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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IT, 기기, 언어

플스로 TV방송을 녹화하는 토르네(torne)와 나스네(nasne)

by 대학맛탕 2024. 6. 29.

 
SIE(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가 오는 7월 소니의 TV 수신/녹화 서비스인 토르네 및 나스네의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나스네? 토르네? 그게 뭐야? 하는 반응이 벌써부터 들려온다. 일본에 살면서도 불과 몇 년 전까지 몰랐으니까.
 
두 기기를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의 갈라져 온 TV시청 문화를 조금씩 알아보도록 하자.


 

지금도 TV프로그램 녹화가 남아있는 일본


DVD가 나오기 전, 모두가 비디오 테이프로 영화를 보고 TV방송을 녹화하던 시절이 있었다. DVD도 오래 전의 물건이 되었고, 블루레이가 보편회될 즈음에는 이미 VOD로 이행한 한국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이루어지던 녹화는 이미 사어가 됐다고 볼 수도 있겠다.
 
2017년에 일본에 왔을 때는 새로 산 TV의 리모콘에 넷플릭스 버튼이 달려있을 정도로 이미 OTT가 활성화된 시대였는데, 그 때까지도 집에서 방송을 녹화해서 보는 것을 보고 놀랐다. 2000년대 디지털 TV로의 전환기에 있어서 한국과 일본의 TV 수신환경은 너무나 크게 갈라져온 것이다.
 
당시엔 일본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목요일 밤에 TV에서 아메토크(アメトーク)가 방영하는 것만 봐도 즐겁고 신기할 때였으나, 몇만 엔 하는 녹화기를 굳이 사야 하나 싶어서 연이 닿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2021년이 되어서야 우연한 계기로 집에서 녹화를 시작하게 되었다. 심심치 않게 들르는 하드오프에서 토르네(torne, トルネ)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토르네는 그 전에도 본 적은 있었지만, 사용하고 있는 친구에게 물어봐도 이게 있으면 TV보기가 편하다는 정도의 이야기만 해 줘서, 어렴풋하게 PS3으로 TV보고 녹화하는 기기인가보다 하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토르네 패키지와 조우한 순간, 무한한 호기심이 발동하여 바로 집어들었다.
 


토르네 박스 패키지에는 토르네 설치 디스크와 함께 지상 디지털 튜너가 동봉되어 있다. 
(토르네 디스크는 처음 사 와서 설치한 뒤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PS3 본체와는 USB 2.0 케이블로 연결하고, TV와는 UHF/VHF 동축 케이블로 연결한다. 
BS/CS 케이블(사진의 붉은색)은 지원하지 않으므로 TV에 곧장 연결해 준다.


메이커에서는 설치된 소프트웨어만 토르네라 하고 지상 디지털 튜너는 그냥 주변기기라고 설명하지만, 사용에 필수적이기도 하고 후술할 나스네와의 비교 설명을 위해 같이 퉁쳐서 토르네라 지칭하겠다.
 

녹화용 셋톱박스를 대체하는 토르네의 기능들

토르네의 기능을 가볍게 정의하면, TV수신 겸 녹화 중계 소프트웨어다. 아니 TV를 보려면 셋톱박스에 인터넷만 연결하면 땡이지 무슨 수신? 그리고 녹화기면 녹화기지 녹화 중계기는 또 뭐임? 하는 아우성이 들려오는 듯 하다.
 
설명을 위해 먼저 일본의 TV수신 시스템을 소개하자면, TV에 동축 케이블(유선방송에서 쓰던, RF단자에 끼우는 그것)연결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터넷에 연결 되어도 이것이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공중파 방송을 볼 수 없다. 또한 저작권 보호에 사용되는 B-CAS카드를 삽입해야 방송 수신이 가능하다. 
 
