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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도쿄 서부 이야기

2000년대 연식의 일본 아파트(맨션) 구경해 보기

by 대학맛탕 2024. 7. 21.

재작년에 아는 분이 내가 살던 동네에 집을 구하러 오신다고 하여 가이드 겸 같이 간 적이 있다. 아내 분은 같이 못 오셔서 가구배치를 가늠할 수 있도록 사진을 엄청 많이 찍었뒀었는데, 일본 아파트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신 분 들을 위해 포스팅을 작성해 본다.
 

※들어가기 전에 일본 부동산 상식 몇 가지

・일본에서는 아파트를 맨션(マンション)이라고 부른다. 아파트의 직역이라기보단 집합건물 전체를 통칭하는 의미. 

・UR이란 일본 국토교통성(国土交通省)에서 관할하는 도시재생기구(都市再生機構)의 약자로, 임대업을 전문으로 하는 사업자이다.

 


오늘 가 볼 곳은 2003년에 지어진 쵸후 시(調布市)의 UR맨션이다. UR맨션은 도쿄 23구 내에도 UR이 다수 있지만, 60년대~70년대에 지은 곳이 많고 공실 자체도 잘 나지 않는다. 자세한 내용은 지난 포스팅(의 중간)에 자세히 설명해 두었으므로 궁금하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함께보기>>> 타마 뉴타운 서부 지구의 미나미오오사와(南大沢) - 서쪽 편

 

 

이 곳의 UR단지는 네 동이 ㅁ자로 늘어서 있는 단지 구성으로, 그 내부에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2년 전에 갔을 때는 재작년에 보수공사가 막 끝난 직후였다. 공원에서 바라본 단지 쪽 모습.

 
 
남쪽 동 12층에서 내려다 본 공원 및 단지의 모습.

 
베란다는 아니고 복도에서 찍은 사진이다. 

 

아쉽게도 복도 사진은 찍어둔 것이 없었다.
출입문을 연 직후의 현관 모습. 노인가구 비율이 높은 편이라 벽과 화장실에 손잡이가 달려있는 경우가 많다. 

 
현관에 들어와서 바깥을 바라본 모습. 지어진 지 20년이 다 되었다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신발장이 깨끗하다. 물론 100% 이런 것은 아니고, 바닥 장판 상태를 볼 때 여기가 내부 수리를 싹 하고난 뒤인 것 같다. 

 
들어서서 곧장 오른쪽의 움푹 패인 곳의 미세기문을 열면

 
아담한 작은방이 자리잡고 있다. 천정에 보이는 콘센트는 에어컨용으로, 임대 맨션의 경우 거실에 1대는 달려있지만 나머지 각 방의 에어컨은 입주자가 직접 설치해야 한다.

 
방에 들어와서 바깥쪽을 바라본 모습. 2000년대 초반에 저렇게 선반처럼 벽을 시공하는 스타일이 유행이었다고 한다. 샷시는 아무래도 바꾸기가 어려운지 20년 전 모습 그대로. 

 
방에 딸려있는 붙박이장. 일본에서는 보통 클로젯(クローゼット)라고 부른다. 다다미방의 경우에는 일본 여관처럼 2층으로 된 미세기문의 옷장이 딸려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오시이레(押し入れ)라고 한다.

 
입구에서 왼쪽에 보이던 미세기문을 열면 세탁기+세면대 공간과 욕실 입구가 보인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욕실. 2000년대 이후 식으로 버튼만 누르면 욕조에 목욕물을 채워주기도 하고, 천정의 후드에서는 제습을 할 뿐만 아니라 흐린 날을 위해 빨래 건조모드로 송풍도 가능하다.

 
세면대 오른쪽에 미세기문으로 주방과 바로 이어진, 조금은 특이한 구조. 
미세기문과 주방 후드 사이의 사람 한 명 서있을 수 있을 듯한 공간이 냉장고 자리다. 일본에서는 한국과 같은 양문형 냉장고는 거의 없다. 물론 김치냉장고도 없고😊

 
 

 

본 블로그에서는 도쿄 서부의 나들이 코스와 맛집을 여럿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이드북에 나오지 않는 도쿄가 궁금하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오는 곳은 조금 더 깊게 파고들어갑니다.)

 

도쿄 서부 나들이
도쿄도 무사시노 시(武蔵野市) 에도 도쿄 건축정원 - 봄
도쿄도 이나기 시(稲城市) 자전거 산책
도쿄도 후츄 시(府中市)의 도쿄 경마장 나들이① - 경마장 가는 길
후츄~코가네이 시 나들이 상편 - 타마 레이엔(多磨霊園)과 노가와(野川)
도쿄도 오쿠타마마치(奥多摩町) 나들이 상편 - 오쿠타마 공업 히카와 공장과 오쿠타마 공업 예철선

요미우리 랜드(よみうりランド) ① - 닛신 야키소바 U F.O. 어트랙션과 체험관

도쿄 서부 서브컬처 스폿
귀를 기울이면의 배경, 타마 지역과 지브리 스튜디오
페르소나 5의 성지, 도쿄도 세타가야구 산겐자야(三軒茶屋)
타마 뉴타운 서부 지구의 미나미오오사와(南大沢) - 서쪽 편
스코프독, 도쿄도 이나기 시(稲城市)에 서다.
봇치 더 록의 성지, 도쿄도 세타가야구 시모키타자와(下北沢) 나들이

하이스코어 걸의 성지 후타코타마가와(二子玉川)

 

