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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고독한 미식가 추적기

④도쿄도 나카노구 사기노미야의 로스 마늘구이 미야코야(みやこや)

by 대학맛탕 2024. 7. 12.

 
지난글보기<<< 【특보】 고독한 미식가(孤独のグルメ) 신 시즌 10월 방영 + 2025년 1월 극장판 개봉!!!
 
고독한 미식가 신작 및 영화화 발표로 주 1회는 고독한 미식가 추적기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오늘 방문할 곳은 시즌1의 6화에 나오는 로스 마늘구이 미야코야(みやこや).
세이부신주쿠선 타카다노바바(高田馬場)역에서 전철에 올라 사기노미야(鷺ノ宮) 역에서 하차했다.

 
지금 보니 세이부 신주쿠선은 JR오우메선(青梅線)과 JR하치코선(八高線)이 통하는 하이지마(拝島) 역까지 갈 수가 있었다.
물론 당시에는 도쿄 23구 바깥으로 처음 나가는 만큼 오와아아 여기가 어디야 했더랬다.

 

 
세이부신주쿠선(西武新宿線) 사기노미야(鷺ノ宮) 역. 스기나미 구(杉並区) 아사가야(阿佐ヶ谷)의 바로 위에 위치한다. 동서로는 같은 선상이지만 주오선 지역과는 조금 다른 주택가 중심의 풍경.

 
역 북쪽출구로 나오면 아기자기한 상점가가 보인다.

 
북쪽 출구에서 200미터의 골목길을 걸어가면 바로 보이는 돈카츠 미야코야.

 
가게 입구. 

 
 
오늘의 추천요리는 타르타르 소스를 얹은 굴튀김 정식, 히레카츠와 치킨카츠로 구성된 믹스카츠 정식, 로스 생강구이 정식이었다. 작은 사발이라는 뜻의 小鉢(こばち)라고 써있는 것은 조그만 반찬을 곁들여준다는 뜻이다. 
'저희집 밥은 야마가타 현(山形県)의 츠야히메 햅쌀을 씁니다.' 라고 덧붙여져 있다.

 
가게에 입장 후 메뉴판. 이미 방송에서 나온 메뉴로 정해두었지만 그래도 한 번 살펴본다. 
 
아게모노(揚げ物)는 튀김류, 그러니까 돈카츠류로, 한국에서도 즐겨먹은 로스카츠 히레카츠 카츠카레 카츠동 등등이 있다. 히레카츠가 1550엔으로 로스카츠의 2배 가까이 되는 가격인 것으로 보아 아주 제대로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믹스카츠가 900엔이면 이거 계산이 어떻게 되는 거지?🤔
 
야키니쿠(焼肉)는 글자 그대로 튀기지 않고 구운 고기. 로스 생강구이는 정식집이라면 어디에나 있는 흔한 음식이지만, 마늘구이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음식이다. 포크 소테(ポークソテー)는 돈까스용의 두꺼운 고기를 데리야키같은 소스에 구워낸 것으로 돈까스와는 다른 풍미가 있다. 포크 피카타(ポークピカタ) 는.... 뭘까?

 
 
고로상이 먹은 순서대로, 먼저 로스 마늘구이!
조명 때문인지 접시 때문인지 드라마에서 보던 것과는 빛깔이 조금 달랐다.

 
그리고 믹스카츠 정식! 크기로 보아서는 아래쪽이 치킨카츠고 윗쪽이 로스카츠일 것이다. 

 
범상치 않은 포스를 보이는 돈카츠 소스.

 
먹어본 감상은...
로스 마늘구이는 자주 먹던 생강구이와는 달랐으나, 익힌 마늘이라 그렇게 맛이 강렬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믹스카츠는... 음.. 믹스카츠 맛이었다. 
 
이 여행을 오기 전에 고독한 미식가 가게를 몇 곳 가 보기는 했으나, 새삼스럽게 느꼈다.
고로상이 먹는 곳들은 소문난 맛집이라기 보다는 그 지역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지역 사람들이 아는 맛집이라는 사실을. (물론 다 소박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드라마에서 처음 봤을 때처럼 빵가루 튀김옷이 야들야들하면서 씹는 순간 로스가 사르르 녹는 그런 정도는 아니었다.