별도의 셋톱박스가 없으면 채널 선국만 가능한 가능하고 사실상 모니터와 다름없는 한국 TV와 달리, 일본의 TV는 TV 자체적으로 편성표를 표시하고 방송정보를 확인하거나 예약을 하는 등의 UI환경이 제공된다. 이 UI는 TV마다 가지각색이지만, 대체로 엄청 반응이 느리다. 일본여행 시 호텔에서 TV를 볼 때 BS / CS버튼이 달려있는 리모콘을 조작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환경이 디지털 TV방송이 시작된 후부터 가능해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시는 분 계시면 덧글 부탁드린다.


이 배경에서 탄생한 토르네의 첫 번째 기능은 
 

1. 편성표 열람 및 채널 탐색 기능을 PS3이 대신하도록 중계한다.

 
지상 디지털 튜너를 연결하고 PS3을 켠 뒤 토르네 앱을 실행하면 TV로 사용하던 그것과 비슷한 메뉴가 나온다. 그런데 이 앱이 엄청나게 빠르다. 한 번 사용해보는 순간 TV의 편성표는 쳐다보기만 해도 답답할 정도로 차이가 난다. 철지난 보급형 스마트폰과 현세대 플래그십을 조작할 때 수준으로 감도가 차이가 나고, 조작도 컨트롤러로 해서 편리하다.
 

 
하지만 아무리 사용환경이 좋다고 해도 TV를 보기 위해 별도 기기를 구매하고, 매번 PS3을 일일히 켜고 앱을 기동해야 한다 본체 부팅과 앱 기동에만 2분은 걸릴 것이다. 그럼에도 토르네를 구매하는 메리트는 무엇일까?

여기서 잠시 작은 방에 PC가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위에 설명한 수신환경의 이유로, 일본에서는  PC모니터로 곧장 TV를 볼 수 없기 때문에 TV시청을 위해서는 TV를 사야만 한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TV를 놓지 않는 젊은 층이 많은 요즘이지만, 잠시 토르네가 발매된 2009년으로 돌아가서 상상해 보자.) 최소 몇만 엔은 지출해야 하고 상당한 공간을 차지하는 TV를 사지 않아도 PC모니터로 TV를 볼 수 있는 것이다.

B-CAS카드 삽입구는 TV에만 있으므로 토르네에 대신 삽입한다


토르네가 있으면 TV보기가 편하다고 했던 친구의 말이 이제야 약간 이해가 된다. 오래 전 멀티미디어라는 단어가 유행할 시절 PC와 TV 수신카드의 역할을 PS3과 토르네가 대신하는 셈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수신기능 만으로 1만엔 가까이 하는 소프트웨어와 기기를 구입해야 한다면 수요가 제한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기서 알아보는 토르네의 두 번째 기능은 
 

2. PS3의 하드디스크에 TV방송을 녹화한다.

※토르네라는 이름 자체가 녹화한다는 의미의 取る(とる)에서 파생한 것이기도 하다.  

앞서 TV방송 녹화용 셋톱박스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도 구매하지 않은 이유는 높은 가격이었다. 셋톱박스도 유명 가전 메이커의 것을 사려면 3만엔은 가볍게 넘는다. 토르네 정도의 고퀄리티 UI를 탑재한 모델을 사려면 적어도 저 정도는 지불해야 하니 TV방송 몇 개 녹화하겠다고 사자니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반면 PS3가 있다면 9,980엔의 토르네를 구매하는 것만으로 고가의 셋톱박스를 PS3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된다. PS2가 처음 나왔을 때 DVD재생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것이 엄청난 메리트였다. 어지간한 DVD플레이어가 PS2의 가격(39,800엔)을 가볍게 넘어서기 때문이었다. 토르네 역시 그와 같이 비용과 공간의 제약을 PS3으로 해결해주는 기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녹화를 위해 매번 PS3을 켜야 하냐면 그렇지 않다. 토르네 앱에 예약녹화를 걸어두면 슬립 상태의 PS가 자동으로 켜지고, 녹화가 끝나면 꺼진다. 물론 녹화 중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녹화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PS3의 전원이 켜지고 하드디스크를 제어한다

 
토르네는 중계만 담당하고 녹화한 방송은 PS3의 하드디스크에 저장되기 때문에 PS3 하드디스크의 용량이 금새 모자라게 되는데, 그 경우엔 외장하드를 연결하여 확장할 수 있다.
 
