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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아직 남은 도쿄 이야기

일본에서 소맥이 그리울 땐? 홉삐(ホッピー) 세트

by 대학맛탕 2024. 5. 14.

 

관동 지역에만 있는 맥주맛 음료

일본에서 이자카야를 다니다 보면 ホッピー라는 글자가 써붙어진 것을 볼 때가 있다.
다음의 사진에 3개 숨어있으니 잠시 안력 트레이닝을 해 보도록 하자

1분동안 3개를 다 찾지 못했다면 당신의 안구 나이는 50대입니다(嘘)

 

여러번 일본 이자카야를 가도 본 적이 없다면, 이제부터 이런 병을 앞에 두고 마시는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자. 관동 지역에만 있으므로 한국에서 자주 가는 오사카에는 없으니 주의. (나고야는 안 가봐서 잘 모르겠다.)

이렇게 레몬을 넣어주는 곳은 깔끔해서 좋다

 
얼핏 보면 맥주처럼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맥주맛 음료. 

홉이 비싸서 맥주도 비쌌던 시절, 홉의 양을 최소화해서 맥주맛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고 한다.

노래방 마이크형 바 스푼이 인상적이었던 가게


홉삐를 처음 본 것은 2014년, 일본 친구가 주문해서였다. 한 모금 얻어마시면서 처음 맛을 봤을 때의 감상은
 

이거 소맥 아냐!?!?

 
였다. 
 
그도 그럴 것이, 홉삐는 소주를 타서 마시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맥주맛 음료에 소주를 섞었으니 소맥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래서 이자카야에서 홉삐 주세요~ 하면 점원이 알아서 홉삐 세트(ホッピーセット)로 알아듣고 뚜껑을 딴 홉삐 병과 큰 얼음잔에 소주를 1/3정도 채워서 내어 온다. 
 

가장 평범한 스타일의 제공 방식

 
 
유명한 맥주집이 그렇듯, 잘 하는 이자카야에서는 이렇게 꽁꽁 언 잔을 따로 준비해서 얼음과 소주를 담아준다. 홉삐를 붓고 함께 주는 막대기로 살살 저은 뒤, 몽골몽골 올라오는 기포를 단숨에 들이킨다. 글을 쓰는데 입에서 캬 소리가 나온다.

홉삐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맛있게 먹는 방식. 은근히 별로 없다.

 
   
아주 드물게 홉삐를 잔으로만 파는 곳도 있다. 약간 고급진 느낌을 주려고 하는 가게에만 있는 패턴으로, 살얼음을 동동 띄우도록 아주 절묘한 비율로 제공하지만 역시 커스텀이 불가능한 홉삐는 매력이 많이 떨어진다.
 

살얼음은 좋았다

 
 
처음 마신 날부터 나는 이내 홉삐의 팬이 되었고, 지금도 홉삐가 있는 이자카야라면 무조건 홉삐로 시작한다.

 

 

 

여기 바깥 하나 더 주세요~!

 
소주에 타서 마신다는 점에서 홉삐는 소맥의 카스와 역할이 거의 비슷하지만, 홉삐 자체는 알콜이 0.8%라서 토닉워터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홉삐 세트의 큰 장점은 오늘은 좀 취하고 싶다 하면 소주만 추가하고,  오늘은 술이 좀 안 받는다 싶으면 홉삐만 추가하는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
 
처음 가서 마실거 뭐 드릴까요? 하고 점원이 물어올 때 ホッピーでお願いします。하면 되지만, 앞서 이야기한 홉삐의 묘를 살려 어느 한 쪽만 추가 주문하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홉삐만 추가하고 싶을 때는
  外(そと)のお代わりおねがいします 라고 하면 된다. '바깥'이 홉삐를 뜻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마셔 본 홉삐 중 소주가 가장 거대했던 이자카야. 아니 무슨 글래스가 홉삐 병만큼 크다. 뭐 참이슬도 가끔 글래스에 채워마실 때 있지 않느냐 하고 생각하는 주당 분들도 있겠지만, 일본의 소주는 무언가에 타서 마시라고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20도 아니면 25도다. 더구나 홉삐에 타는 소주라면 25도일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는 생존을 위해 바깥을 시켰다.

바깥만 계속 시켜도 거나하게 취할 수 있었다

 
 

소주만 추가하고 싶을 때는 
中 (なか) のお代わりください!하면 된다. (벌써 살짝 취해서 텐션이 높다) お代わり는 더 주세요 하는 의미다.
中(なか)でお願いします 간단하게는 이렇게 말해도 된다.
 
함께보기>>> 일본에서 음료 리필은 가능할까?

 

일본에서 음료 리필은 가능할까?