책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장면을 아무리 명작 영화가 되어도 차이가 느껴지듯, 화면을 보면서 상상한 맛과 실제 맛에는 어느정도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분위기는 화면으로 본 것 이상으로 정감이 넘친다. 그저 오랜 세월을 변함없는 맛(과 가격)으로 근처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그런 소소한 기쁨이라고 할까. 

 
 
거의 다 먹은 뒤 가게를 둘러보았다. 왼쪽 위의 선반에 보면 이름을 써놓은 일본 소주 이이치코(いいちこ)가 있는 것을 보아 밤에는 술을 곁들여 마시는 손님들도 있는 듯 하다. 
 
그나저나 어떻게 이런 구도의 사진이 나왔을까? 카운터 안에 들어가거나, 의자에 올라가서 허리를 90도로 꺾지 않았다면 이런 자세가 안 나올 텐데. 점장님이 자기는 안 나오게 찍어달라고 하셨던 건 기억난다.

재미있는 것은 이 가게를 찾은 다른 블로그 포스팅을 찾아보니 손님만 안 찍으면 된다고 뭔가 방침이 바뀌어 있었다. 하지만 손님이 다 찍혀 있는 것이 아이러니.

 
 
 
 
나오면서 다시 간판을 보니, 군마현 산 카와우치부타를 사용한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궁금해서 군마현 카와우치 부타로 검색을 해 보았으나 군마현의 돼지고기 홍보 페이지만 나오고 카와우치 부타를 따로 찾을 수는 없었다.

출처: 군마현 군마포크 홍보 페이지(https://aic.pref.gunma.jp/gunmapork/)

 
 
돈카츠 미야코야는 세이부신주쿠 역에서 세이부신주쿠센으로 16분만 가면 된다.
 

 
구글지도 검색 시 신주쿠 역을 출발지로 하면 요금 2배의 환승하는 루트를 알려주기 때문에 위의 링크를 활용하시기를 권한다.
 

 
 
배가 부르기도 해서 언제나의 고로상처럼 도로를 따라 위쪽으로 조금 걸었다. 어디까지 걸어도 같은 풍경이 펼쳐질 듯한 분위기다.

 
돌아오면서 봤던 세탁소 겸 서점. 다만 이 시점에도 서점으로서의 기능은 이미 다 한 모습이었고, 구글 지도에서 クリーニング本屋로 찾으면 아무것도 안 나와서 역시나 폐점했나.. 싶었으나 

 
사진의 위치를 추적해서 보니 3개월 전까지도 간판이 그대로 있었다. 다만 셔터가 내려간 지 오래된 모습이기는 하다. 일본에서는 이렇게 간판은 있지만 셔터가 내려간 곳이 많은 가게가 늘어선 상점가를 셔터가이(シャッター街) 혹은 셔터도오리( シャッター通り)라고 부른다. ※이 곳이 셔터가이는 아니다.

아무도 찾을 사람은 없겠지만 일단은 지도도 실어 둔다.
 
 
역 남쪽으로도 나들이를 해 보니 가라테 도장과 몬자야키 도 있고

 
오래된 가게도 있어서 구경하며 계속 걸어내려갔다.

 
 
호르몬 도장도 있고, 세이부신주쿠선 상의 동네답게 세이부 신용금고도 있다.

 
풍경을 따라 계속 걸어내려오다 보니 JR 주오 선 아사가야역까지 닿고 말았다. 

 
아사가야에서 오기쿠보까지는 어떤 면에서는 진짜 오타쿠의 성지는 이곳일지도. 이렇게나 많은 애니메이션 회사들이 밀집해 있다.


한 블럭을 통째로 걸어오다 보니 이미 배가  다 꺼진 듯 했다. 도심에서 가까운 편이고 주변도 나들이하기 좋으니 고미투어를 짤 때 후보로 검토할 만 하다.
 
다음 고독한 미식가는 키타구 아카바네의 호로새와 장어덮밥(시즌 3 1화)을 먹으러 가 보겠다.
기대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