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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이자카야 방랑기

이자카야 방랑기 ④ - 도쿄도 하치오지시 묘진쵸(明神町)의 지역명주 창고 이케스(地酒処 酒蔵いけす)

by 대학맛탕 2024. 9. 11.

지난글보기<<< 이자카야 방랑기③ - 도쿄도 쵸후 시 후다(布田)의 모츠야키 이시이(い志井) 본점
 

멀리 니가타(新潟)에서 오랜만에 도쿄에 온 지인을 하치오지(八王子) 역에서 보기로 했다. 

하치오지도 자주 가는 곳이라 여러곳을 생각했지만 좀 더 괜찮은 곳을 찾아보다가, 이자카야 방랑기 맵을 떠올렸다!

 

하치오지 지역을 추려보니 주변의 타카오(高尾), 토요다(豊田), 키타노(北野)부터  꽤 멀리 떨어진 마치다(町田)까지 여러 맛집이 소개되어 있었다.

 

일단은 가장 가기 쉬운 하치오지 역 주변으로 추린 후, 케이오 하치오지 역(京王八王子) 근처에 있는 지역명주 창고 이케스(地酒処 酒蔵いけす)로 정했다.

 

 

 

타마 지역에서 유명한 키누타 치과 간판. 타마 지역에 몇백 개가 붙어 있는데, 이 찰진 드립도 비교적 평범한 편에 속한다.

 

'인프라는 시장에게 맡기고 임플란트는 내게 맡겨라!'

- 키누타 치과 -

 

 

 

키누타 치과에 대해서는 이 포스팅에서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해 주시기를.

 

후츄 시~코가네이 시 나들이 ① - 타마 레이엔(多磨霊園)과 후츄 운전면허시험장

한국에 계신 어머니에게 운전면허 적성검사 안내가 왔다고 연락이 와서, 그러고보니 일본 운전면허는 갱신기간이 어떻게 되었더라? 하고 면허증을 보니 갱신 만료일에서 5개월이 지나 있었다.

willucy.tistory.com

 

 

100여 종의 니혼슈가 있는 지역명주 창고 이케스(地酒処 酒蔵いけす)

방송을 본 적 없는 가게라 어떨까..하며 들어서는데 의외로 꽤 넓었고 여기저기서 맛집의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

 

지역명주를 맛보러 왔지만 일단은 나마비루 한 잔! 사진 보니 맥주 한 잔 하고 싶다.

 

친필로 정성스레 적어서 붙인 지역명주 메뉴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래서 읽을 수가 없었다.)

아 저 고에몽에 적들이 쓰는 저 가면 뭐라고 했더라.. 물어봤었는데 까먹었다.

 

역시 잘 모르겠어서 추천을 부탁드리니 이런 것을 내어 오셨다. 그런데...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도 나오지 않는다. 어떤 니혼슈인지 아시는 분은 제보를 부탁드린다.

 

이 큰 가게를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이서 하시는데, 할머니가 서빙을 하시고 니혼슈를 주문하면 두 손으로 들고 오셔서 직접 부어 주신다. 

 

때마침 나온 마구로도 때깔이 아주 좋았다.

 

이 니혼슈는 나마겐슈(生原酒) 라고 하셔서 나마겐슈가 무엇인지 여쭤보니, 아예 열을 가하지 않고 만든 니혼슈라고 한다. 무조건 차갑게 해서 먹어야 한다고. 

 

니혼슈 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히 설명하는 것이 어려운데, 비슷하게 차갑게 마시는 준마이 다이긴죠(純米大吟醸) 들과는 첫맛부터 끝맛까지 완전히 달랐다. 너무 달지도 않고 드라이하지도 않은 가운데, 이걸로만 맛볼 수 있는 그 어떤 맛이 있는데 설명을 못 하겠다. 나마겐슈 잘 아시는 분이 계시면 설명 좀..

 

야키토리는 자주 가는 단골집에서만 먹는 편인데 지인 분께서 워낙 야키토리를 좋아하셔서 일단 주문했다. 조금 실례되는 이야기지만 딱 나왔을 때 겉모습이 약간 기성품 야키토리같아서 평범한 안주로 먹고자 했는데...

 

이 야키토리가 거의 탑클래스 급으로 맛있었다. 기름이 많은 다릿살을 구운 거라 기름지긴 한데, 저 적절하게 태운 불맛이 쏙 들어가있고, 또 여기에서만 맛볼수 있는 소금맛이 있었다. 접시 오른쪽에 보이는 미소도 상당히 맛있어서, 처음에 기성품 생각한 것이 죄송스러워질 지경.

 

그 다음에 시킨 이것....

잠깐, 뭐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버섯조림이었나..?

 

고 다음에 시킨 규스지니코미(牛筋煮込み, 소 힘줄조림). 돼지 곱창으로 만드는 모츠니코미(もつ煮込み, 돼지내장조림). 어디에나 있는 것 같으면서도 없는 음식으로, 가을~겨울에만 하는 곳도 있다. 상당히 공을 들여야 하는 음식이기 때문에 이게 맛있으면 나머지는 다 맛있다고 봐도 된다. 이 곳의 규 스지 니코미는 사진이 이미 말해주듯이 때깔부터 윤기가 나고, 

 

야들야들한 것이 아주 맛있었다.

 

그 다음에 주문한 쿠라비토(蔵人). 시가 현(滋賀県)의 비와노쵸쥬(琵琶の長寿, びわのちょうじゅ)에서 빚는 술이라고 한다. 이 술 역시 生라고 붙어있는 것을 보아 나마겐슈인 듯 하다. 역시 달면서 드라이한 신기한 맛이었다. 혼술이 아니라서 수다를 떠느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니, 다음에 한 번 더 방문해서 확인해 볼 생각이다.

 

카운터 쪽에도 수많은 술 안내가 붙어있다. 한 잔에 800엔에서 1000엔 이상까지 하니 가볍게 마시긴 어렵지만, 오늘처럼 오랜만에 본 소중한 사람과 오기에는 안성맞춤이라는 인상이다. 

 

 

지역명주 창고 이케스는 신주쿠역에서 케이오 선(京王線)을 타고 종점인 케이오 하치오지(京王八王子)역에서 내려 5분정도 걸어가면 된다. 구글 지도에서는 주오 선(中央線)으로 알려주기도 하지만, 신주쿠와 하치오지 모두 JR역이 복잡하기 때문에 케이오선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