마침 버팔로에서 발매했던 2009년식 외장하드가 2000엔~3000엔에 나돌길래 급히 구해서 달아주었다. 그러나 10년이 넘은 하드디스크는 데이터 복사 속도가 끔찍하게 느렸고 항상 굉음을 내며, 그래서인지 오래 가지도 못했다. 결국 1테라 하드 2대에 저장했던 소중한 영상들은 다 날아가고 말았다.
 

속도는 매~우 느리다.

 

사실 소니는 이미 PS2 시기에 TV수신/녹화 기능과 하드디스크를 탑재한 고급형 PS2 PSX를 발매한 적이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1의 개발명이었던 PS-X에서 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소니가 구상하던 멀티미디어 전략의 완성형에 가까운 기기였으나,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PSX에서 처음 선보인 XMB 유저 인터페이스는 그대로 남아 PSP와 PS3에 그대로 사용되었고, PS4와 PS5의 UI는 그 개량형이라 할 수 있다. 사실은 나도 토르네를 쓰고 나서야 PSX가 뭐하는 물건인지 알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소니의 유비쿼터스 구상을 실현한 또 하나의 기능이 있다.

3. 녹화한 영상을 PSP에 전송해서 시청한다.


PSP를 사용했던 사람이라면, 이 3번째 기능을 듣고 '나도 소싯적 PSP 쓸 때 영화나 TV방송 PSP에 넣어서 많이 봤는데?' 라고 반응할 수도 있다. 물론 녹화된 영상파일을 PSP에 복사해서 재생한다는 의미에서는 같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여기서 거론하는 모든 영상 파일은 프로텍트가 걸린 파일로, 녹화한 PS3이나 토르네를 거치지 않고 강제로 복사한 파일은 재생할 수 없으며, 토르네를 통한 복사 횟수도 10회로 제한된다. 모두 저작권법에 어긋나지 않는 시청 환경인 것이다.

애초에 녹화라는 것을 할 수단이 없어졌고 인터넷으로 손쉽게 영상을 구해볼 수 있었던 당시 한국의 환경과 이 녹화 베이스의 환경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저작권 개념이 오래전부터 정립된 일본의 환경을 보여주는 예가 될 수는 있겠다.
 
PSP가 PS3과 같은 와이파이에 접속해 있으면 리모트 플레이를 경유해서 토르네의 TV방송을 보는 방법도 있었다. PSP시절이므로 화질은 상당히 떨어졌겠지만, 집 안에 휴대용 TV가 한 대 더 생가는 셈이니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당시에는 상당한 메리트가 있었다. 나 역시 PSP go를 왜 내놓는지 의구심을 가진 사람 중의 한 명이지만, 토르네를 기동하는 것을 보니 꽤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출처:아스키 torne 소개 기사(https://ascii.jp/elem/000/000/509/509866/)


이 휴대기기 전송 기능은 PS VITA에서는 더욱 진화하여, PS VITA에서 직접 토르네 앱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PS VITA는 정말 완벽한 기기다. 스마트폰만 없었다면.

 
 

녹화를 시작하고 알게 된 TV의 매력

 
토르네를 사용한 이후 본격적인 TV라이프가 시작되었다. 드라마는 본래 자주 보지 않기도 하고, 보고싶은 예능도 야근 때문에 한두번 스킵하고 나면 잊어버리기 일쑤였다.
 