도쿄 서부 맛집 - 라멘
도쿄도 쵸후 시 키쿠노다이(菊野台)의 하카타 라멘 슈카(秀華)
도쿄도 쵸후 시 고쿠료쵸(国領町)의 이시카와야(いしかわや)
도쿄도 하치오지 시 미나미신초(南新町)의 짜파게티 라멘, 중화요리 치토세(ちとせ)
도쿄도 스기나미 구 카미오기(上荻)의 하루키야(春木屋) 오기쿠보 본점

도쿄 서부 맛집 - 이자카야
도쿄도 하무라 시 오자쿠다이(小作台)의 분부쿠(ぶんぶく)
도쿄도 후츄 시 미야니시쵸(宮西町)의 오오사다(大定)
도쿄도 쵸후 시 후다(布田)의 모츠야키 이시이(い志井) 본점

도쿄도 하치오지시 묘진쵸(明神町)의 지역명주 창고 이케스(地酒処 酒蔵いけす)

 

 
주방 쪽으로 와서 욕실 쪽을 바라본 모습. 지금 보니 저기는 냉장고 공간이 아닐 지도 모르겠다 싶었지만

 
뒤쪽 공간이 너무 작아서 역시 냉장고 자리가 맞는 것 같다. 일본이라고 해도 너무 작지 싶다.

 
주방에서 복도로 나와 거실을 바라본 사진. 싱크대 쪽도 바꾸기 어려운 탓에 오래되었다는 느낌을 조금 준다. 

 
 

위의 주방 출구와 맞보고 있는 화장실. 여기도 손잡이가 2개나 달려있다.
사진 가운데에 보이는 비상 버튼은 유료 서비스로, 긴급할 때 누르면 자동으로 119에 발신이 되는 장치다.

 
일본 집의 화장실은 세면대 및 욕실과 완전히 구별되어 있어서 공간의 느낌이 조금 다르다. 방향제나 청결 관련용품을 구비해야 하기 때문에 내부 공간도 중요하다.

 
복도를 나오면 보이는 거실. 20평 초반대에 방 2개짜리 집이라 거실의 개방감은 조금 적은 편이다. 왼쪽 벽면에 TV를 놓고 오른쪽 안방 입구의 미세기문 앞에 소파를 놓는 것이 일반적인 배치가 될 듯.

 
거실에서 지금까지 지나 온 복도 및 주방, 그리고 그 뒤의 욕실 입구까지 바라본 모습.
이렇게 카운터가 달려있는 주방이 거실과 연결되어서 작은 공간임에도 용도는 확실하게 분리된다.

 
베란다 창가에서 오른쪽을 바라본 모습. 여기가 큰 방이긴 한데, 구조가 조금 독특하다.

 
큰 방 하나가 아니라 서재 비슷한 공간과 방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러니까 이 미세기문을 아예 열어두면 거실이 가로로 길어지고, 문을 닫으면 안방으로 들어가는 서재가 되는 것이다.

 
(안방의) 안방에서 들어와서 서재 쪽을 바라본 모습. 이렇게 이중으로 통로가 있다.

 
안방의 붙박이장. 오른쪽의 문이 위 사진을 찍은 위치다.

 
평범하지는 않지만, 이 서재 구조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남쪽의 장지문(子, しょうじ )을 열면 창문 밖으로 빛이 확 들어온다. 
커튼을 쳐서 빛을 가릴 수도 있고, 아니면 장지문의 종이 사이로 스며들게 할 수도 있다. 저 서재에 협탁과 의자 하나 두고 자연광 아래에서 책을 읽으면 집중이 참 잘 될 것 같다.

 
베란다 전망. 완전 좋다~ 느낌은 아니지만, 남쪽의 타마가와 단지의 열병합 기둥이 보이고, 지평선 멀리로는 타마가와 건너편의 가와사키 시까지 보인다. 오른쪽 건물이 가리지 않았다면 요미우리 랜드의 대관람차까지 보였을 듯.

 
베란다가 아랫쪽 동과 마주보는 것은 쵸큼 거시기했다. 내부 공원이 조망되는 위쪽 동이 가격이 조금 더 비쌀 듯.
오른쪽의 살색 건물은 이도요카도(이마트 규모의 마트)로, 편의점보다 마트가 가까운 마세권이었다.

 
왼쪽도 다른 건물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멀리 보이는 큰 건물이 자혜제3병원(慈恵医大第3病院)으로, 500미터도 안 되는 곳에 대학병원이 있는 것이다. 여러모로 입지가 참 좋다.

 
아는 분 방을 봐 주러 온 거지만 너무 아담하고 깨끗해서 되려 내가 여기 살고 싶었다. 

 
베란다 방충망을 닫

 
 
나가기 전에 현관 쪽을 다시한 번 조망해 본다. 이 정도 되면 아내 분도 잘 파악되시리라 믿으며.

 
잘 고민해야 할 냉장고 자리도 다시 한 번 찍어 보냈다.

 
베란다에서 다시 한 번 서쪽과 북쪽 동을 바라본 모습. 
그런데 왜 5층까지는 베란다 난간이 콘트리트고 나머지는 창살일까..?

 
 
일본에 오기 전에 한국에서 10년 간 살았던 아파트가 전부 90년대에 지어진 것들이라서 일본에 와서 그대로 시간이 흘러간 느낌을 받는 한편, 여러모로 너무 깔끔하고 아담한 것 때문에 참 마음에 들었다.
 
2년 전과 올해 한국에 갔을 때 아파트들이 너무나 크고 웅장하고 멋있어서 놀랐었는데, 내부도 참 궁금하다.
좋은 구경이 되셨기를 바라며, 일본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분들 중 도쿄 서부지역에 집을 찾으시는 분이 계시면 정보를 더 포스팅해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