1인 야키니쿠 츠루야(つるや)
카나가와현 카와사키시 이나다츠츠미의 마늘 안창살 쥬엔(寿苑)
도쿄도 이타바시구 이타바시의 야키니쿠 곱창 야마겐(山原)
 
도쿄 서부 나들이 코스
도쿄도 무사시노 시(武蔵野市) 에도 도쿄 건축정원 - 봄
도쿄도 이나기 시(稲城市) 자전거 산책
도쿄도 후츄 시(府中市)의 도쿄 경마장 나들이① - 경마장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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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 오쿠타마마치(奥多摩町) 나들이 상편 - 오쿠타마 공업 히카와 공장과 오쿠타마 공업 예철선

도쿄 서부 서브컬처 스폿
귀를 기울이면의 배경, 타마 지역과 지브리 스튜디오
페르소나 5의 성지, 도쿄도 세타가야구 산겐자야(三軒茶屋)
타마 뉴타운 서부 지구의 미나미오오사와(南大沢) - 서쪽 편
스코프독, 도쿄도 이나기 시(稲城市)에 서다.
 
도쿄 근교여행

가와구치 호(河口湖)에서 보는 후지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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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셜D 드라이브 투어 상편 - 토치기현 닛코 시(日光市) 이로하자카(いろは坂) 공략

 

 
도쿄 서부 맛집 - 라멘
도쿄도 쵸후 시 키쿠노다이(菊野台)의 하카타 라멘 슈카(秀華)
도쿄도 쵸후 시 고쿠료쵸(国領町)의 이시카와야(いしかわや)
도쿄도 하치오지 시 미나미신초(南新町)의 짜파게티 라멘, 중화요리 치토세(ちとせ)
도쿄도 스기나미 구 카미오기(上荻)의 하루키야(春木屋) 오기쿠보 본점

도쿄 서부 맛집 - 이자카야
도쿄도 하무라 시 오자쿠다이(小作台)의 분부쿠(ぶんぶく)
도쿄도 후츄 시 미야니시쵸(宮西町)의 오오사다(大定)
도쿄도 쵸후 시 후다(布田)의 모츠야키 이시이(い志井) 본점

 

 


 

 

드디어 마셔보게 된 토키

그리하여 한국에서 친구가 올 때 맞춰서 구매하기로 결정! 드디어 맛을 볼 때가 됐다.  

장식장에 놓고 일단 찍어봤다. 역시 이 블렌딩된 색깔이 너무 예쁘다. 자주 보는 가쿠빈의 그 갈색에서 은은하게 연해진 듯한 색.

각진 카쿠빈이나 둥근 고급라인과는 또 다른 직사각형 병이 참 이쁘다. 서양 위스키에는 각진 병이 많지만 조니워커처럼 아예 정사각형이거나 아예 납작하거나 한데, 조금은 생소한 비율이라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산토리 위스키인데 수입상에서 들여왔으므로 수입인지가 붙어있다. 일본에 수입되었는데 원산지가 일본이다 ㅋㅋ

 

 
장식장이 좀 어두워서 베란다 쪽에서도 찍어봤다. 영롱한 빛깔이 곱다.

 
약간 돌려놓으니 직사각형 특유의 디자인이 좀 더 살아난다.
 
그러고보니 비슷한 모양으로 디사론노가 있었다!

 
 
드디어 밤이 깊었고, 친구가 묵은 호텔방에 사놓은 토키를 모셔가서 한 잔 시작. 
과연 무슨 맛일까? 두근두근두근.. 먼저 강황의 힘(ウコンの力)을 한 잔 하고.. 

 

 
 
 
 
 
 
 
 
 
 
 
 
 
 
 
...그런데 아뿔싸!!
저 날 너무 급하게 마시기 시작해서 잔에 따른 사진이 없다...
 
 
 
 
 
 
 
 
 
 
그렇다고 여기서 끝내면 (가뜩이나 서두에 딴소리를 왕창 늘어놓았는데) 사실상의 낚시 포스팅이 되니, 남은 병을 꺼내서 찍어보았다. 위에 병 디자인을 칭송할 때는 잊고 있었는데, 병목 쪽의 헝겊을 포장을 떼어내면 갑자기 플라스틱 뚜껑이 등장해서 살짝 당혹스러웠다.

 
아니 병을 이렇게 이쁘게 만들어놓고 이게 뭐여....초점도 안 맞았지만 안 이쁘니 그냥 넘어가자. 페트병 레벨은 아니지만 백 번 양보해도 고급지다고는 할 수 없는 플라스틱 재질이다.

 
위스키 마실 때 애용하는 커비 잔은 무늬때문에 술이 잘 안 보이니 어제 3편 리메이크를 발표한 드래곤 퀘스트 잔으로..
호이미 슬라임 촉수 왜이리 리얼하게 보이지 ㅋㅋ

 
 
술 빛깔이 잘 보이게 돌려줬다. 조명이 약간 노란빛이긴 한데 대략 이 색깔 맞다.


 산토리 季 TOKI를 처음 마셔본 감상은...
 
열어보니 우선 향이 아주 좋다. 
야마자키 하쿠슈 치타 블렌드면 2대2대6 정도 되나? 하고 농담하며 첫 잔을 따르고, 입에 머금고 굴리는 순간 한 번에 느껴졌다. 
 
이건 야마자키 0.5 하쿠슈 0.5 치타 9다 ㅋㅋㅋㅋ
아니, 야마자키 하쿠슈는 그보다 더 미량일 수도 있다.
 
사탕으로 비유하면 치타 사탕을 가져와서 붓으로 야마자키 하쿠슈맛을 발라준 느낌.
분명히 향은 야마자키의 그것인데 마셔보면 그냥 치타 맛이다. 약간 '속였구나 토키!' 같은 기분이 들지만, 사실은 치타를 상당히 좋아해서 크게 불만이 없다. 앞으로는 치타 대신 좀 더 기분을 낼 수 있는 이것만 마실 듯.
 
지금 사진을 되돌아보니 치타 작은사이즈와 병뚜껑이 같다.

 
 
방금 사진찍느라 따르면서 향만 맡아보았는데 야마자키의 그 향, 그러니까 가쿠빈을 고급지게 한 듯한 그 향긋함이 딱 느껴진다. 현재 금주 중이라 마셔볼 수는 없었고, 금주가 끝나면 마셔본 뒤 제대로 된 감상을 덧붙여 보겠다. 
 
산토리 가쿠빈 소감을 여러 블로그에서 보니 니트(얼음도 안 넣고 그냥 천천히 마시는 것)로는 도저히 무리고 하이볼로만 좋다는 감상이 많았는데, 이 토키는 어떨 지 비교 감상을 한 번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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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부동산보다 많이 오른 산토리 위스키 가쿠빈(角瓶) 가격

요 몇년 새 한국에서도 하이볼 붐이 일어서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산토리 위스키 카쿠빈(角瓶, かくびん). 2020년 초, 단골 가라오케바에서 마스터에게 요새 가쿠빈의 원주가 바닥을 보여서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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