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글보기<<< 2023. 04. 15 카나가와 현 사가미하라 시의 하드오프 사가미하라 시모쿠자와(下九沢)점
하드오프 에서 고독한 수집을 마치고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던 길에, 왠 큰 창고 앞에 자동차가 잔뜩 주차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오기 전에 주변의 지도를 볼 때 공장이 많은 것은 봤지만 이런 주택가에도 공장이 있는 것이 신기하다 생각하는 한편, 푸른 색으로 칠해진 문에는 CHAMP STADIUM이라 쓰여진 것에 이끌리듯 입구로 가 보았다.
안을 들여다보니 눈 앞에 펼쳐진 것은..
오프로드 RC카 경기장이었다. 어렸을 때는 문방구 위에 쌓여있던 커다란 상자와 잡지 기사로, 커서는 유튜브에서만 보던 생생한 경기 현장이 여기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바로 붙어있는 RC카 매장. 언제나 보는 순간 설레는 타미야 로고와 함께, RC카 어드바이저 챔프(RCアドバイザーチャンプ)의 간판이 보였다. 이미 밖에서 볼 때부터 타미야 프라모델 팩토리 급의 물량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안에 들어오니.. 이 곳은 별세계. 한국에서도 큰 RC샵에 가면 꽤 많은 물량이 있기는 하지만, 역시 본고장의 매장은 그 밀도가 달랐고, 가격도 참 착하다.
RC카는 한국에서 구매할 때는 실제의 두 배 정도 가격이 된다. 1만엔 후반정도 하는 입문용 킷이 30만원 후반대인 느낌.
물론 수입판매이니 마진을 남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즐기는 연령대가 높고 제한적이라서 그런지 오래전부터 그 배율이 상당히 높다.
아키하바라에서 간다로 가는 길목에 있는 RC카 전문매장 후타바도 종종 들렀지만, 역시 공간적으로 여기가 훨씬 볼거리가 많았다. 미니츠 4륜도 재고가 꽤 쌓여있어서 이 날 지름신을 참느라 혼났다.
RC카 보디 코너도 이렇게나 크다! 폴리카보네이트 보디는 3000엔 전후이지만 단종된 경우에는 가볍게 5000엔을 넘어주시는 녀석이기 때문에 샅샅이 뒤져보고 싶어진다.
구하기 쉬운 것들이 한국에서는 어느정도 하나 조이하비를 검색해보니 1.7배 정도 되는 가격이었다. 초 엔저현상이 계속되서 그래도 꽤 내린 듯.
2012년 100엔에 1500원 정도 하던 미친 환율에 첫 RC카를 샀었기 때문에 똑똑히 기억한다. 더구나 주문을 했는데 갑자기 배송이 취소되고 가격이 떡하니 오르는 어이없는 상황도 있었다. (조이하비는 아니고 다른 매장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함께보기>>> RC 피아트 500 조립기 상편 - RC카로 만난 500 ABARTH
폴리카보네이트 보디는 사는 건 쉽지만 완성하는 데까지는 상당한 노력이 든다. 아래의 피아트의 경우는 스티커가 적어서 하루면 충분히 완성할 수 있다.
함께보기 <<< RC 피아트 500 조립기 상편 - RC카로 만난 500 ABARTH
위에서 본 란치아 델타 인터그랄레는 도색에 스티커질만 22일 뒤에나 완료할 수 있었다. 순수 걸린 소요시간은 아니고 평범한 직장인의 여가시간 기준으로.
생각난 김에 다음번엔 란치아 델타 조립기를 포스팅해야겠다. (미리 예고)
돌아와서, 끝이 보이지 않는 물량의 RC카 파츠 코너. 초보자라서 이런 쪽은 항상 넋놓고 바라보기만 한다. 그러고보니 이런 광경을 처음 본 것이 2000년대 초 양재역 조이하비였던 것 같다.
타미야(田宮, TAMIYA), 교쇼(京商, KYOSHO)가 아닌 저렴이 RC카들도 있기는 있었다. 사실 이제는 장난감 가게나 요도바시 카메라 같은 곳에서도 완성품 RC카는 이런 것들 뿐이라 타미야제를 보기 어렵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흐뭇하게 구경할 수 있는 XB시리즈 코너. 보통 RTR(Ready To Race)이라고 하는, 조종기가 딸린 완성품 세트다. 란치아 델타 인터그랄레 완성킷 + 송신기가 22,946엔이다! 이미 만들지만 않았다면 냉큼 샀을 것 같다.
더불어 조립킷도 만엔 이하로 팔고 있었다. 아마존에서 만엔 가까이에 구매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과연 RC도매상.
오래전 모델의 복각도 여럿 보였다. 이렇게 바퀴가 큰 모델은 따로 부르는 용어가 있을 것 같은데.. 코미컬 RC일까?
80년대생 키드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아반떼의 코미컬 버전도 있었다.
이 XB, 갖고싶다!!
아반떼 마크2도 있었는데, 역시 전체적으로 오리지널 아반떼의 그 간지가 안 난다.
꾸준히 수요가 있는지 항상 있는 알파 로메오. 이 정도라면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꾹 눌러 참았다.
미츠비시 랜서 에볼루션(三菱ランサーエボリューション, 일명 란에보) 보디도 있었다! TT-01 샷시와 호환되므로 란치아 델타의 보디에 바꾸어 낄 수 있는데 이 날 대체 왜 안 산 거지!! 아마도 스티커질에 너무 지쳐서 이걸 또 언제..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아까 들어올 때 봤던 교쇼 미니지(MINI-Z)자동차들. 송신기 포함해서 15000엔~ 20000엔 선이었다. 참고로 미니지는 카타카나로 ミニッツ (미닛츠)라고 읽기 때문에 검색이나 문의 시에 참고하시기를.
블로그를 8년간 쉬는 동안 정말 꾸준히 인기를 모았던(?) 포스팅. 원문 포스팅 링크도 깨졌지만 미니지를 시작하시는 분들께는 아주 귀중한 정보일 듯.
함께보기>>> [RC] 교쇼 미니지 KT-19 송신기 초기화
4000엔 후반대의 모형 자동차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얘들도 MINI-Z라고 쓰여있다. 설마 이 가격에 완성품은 아니겠지? 맞을지도? 물어볼 걸 그랬다.
그리고 커스텀 사양의 아반테! 언제 봐도 핵간지다.
90년대 초중반 현대자동차에서 아반떼가 처음 나왔을 때 내 동년배들은 아마도 이걸 먼저 떠올렸을 것이다.
반대쪽에서 한 번 더 찍어줬다.
그렇게 하드오프보다 더 많은 시간을 구경하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가게를 나왔다.
사진에는 사람이 안 찍혔지만 20여 명 정도의 중년 신사분들이 마음껏 RC카를 운전하고 있었고, 아마도 가족이신 듯한 여성유저 분도 너댓 명 보였다.
지난번과 거의 같은 안내가 되지만 RC카를 찾아서 오신 분들을 위해 다시 한 번 지도를 덧붙인다.
하드오프 사가미하라 시모쿠자와(下九沢)점은 신주쿠 역에서 케이오 사가미하라 선을 타고 하시모토 (橋本) 역에서 내린 뒤, 버스를 타거나 JR 사가미선으로 환승해서 미나미하시모토(南橋本) 역에서 내려 걸어가면 된다.
신바시(新橋)의 타미야 프라모델 팩토리로 성이 차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각잡고 이 곳에 한 번 와보셔도 좋겠다. 다만 이 주변에는 정말 뭐가 없으니 빠르게 찍고 하시모토 역으로 되돌아가시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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