예약녹화를 하니 존재를 알면서도 가끔 지나치기만 했던 프로그램을 꾸준히 보게 되었다. 고독한 미식가(孤独のグルメ)를 방영하는 테레비 도쿄의 금요일 24시 드라마는 매주 비슷한 먹방+힐링 드라마를 하고 있어서 하라다 토모요(原田知世)가  주연을 맡은 스낵바 키즈츠키(スナックキズツキ)를 자주 봤다.
 

 
 
월요일에는 마츠코 디럭스(マツコ・デラックス)와 무라카미 싱고(村上信五)가 진행하는 월요일부터 밤샘(月曜日から夜更かし)도 자주 챙겨보게 되었다. 요새 유튜브 숏이나 인스타 릴에서 일본 길거리에서 술먹고 뻗거나 괴상한 사람들 인터뷰하는 건 대부분 이 프로그램이다.
 
또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애니메이션. TV에서 방영하는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블루레이 급의 고화질이기 때문에 녹화한 영상이 어지간한 DVD보다는 훨씬 화질이 좋다.

 
닛테레(日テレ, 니혼TV)의 금요 로드쇼(金曜ロードショー)에서는 밥먹듯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방영해줘서 1년 꾸준히 녹화하면 어지간한 콜렉션을 만들 수가 있었다.

 
카나가와 TV에서는 일요일 저녁마다 북두의 권, 란마 2/1, 기동전사 Z건담을 연달아 방영해줘서 그 시간대에는 PS3이 쉴새없이 돌아갔다. 토르네의 검색 메뉴를 이용하면 일주일 후 방영을 시작하는  분기별 신작 애니를 에서 미리 검색해서 예약하는 것도 가능하다. 
 

녹화한 영상들을 VOD와 같은 UI에서 깔끔하게 열람 및 감상이 가능하니 OTT와는 또 다른 자신만의 VOD를 갖는 매력이 있었다. 토르네는 지상파 방송(그 외에는 일부 채널이 유료인 위성방송 BS와 대부분이 유료인 CS가 있다.)만 수신 및 녹화가 가능한데도 볼 것이 너무 많아서 주말 내내 TV 앞에만 앉아있게 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무료에 영구소장까지 가능하니 일본 사람들이 왜 아직도 TV를 자주 보는지 그제서야 좀 이해가 됐다. 
 
또한 토르네는 전용 네트워크 서비스인 토르미르정보(トルミル情報)도 사용할 수 있다. 각 방송의 인기도를 알려줄 뿐만 아니라, 유명 동영상 사이트인 니코니코 동화(ニコニコ動画)와 연동해서 방송에 대한 코멘트가 화면에 표시되도록 할 수도 있어 색다른 시청 경험이 가능했다. 
 
토르네 튜너 세트는 2014년 마지막 출하까지 100만대 이상 판매되었다.
 
 

 

본 블로그에서는 도쿄의 나들이 코스와 맛집을 여럿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이드북에 나오지 않는 도쿄가 궁금하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오는 곳은 조금 더 깊게 파고들어갑니다.)

 

 

도쿄 23구 나들이
니시신주쿠의 도쿄도청(東京都庁) 나들이

도쿄도 치요다구 칸다(神田)나들이 상편 - 도쿄대학(東京大学)과 오챠노미즈(お茶の水)에서 진보쵸(神保町)까지

일본 게닌들이 많이 산다는 스기나미 구 코엔지(高円寺) 역 나들이 - 북쪽출구 편 -
오타쿠의 성지 나카노 브로드웨이  


도쿄 서브컬처 스폿
귀를 기울이면의 배경, 타마 지역과 지브리 스튜디오
페르소나 5의 성지, 도쿄도 세타가야구 산겐자야(三軒茶屋)
타마 뉴타운 서부 지구의 미나미오오사와(南大沢) - 서쪽 편
스코프독, 도쿄도 이나기 시(稲城市)에 서다.
봇치 더 록의 성지, 도쿄도 세타가야구 시모키타자와(下北沢) 나들이

하이스코어 걸의 배경 후타코타마가와(二子玉川)