후덥지근했던 2002년 8월의 에피소드 2002년. 처음으로 일본에 갔던 건 여름이었다. 기억이 조금 희미하지만, 8월 1일부터 8월 10일까지의 10일 동안이었으니 정말 여름 한복판이었던 셈이다.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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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얼음잔을 새로 주는 패턴이 있는가 하면

프리미엄 몰츠 컵에 담으면 몰츠 맛이 나는 홉삐(거짓말)

 
이렇게 잔과 소주를 따로 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야키통을 꼬치에 꽂지 않고 따로 굽는 것이 인상적이었던 이 가게는 소주도 따로 줬다

 
함께보기>>> 이자카야 방랑기② - 후츄 시 미야니시쵸(宮西町)의 오오사다(大定)

 

이자카야 방랑기② - 후츄 시 미야니시쵸(宮西町)의 오오사다(大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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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코와 술(ワカコ酒)에서 자주 봤다고 이것만 들고 쪽 들이키면 푸슈~ 가 아니라 푸헠~! 이 나올 것이니 순순히 얼음잔에 타서 마시도록 하자.

사실은 여기 실은 모든 사진 중 가장 별로였던 홉삐 세트. 얼음에서 공장맛이 났다

 

外나 中만 말하면 가끔 점원 의미를 몰라서 갸우뚱해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앞에 홉삐를 붙여 ホッピーの外(そと)또는 ホッピーの中(なか) 라고 고쳐 말하면 통한다.   
 
 

흑백을 가리는 홉삐

 안과 바깥을 따로 주문하는 데에 집중해서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다. 홉삐는 2가지 맛이 있다. 홉삐를 주문하면 점원이 어떤 홉삐로 할 거냐고 물어올 때가 있는데 이것은 홉삐 쿠로(黒)인지 시로(白)인지 묻는 것이다. 
 
 
 

출처: 홉삐 비버리지 제품소개 페이지(https://www.hoppy-happy.com/products/hoppy/)

 
홉삐 쿠로와 시로는 같은 홉삐지만 맛이 전혀 다르다. 쿠로가 흑맥주 맛이고 시로가 그냥 맥주맛이냐 하면 그건 또 아니라서 설명하기는 어렵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홉삐 쿠로가 맥주맛이고, 시로는 소맥맛이다. 시로를 시키면 소맥에 소주를 더 타는 느낌이라 나는 쿠로밖에 안 마신다.
 
세상에는 흑백이 명확하게 갈리는 것이 드물지만, 홉삐는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린다. 종종 술을 함께 마시는 분들 중 나만큼 홉삐 애호가가 한 분 있는데 그 분은 무조건 시로만 마신다. 서로 말은 안 하지만 저건(내 경우엔 시로, 그 분의 경우엔 쿠로) 진정한 홉삐가 아니야.. 하는 것이 공기로 느껴진다. 사실 샘플은 이것 뿐이다. 낚시 죄송:)
 
종종 쿠로가 없고 시로만 파는 이자카야가 있는데 그 반대의 경우는 없는 것으로 보아 시로가 좀 더 파워가 있나보다 하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제조사 페이지에서 보니 시로를 그냥 홉삐, 쿠로를 홉삐 쿠로라고 부르고 있었다. 쿠로는 연구개발에 10년이 걸렸다는 이야기가 쓰여있지만 정확히 언제부터 나온 건지는 모르겠다.
 
 

 

본 블로그에서는 도쿄의 나들이 코스와 맛집을 여럿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이드북에 나오지 않는 도쿄가 궁금하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오는 곳은 조금 더 깊게 파고들어갑니다.)

 

 

도쿄 23구 나들이
니시신주쿠의 도쿄도청(東京都庁) 나들이

도쿄도 치요다구 칸다(神田)나들이 상편 - 도쿄대학(東京大学)과 오챠노미즈(お茶の水)에서 진보쵸(神保町)까지

일본 게닌들이 많이 산다는 스기나미 구 코엔지(高円寺) 역 나들이 - 북쪽출구 편 -
오타쿠의 성지 나카노 브로드웨이  


도쿄 서브컬처 스폿
귀를 기울이면의 배경, 타마 지역과 지브리 스튜디오
페르소나 5의 성지, 도쿄도 세타가야구 산겐자야(三軒茶屋)
타마 뉴타운 서부 지구의 미나미오오사와(南大沢) - 서쪽 편
스코프독, 도쿄도 이나기 시(稲城市)에 서다.
봇치 더 록의 성지, 도쿄도 세타가야구 시모키타자와(下北沢) 나들이

하이스코어 걸의 배경 후타코타마가와(二子玉川)

 

