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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LD로 감상한 마크로스 극장판
LD플레이어를 대여한 김에 한 번 실기 화면으로 보고 싶었던 애니메이션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역습의 샤아이고 하나는 마크로스 극장판이었다.
둘 다 찾아보았는데, 역습의 샤아는 오래전 하드오프 히가시무라야마(東村山)점에서 봤던 1100엔에 봤던 한정 패키지가 이미 3000엔대를 넘어가고 있어서 관두었다. DVD와 블루레이 등등 새 매체가 나올 때마다 어떻게든 한 번씩 보기도 했고.
하지만 마크로스 극장판은 사정이 달라서, 처음 480*320 해상도의 비디오 CD로 본 후 Divx포맷의 동영상으로 본 것이 전부로, 정품 매체로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메르카리에서 보자미자 덜컥 주문하여 실물을 처음 본 마크로스 극장판 LD. 기념 삼아서 고3때 공부 BGM으로 많이 신세졌던 마크로스 송 콜렉션과 마크로스 플러스 OST를 함께 전시해 보았다.
뒷면. 사랑 기억하고 계십니까가 끝나고 천사의 그림물감으로 넘어가는 씬에서 민메이의 옆모습. 과장 조금 섞어 수백번은 넘게 본 장면.
마크로스를 처음 본 것은 아주 우연한 일이었다. 고3때 몸이 안 좋아서 야자를 조퇴하는데(고2때 야자 개근을 했을 정도로 드문 일이다.) 마침 그때 친구가 누워서 보라고 건네준 비디오 CD가 마크로스 극장판이었다. 이후 마크로스 애니메이션은 프론티어까지는 대부분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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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를 비닐자켓에서 꺼내어 근접샷 하나 찍어주신 뒤
LD플레이어의 트레이에 세트. 미사용품이라 그런지 빛깔이 더 영롱한 것 같다.
패키지 뒷면을 잠시 살펴보자.
어마무시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금의 풀프라이스 게임 하나의 가격.
아무리 물가가 변하지 않는 일본이라지만 30년 전의 7500엔과 지금의 7500엔은 느낌이 좀 다르기도 하고.
재생시간 옆에 CLV라고 쓰여있는 것은 LD의 제작방식을 뜻한다. 용량 우선으로 한 면에 60분까지 재생 가능하다는 듯.
반면 지난 포스팅에서 본 건버스터는 CAV방식으로,
디스크의 1회전에 1컷을 수록하며, 한 면에 30분까지 수록하니 가능하다고 한다. 1컷의 규격이 일정하므로 탐색이 빠르고 용이해서 가라오케의 LD에 많이 쓰였다고 한다. 그래서 노이즈 없는 실시간 프레임 탐색이 가능했던 것이다.
처음 봤을 때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들었던 노래인데...!?!?' 하면서 계속 머리를 쥐어감쌌던 노래 샤오 파이 롱(シャオパイロン). 나중에 그 정체는 패미컴용 마크로스 게임의 배경 BGM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포스팅에 패미컴용 마크로스의 스크린샷이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한 번 둘러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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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파이롱 공연 씬에서 버튼을 눌러 다음 챕터로 넘어가면 제로질럿0-G LOVE로 곧장 넘어간다.
챕터를 넘길때 들리는 무슨 공룡 울음같은 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랐는데, LD 트랙을 변경하는 기계적 소음이었다.
DVD가 보급된 것이 이미 20년 전이니 이조차도 오래 전 이야기지만, 비디오테이프 때를 생각하면 엄청 편리한 기능이었을 것이다.
CLV방식은 탐색 시 비디오테이프처럼 노이즈가 생긴다.
극장판 예고편에서 몇 번이고 나오는, 민메이가 '나랑 있는거 싫어?' 하며 속삭이는 장면.
마크로스의 전투신 중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장면. CG가 있을 리 만무한데 CG로 만든 것 같은 조명 연출.
그리고 보는 순간 맥스와 같은 표정이 되는 밀리아의 헬멧이 벗겨지는 연출. 480*320 해상도로 봤을 때도 너무 아름다웠다.
마크로스 극장판 ~사랑 기억하고 계십니까~ 블루레이
오랜만에 마크로스 극장판을 정주행하고 나니, 그럼 블루레이 화질은 어떨까 급 궁금해졌다.
아마존을 뒤적거리다가 결국 주문. 2012년에 게임이 같이 들어있는 블루레이 버전이 처음 나왔는데 일부 장면이 편집되어서 평이 그다지 좋지 않고, 2016년에 나온 이 버전이 괜찮다고 한다.
패키지 일러스트는 미키모토 하루히코 선생님 같기는 한데 예전과 이미지가 많이 달라진 느낌. 건버스터 블루레이도 이런 식이었다.
블루레이 패키지는 칠흑같은 검은색이라 분위기가 좀 죽는다. 마크로스 극장판은 일러스트도 왠지 그 톤에 맞춘 듯.
뒷면은 히카루와 민메이의 마지막 대화 장면. 아 정말 이때 히카루가 얼마나 원망스러웠는지...(민메이 파)
디스크는 마치 게임 디스크처럼 매끈한 디자인이었다.
역시 마크로스 극장판. 불과 며칠 전 봤는데도 불구하고 하나도 지루하지 않게 끝까지 봤다. 한 장면 한 장면 정성들여 블루레이 화질로 리마스터한 노력이 느껴져서였을까.
스무살 때 아는 형님이 '나중에 나이들어 보면 왜 미사를 선택했는지 알게 될 거야' 하신 적이 있다. 지금 당시의 형님보다 대략 18살이 많은 지금 두 번을 봤지만, 아직도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민메이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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