 


고독한 미식가 추적기

카나가와현 카와사키시 핫쵸나와테의 1인 야키니쿠 츠루야(つるや)
카나가와현 카와사키시 이나다츠츠미의 마늘 안창살 쥬엔(寿苑)
도쿄도 이타바시구 이타바시의 야키니쿠 곱창 야마겐(山原)
도쿄도 나카노구 사기노미야의 로스 마늘구이 미야코야(みやこや)

 

도쿄 근교여행

가와구치 호(河口湖)에서 보는 후지산 풍경

요코하마 용과 같이 7 투어! 상편 - 노게쵸(野毛町)의 스낵바 거리

이니셜D 드라이브 투어 상편 - 토치기현 닛코 시(日光市) 이로하자카(いろは坂) 공략

사잔 올스타즈의 고향 치가사키(茅ヶ崎) 해변과 히라츠카(平塚) 주변 이자카야

 

 

 

 

소니 스타일의 유비쿼터스, 나스네


2012년, 당시의 주류였던 신형 PS3을 꼭 줄여놓은 듯한 모양의 기기가 발매되었다. 이미 개인용 NAS가 서서히 보급되고 있던 시기인데, 소니는 NAS 형태의 외장하드에 기존 토르네가 PS3을 빌려 사용하던 기능을 온전히 담아서 단독으로 방송 수신, 녹화가 가능한 나스네(ナスネ, NASNE)를 내놓았다. 또한 BS/CS까지 수신 및 녹화가 가능해졌다.

2세대 PS3을 컴팩트하게 줄여놓은 것처럼 생긴 나스네는 단독으로 수신 및 녹화가 가능하지만, TV에 바로 연결할 수는 없었다. PS3의 토르네 앱을 통해서 방송을 보는 방식이기 때문에 시청을 위해서는 역시 PS3이 필수였다. (다른 한 가지 방법은 후술하겠다.)
 

공유기와 같이 세우면 이 정도 크기, 미니 PS3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귀엽게 생겼다.

 
  
이후 하드웨어가 PS4로 옮겨진 뒤에도 나스네는 그대로 대응해서, PS4의 토르네 앱만 설치해주면 되었다. PS4 후기인 2019년 소니는 나스네의 생산/판매를 중단하고, 버팔로(한국에서는 공유기 메이커로 유명한 그 곳)에 이관하는 것을 발표했다. 

 
 
 
독립적인 녹화 기능이나 용량이 1테라로 커진 것도 있지만, 나스네의 진정한 메리트는 역시 외부에서의 액세스 기능이다. 스마트폰에 토르네 앱을 설치하면 집 밖에서도 PS에 토르네를 설치한 것과 동일하게 녹화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출퇴근길에 녹화해 둔 영상을 마음껏 골라볼 수 있는 것이다. 

출퇴근 시간의 순삭을 넘어 한 달 휴가를 내도 다 못 볼 정도로 쌓이게 된다

 

포스팅의 내용과는 관계없지만 CDTV에는 지난주에 아일릿, 이번주에 뉴진스가 출연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TV도 실시간 시청까지 가능하다는 것. 나스네가 수신한 방송을 미러링하는 것 뿐이기 때문에 법적 문제가 없나 보다.




PS3용 나스네는 하드오프에서 9,800엔 정도 했었는데, 나온 지 10년이 넘은 기기를 이 정도 주고 사자니 좀 그렇고, 그렇다고 최신형을 사자니 3만엔 가까이 되는 비용이 필요해서 이도저도 못한 채 대략 1년 반을 고민하다가 구매했다. 1년간 대체 왜 고민했나 싶을 정도로, 이런 신세계가 따로 없었다. 

이제 튜너를 연결하지 않고도 이런 화질로 재생해준다.