고독한 미식가 추적기
카나가와현 카와사키시 핫쵸나와테의 1인 야키니쿠 츠루야(つるや)
카나가와현 카와사키시 이나다츠츠미의 마늘 안창살 쥬엔(寿苑)
도쿄도 이타바시구 이타바시의 야키니쿠 곱창 야마겐(山原)
도쿄도 나카노구 사기노미야의 로스 마늘구이 미야코야(みやこや)

 

도쿄 근교여행

가와구치 호(河口湖)에서 보는 후지산 풍경

요코하마 용과 같이 7 투어! 상편 - 노게쵸(野毛町)의 스낵바 거리

이니셜D 드라이브 투어 상편 - 토치기현 닛코 시(日光市) 이로하자카(いろは坂) 공략

사잔 올스타즈의 고향 치가사키(茅ヶ崎) 해변과 히라츠카(平塚) 주변 이자카야

 

 

 

 

업소용에서 가정용으로 이식되다

이제는 사어가 된 표현이지만, 아케이드 게임이 '업소용'으로 불릴 때가 있었다.

게임 시장의 태동기로부터 십수년 간은 오락실에 업소용 게임이 먼저 나오고 나중에 가정용으로 이식되는 것이 흔한 패턴이었다. 넉넉한 용량과 고성능의 기판을 사용하는 업소용 게임을, 가정용은 제한된 용량 속에서 어떻게든 재현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플스 1 즈음에서부터 가정용 게임기가 업소용과 비등비등해지기 시작했고, 점점 역전되어 플스4에 이르러서는 가정용 게임기가 업소용을 압도하기에 이르렀다. 
 
홉삐 역시 업소용에서 가정용으로 이식되었지만, 게임과 달리 홉삐는 여전히 업소용이 강력하다. 보통 술은 가정용과 업소용이 용도가 분리되어도 병이나 패키지는 그대로인 경우가 많은데, 홉삐는 아예 병과 라벨이 따로 분리되어 있다. 
 
시로는 특유의 그 새까만 병이 아니다. 홉삐 330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 듯 사실 업소용과 용량이 30밀리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병목 아래의 몸통 두께 때문인지 육안으로 봤을 때의 무게감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자카야에서 즐겨먹는 음료라서 그냥 맥주 비슷한 거라고 생각해 왔지만, 저칼로리에 저당질, 통풍을 유발하는 퓨린 함유량도 0인 나름 건강(?) 주류다. 
 

출처: 홉삐 비버리지 제품소개 페이지(https://www.hoppy-happy.com/products/hoppy/)

 
 
 
 
코로나 때문에 밖에서 마시지 못하게 된 후, 혹시 홉삐를 파는가 하고 마트에 가서 찾아보니, 조금 구석진 자리이지만 거의 어디에나 홉삐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주류 전문판매점 카쿠야스(カクヤス)에서 술을 고르다 보니 업소용 홉삐를 팔고있는 것이 아닌가! 이걸 발견한 발견한 이후 가정용은 한 번도 산 적이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가정용이나 업소용이나 뭐 똑같지 했던 것은 역시 자기합리화가 아니었나 싶다.
 
업소용이라 마신 뒤 공병을 반납하면 11엔을 돌려주기도 한다. 여러모로 든든한 이웃.


업소용 홉삐 잔도 팔고 있어서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집어들었다.
 

 

병과 잔이 다를 뿐인데, 이미 집 테이블이 이자카야가 되는 놀라운 효과를 보여주었다.

 
카쿠야스에는 배달과 회수가 무료라인데다, 회수 시 공병 값까지 돌려줘서 아예 짝으로 시켜 베란다에 놓고 마셨다. 소주 이외에도 다양한 위스키를 섞어마셔도 나름 괜찮았다. 너무 많이 마시게 되어 요즘은 짝으로 시키는 건 자제하고 있다.

 
 

홉삐를 마시고 싶다면 야키통(やきとん)을 찾아라

홉삐는 어디 가야 마실 수 있을까? 답은 랜덤이다. 어떤 패턴을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자카야에 따라 있는 곳과 없는 곳이 있다. 홉삐를 파는 곳은 가게 바깥에 홉삐 깃발을 걸어놓는 경우가 있으니 그것을 이정표로 삼으면 마셔볼 수 있지만 걸지 않는 쪽이 더 많기 때문에 그것만 가지고 찾기는 어렵다.
 
좀 더 높은 확률로 홉삐를 찾는 방법은 야키통(やきとん)집에 가는 것이다. 야키통을 파는 집은 거의 99퍼센트의 확률로 홉삐를 판다. モツ焼き또는 もつ焼き(둘 다 모츠야키)라고 쓰여있는 곳도 야키통을 파는 곳이니 참고하자. (もつ煮込み는 전혀 다른 것이니 주의)
 
야키통(やきとん)은 닭(とり) 대신 돼지(とん, 豚) 을 구운 것으로, 돼지꼬치라고 하면 되겠다.

