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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IT, 기기, 언어

레이저디스크 이야기 ① - 인생 첫 LD플레이어 체험

by 대학맛탕 2024. 9. 17.

 

하드오프에서 항상 구경만 하며 군침만 흘리던 LD플레이어.

사장된 지 오래된 매체라서 가격은 꽤 저렴하지만, 한 번 들였다간 기계는 물론이거니와 디스크의 공간의 압박 때문에 구매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하드오프를 다니다 보면 이런 보물을 발견하기도 하는데(발매당시 정가 15만엔)

 

역시나 공간의 압박으로 결국은 포기하게 된다. 왼쪽에 살짝 보이는 것은 성전사 단바인 OVA 인 듯.

 

 

실기 영상을 본 적도 없어서 항상 환상의 무언가였던 LD플레이어를, 지인 분께 대여하여 드디어 한 번 구경을 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예전 비디오 생각나게 하는 외관.

 

뒷면도 예전 비디오 데크를 떠올리게 한다. HDMI는 당연히 없고 노란색 영상케이블과 흰색/빨간색 스테레오 케이블 뿐.

 

 

플레이어를빌려오게게 되서 메르카리에 떨이판매로 올라온 LD를 몇 장 샀다. 아니 건버스터 전 화가 있는데 1800엔이면 이미 돈값 다 한 것이라 주저없이 구매버튼을 눌렀다. 

 

미키모토 하루히코의 일러스트로 꽉찬 LD 3장과 패트레이버 극장판.

 

 

 

에이리어 88 ACT 3과 극장판. 아~주 오~래 전에 비디오 시디로 본 적이 있는데, 동료 파일럿이 눈을 다쳤는데 비상탈출 장치가 고장나서 죽는 장면이 좀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화면 전체가 붉게 물드는데, 80년대 애니만이 주는 그 무언가의 색체가 가끔 무서울 때가 있다.

 

어렸을 때 괴수대백과 사전에서 보고 너무나 궁금했 던 고지라 대 메카고지라와 하라다 토모요 주연의 천국에 가장 가까운 길. 

 

오른쪽 LD는 판매점 이름이 프린팅된 비닐에 들어 있었다. 동네의 음반점/비디오점에서 팔았을 테니 이런 문화가 있었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 비디오 빌려올 때 봉지에 담아왔던 것 같다.

 

 

떨이판매인데도 LD는 모두 빳빳했다. 판매자분이 계속 집에 고이고이 두었다가 결국은 내놓으신 모양.

 

그 밖에 함께 딸려온 고전 애니메이션과 기타 LD들.

 

크기비교를 위해 리모콘을 두어보았다.

 

 

그리고 드디어 LD플레이어 기동!

트레이가 열리는데 CD드라이브가 열릴 때의 그것과는 다른,  위이이이잉~하는 육중한 소리가 들렸다.

 

 

 

LD 1장이 기기 넓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크기.

건버스터 ~톱을 노려라~는 1장당 2화가 들어있으므로, 총 3매가 전 6화가 된다.

 

 

 

 

LD는 LP처럼 양면을 다 쓰고 있었다!

LD에는 또 얼마나 화려한 이미지가 그려져있을까 싶었는데, 양면을 다 쓰기 때문에 그런 건 없고 그냥 삐까뻔쩍한 디스크 면만 보였다.

 

 

 

반다이 비주얼의 이모션 로고 화면. 이 화면만으로도 뭔가 찡한 분들이 좀 계실 것이다. 

 

 

 

처음 돌려본 LD 화면의 느낌은 역시 DVD보다 조금 뿌옇다는 느낌이었다. 

브라운관이 아니라 액정 TV라서 LD세대의 그 화면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용산에서 비디오 더빙해 올 때 LD라면 이럴 것이다...! 의 기대보다는 화질이 좀 떨어졌다. 

 

LD라는 매체가 시간이 지나거나 보관상태에 따라 열화된다고 하기도 하니, 그 영향도 있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데이는 아무 문제없는 수준.

 

노이즈 없이 부분탐색이 되는 점도 놀라웠다. 

 

 

나중에 다른 LD를 돌려보고 알았지만 건버스터는 후기형 LD라 DVD처럼 탐색이 가능했고, 대부분의 LD는 비디오처럼 검은 줄같은 노이즈가 섞여 나온다.

 

 

 

건버스터 ~톱을 노려라~ 는 사실 블루레이를 오랫동안 갖고 있어서 거기 너무 익숙해진 탓도 있다. (블루레이도 기대만큼 화질이 좋지는 않았지만)

 

열혈 청춘물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1화의 하이라이트 신. 

 

 

이것이 LD인가....! 하는 내 표정과 비슷한 컷.

 

놀라는 노리코를 뒤로 하고 흐르는 아이캐치와 그 뒤의 반다이 장난감 광고. OVA도 중간광고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1면을 다 본 뒤에는 트레이를 꺼내서 LD를 뒤집어줘야 한다.

 

 

LD가 얼마나 큰 지 가늠해보기 위해 싱글 CD를 올려봤다.

 

음악 CD도 재생이 가능하므로, 싱글CD를 트레이에 넣을 수 있게 홈이 파져 있다.

 

 

CD재생 모드에서는 CD드라이브만 따로 쏙 빠져 나온다.

 

 

 

세가새턴이나 플레이스테이션 1을 처음 쓸 때 CD를 돌려보며 너무 신기해했던 중1적 기억이 있어서, 이건 어떤 UI를 제공할까 두근두근하며 돌렸는데, 그런거 없고 그냥 파란 화면에 트랙 번호만 나왔다.

 

일단 건버스터를 돌려본 감상을 적어 봤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LD기기도 없는 주제에 결국 질러버린 마크로스 LD판을 소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