 
나스네가 발매된지 9년 만이었고, 일본에 온 지 6년이 된 시점이니 문명의 이기를 쓰는 데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BS, CS채널까지 모두 수신 / 녹화가 가능해져서 애니메이션의 재방송을 자주 하는 BS11의 방송도 녹화할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폰판 토르네는 녹화된 영상 시청과 실시간 TV시청 등 각종 기능을 앱 결제를 통해 개방하도록 해 두었다. 집에서는 무료로 쓰던 토르네에 과금을 하려니 순간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밖에서 볼 수 있다는 메리트를 생각하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 플랫폼 별로 결제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이폰과 갤럭시탭을 사용한다면 양쪽으로 과금을 해야 한다.
 

영상 재생기능은 500엔, 영상 복사기능은 800엔 과금이 필요하다.



 
 그렇게 나스네 라이프를 즐기기 시작한 지 불과 4개월, 500기가의 하드 용량은 금새 다 차버렸고, 큰 맘 먹고 PS5에도 사용 가능한 버팔로제 나스네를 구매했다. 2테라가 있으니 아무런 걱정없이 녹화가 가능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PS3용 나스네도 PS5에 사용할 수 있었다.
 

 
 
구형에서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신용카드 비슷한 크기였던 BAS카드도 SD카드와 비슷한 사이즈로 진화했다.

 
기기 자체는 여전히 2세대 PS3을 소형화한 듯한 모양새. 그런데 소니와 PS로고가 있는거랑 없는거랑 왜이리 간지가 차이나는 걸까..?

 
 
나스네가 2대가 되니 스마트폰 토르네의 위력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나스네 2대에 녹화된 프로그램을 통합 관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OTT가 이미 대중화된 시대이지만,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무한히 볼 수 있다는 가치는 역시나 각별하다. 

 
그리고 또 반년 뒤, 2테라를 금방 다 채워가서 4테라 외장하드를 덧붙여 줬다. 1대 이상의 외장하드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이제는 정말 엄선해서 프로그램을 골라야 한다.
 

 

소니 나스네의 서비스 종료 발표

 
2024년 5월 24일, 돌연 7월 서비스 종료를 알려왔다. PS3에서도 사용 가능한 서비스를 지금까지도 유지해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조금 갑작스러웠다.
 
7월 25일부로 기존 소니 생산의 나스네의 A/S가 종료되고, 3년 뒤인 2027년 7월 말부터는 PS5에서의 사용 및 스마트폰을 통한 외부 액세스 시청도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출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서포트 페이지(https://www.playstation.com/ja-jp/support/important-notice/)

 
다행히 버팔로제 나스네는 A/S 및 기능 지원이 그대로 이어지며, 소니제의 나스네에 녹화한 영상을 버팔로제 나스네로 이전하는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한다. 
 
소니제 나스네에는 80년대 애니메이션을 주로 담아두었기 때문에 3년간 쓰다가 그 때가 오면 다시 PS3과 연결하여 오래된 비디오테이프 꺼내보듯 하면 될 것 같다. 나스네 안에 녹화된 영상들은 고장이 나지 않는 한 오래도록 볼 수 있으니까.
 

 

 사실 한국에서 서비스되지도 않았고, 이미 사라져 가는 플랫폼을 이렇게 길게 소개하는 이유는, 2000년대~2010년대에 한국에서 불법 다운로드~빠른 VOD 및 셋톱박스가 보급될 시기에 일본에서는 이런 플랫폼을 통해 컨텐츠를 시청해 왔다는 정보가 그래도 어딘가 하나 남아있어도 좋을 것 같아서다. 
 
가뜩이나 복잡한 사양을 긴 문장으로 써서 알아보기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다. 흥미가 생기신 분들은 아래의 나스네 전자 매뉴얼을 한 번 살펴보시기를 권하며 포스팅을 마친다.
 
 
 
 

출처:소니 나스네 전자 매뉴얼(https://www.playstation.com/content/dam/global_pdc/en/corporate/support/manuals/accessories/JA_CECH-ZNR2J-1_WEB.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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