야키토리가
한국에서 거의 고유명사 급으로 알려져 있고 일본식 이자카야에 가면 쉽게 먹을 수 있는 반면, 야키통은 이름도 생소하고 한국에서는 찾아보기가 거의 힘들다.

그렇다고 또 고급 음식은 또 아니고, 호르몬(ホルモン)처럼 서민들이 싸게 먹는 음식이다. 

 
야키통의 주요 부위 중 고기류는 ハラミ(안창), かしら(머릿고기),   豚とろ(항정살, とんとろ), 豚バラ(항정살, とんとろ), 내장류는 タン(돈설), ハツ(심장), レバ(간), しろ(곱창)이 대표적이다. 야키토리와 함께 파는 곳도 많고, 냉동식품을 구워내는 곳도 있어서 퀄리티도 천차만별이다.
 
적절한 퀄리티의 야키통인 이런 느낌으로, 얼핏 보면 야키토리와 큰 차이가 없다. 

 
 
제대로 된 야키통은 세심한 불조절로 육즙을 그대로 살려낸다. 이 정도 퀄리티는 야키토리 없이 야키통만 하는 이자카야에 가야 한다.

이 가게는 이자카야 방랑기에도 나온い志の井(いしのい)라는 쵸후 지역 체인으로, 다음에 이자카야 방랑기에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잘 하는 야키통 집에서는 손질이 어려운 특수부위를 팔기도 한다. 한국에서 잘 하는 순대국 집에만 있는 오소리감투 역시 야키통 이자카야에도 없는 곳이 많은데, 일본어로 ガツ라고 하니 메뉴판에 보인다면 꼭 시켜볼 것을 권한다. 

 
위 사진을 찾으려고 구글 포토에 やきとん을 검색하니 아무 사진도 나오지 않고, やきとり를 검색하니 다 나온다. 아무리 똑똑한 AI라도 야키토리와 야키통은 분간이 어려운 모양이다.
 
멀리 돌아왔지만, 아무튼 야키통 이자카야에는 무조건 홉삐가 있다. 둘 다 서민적인 술과 요리라서 그런 것일까? 요시다 루이의 이자카야 방랑기(吉田類の酒場放浪記)에서도 야키통은 단골 메뉴로, 야키통집이 나올 때는 맥주 대신 홉삐로 시작하는 패턴이 많다. 
 
쓰면서 생각해보니 확실히 채소류나 어패류에 홉삐를 먹는 경우는 거의 없고, 고기류가 있는 가게에만 홉삐가 있었다. 소주는 식사가 없는 스낵바에서 탄산수를 타서 마시기도 하지만 홉삐는 스낵바에서는 팔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반주용. 아무튼 고기류와 아주 잘 어울린다.
 

홉삐 쿠로도 옅게 타면 시로처럼 된다

 
 
 
8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건강(?)음료

홉삐가 처음 나온 것이 1948년이라고 하니 이미 76년이나 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제조사 홉피 비버리지 페이지를 보니 홉삐의 재료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 1926년이고 개발이 완료되어 판매를 시작한 것이 1948년이다. 중간에 전쟁이 있었으니 여건이 안 되었다고 해도 무려 22년을 개발한 음료였던 것이다.

출처: 홉삐 비버리지 공식 페이지(https://www.hoppy-happy.com/corporate/history/)

 
 
 2013년에 55주년을 기념하여 발매된 55홉삐 라는 음료도 있었다. 맥주에 가장 가까운 맛을 내도록 제조되었다고. 내 홉삐를 사랑하긴 하지만, 이 정도까지 한다면 그냥 맥주를 마시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순수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사실은 일본 사람들도 모르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마이너하면서, 또 아는 사람은 다 아는 홉삐. 일본여행 중 목마른 채로 이자카야에 들어섰을 때 맥주 대신 한 번 주문해 보면 목넘김은 비슷하면서 알콜이 싹~ 들어오는 특유의 맛을 한 번 느껴보기를 권한다. 안과 밖을 들락날락하며 마시다 보면 어느새 기분좋게 취해있을 것이다.

길거리에 홉삐 표지판이 서 있는 쵸후 시(調布市). 다름이 아니라 이 곳에 홉삐가 여기서 시작되었고, 지금도 홉삐 공장이 여기에 있는, 홉삐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P.S. 아, 이렇게 길게 쓰고 나서 생각났는데 십수년 전에 있었던 카스 레드랑 비슷한 맛인지도 모르겠다. 걔도 미리 타놓은 소맥 같은 맛이라 참 좋아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