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회보기<<< 카나가와현 카와사키시 이나다츠츠미의 마늘 안창살 쥬엔(寿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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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2년 전, KT 올레TV에서 우연히 고독한 미식가를 처음 봤었다.
츠카노마, 그는 행복해진다.
이 자막오역 때문에 처음 볼 때 주인공 이름이 츠카노마인 줄 알았다 ㅋㅋ
그 뒤 푹 빠져들어 시즌 3까지 꼬박 3년동안 위꼴테러+다음날 못감으로 괴로워하며 살았다.
'이렇게 괴로워할 거면 가서 다 먹어보자!' 라는 마음으로 3박 4일의 고독한 미식가 투어를 결심했다. (물론 다 먹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일본에 살고 있는 지금보다도 더욱 열성적이었던 그 때 찾아다녔던 집도 추적기에 넣어 연재하고자 한다. 비록 10년 전이지만, 아직 대부분의 가게가 그대로 영업하고 있으니 2024년에도 어느정도 가이드는 될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의 가게는 2013년 8월 14일에 방영된 이타바시구 이타바시의 야키니쿠 곱창 호르몬 야마겐(山原). 시즌 3의 야키니쿠 와꾸를 책임지고 있으며, 가게 안이 연기로 꽉 차 고로상이 잠시 밖으로 피신하는 그 에피소드다. 어쩌다 보니 시즌 1~3의 야끼니꾸를 차례로 소개하게 되었다.
이타바시구(板橋区)는 도쿄 23구 중 약간 북쪽에 있는 곳으로, 이케부쿠로 바로 위쪽에 위치하고 있다. 바로 위에 아라카와 강을 끼고 있고, 왼쪽에는 사이타마 현 와코 시(和光市) 오른쪽에는 재미있는 거리인 키타구 아카바네(北区赤羽) 가 인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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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바시 역에서 찍은 사진을 찾다가 딴짓으로 2시간을 허비한 관계로, 오늘은 곧장 가게로 돌격!
저녁에 예약을 해 놓고 시간을 맞춰 이타바시 역에 도착. 역사를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금요일 저녁인데도 한산한 모습의 역 앞 상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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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야끼 야마겐(ホルモン焼き山原). 저 붉은 글자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아시는 분은 덧글 좀.. 이 때까지만 해도 호르몬은 그냥 소나 돼지의 스태미너 만점 부위라서 호르몬이라고 부르나 보다 하고 생각했었다.
사실은 '放るもの'가 변한 말로, 放る(ほる, ほうる둘 다 읽을 수 있다.)는 방치하다 할 때의 방 자를 써서 내던지다, 내버려두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니까 소나 돼지를 도축한 뒤에 안 먹어서 내던져 버리는 부위라는 뜻이다.
수십 년 전에 일본에 사는 교포 분들이 주로 야키니쿠집을 하면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는데, 이제는 엥간한 예산으로는 못 가는 고급 요리점이 되었으니 앞날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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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입구. 이건 고독한 미식가에 나온 집이 아니라도 벌써 맛집의 포스가 작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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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오픈시간에 맞춰 들어와서 다른 테이블은 비어있었다. 허나 이미 예약이 꽉 차있는 모습으로 맛집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시즌 3의 해당 에피소드가 방영된 지 1년이 좀 넘은 때였으니 한참 인기에 물이 오를 때이기도 하겠다.
가격을 보면 돼지고기 및 곱창 메뉴가 480엔이고, 술은 나마비루 중 550엔, 하이볼 400엔, 사와 종류가 380엔. 무서워서 2024년 가격은 안 찾아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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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준비에 시간이 걸리므로 언제나처럼 나마비루(生ビール)와 김치. 야키니쿠집이면서도 이자카야같은 스피드 안주도 여럿 있어서 에다마메도 하나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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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였는지 솔직히 기억이 안 난다. 물? 니혼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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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키니쿠집 김치 치고는 기무치에 가까운 느낌. 기무치는 김치와는 사실상 다른 음식이라고 생각해서, 안주로는 이 쪽이 더 어울린다. 그래서인지 일본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은 어떻게 기무치를 매 끼 먹어요?' 라고 물을 때도 있다. 이렇게 단 걸 매 끼 먹기는 물론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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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 화로에 철 그물망. 역시 제대로 하는 집의 포스가 다시한번 뿜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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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타자는 (아마도)돼지 안창살(ハラミ), 호르몬, 항정살(トントロ). 돼지고기에 싱싱하다는 표현이 좀 어색하지만, 싱싱하다는 말 밖에는 어울리는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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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주인 아저씨께서 직접 구워주심.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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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퐈이아~~ 지금 눈치챘는데 왠쪽의 탄산수에서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호르몬이 토실토실한 것이 중량감이 넘치며, 피어오르는 연기와 함께 야들야들하게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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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도 시켰다. 이렇게 고기가 큼지막한 걸 봐선 안창살은 아니고.. 로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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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듬에 있는 호르몬 네 점으로도 모자라서 호르몬 하나 더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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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행복감을 느끼며 사진 계속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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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이 거의 익어간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츄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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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때는 드라마 버프 + 처음 먹어보는 관광객 모드까지 있었기 때문에 정말 천상계의 맛이었다. 지금은 살면서 여러 번 먹어본 뒤어라서 그 때만큼의 감동은 아니겠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이 정도의 퀄리티로 구워주는 호르몬집은 그닥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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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구이가 완전 드문 건 아니지만 그래도 흔한 건 아니고, 숯불구이라도 고기에 양념에 절여서 나오는(=그렇게까지 신선하지 않은) 곳도 많다. 돼지고기 호르몬 위주의 가게로 치면 지금까지 먹어본 곳을 다 따져도 원톱. 갑자기 이타바시로 떠나고 싶다..
다음 타자는 양대창의 양(ミノ)과 간(レバ) 일본에서는 생간을 파는 게 금지되어있다고 한다는데, 정말 좋아하는 사람은 이렇게 구이용을 시켜서 그냥 먹....기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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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은 요 정도로 약간 붉은빛이 돌 때 먹어야 쌉싸름한 맛이 입에 돌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것보다도 살짝 덜 익히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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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 없는 양 하나 더에 다른 부위도 추가. 둥글게 보이는 것은 직장(テッポウ)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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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턴도 끝나가고.. 이미 배가 터질 것 같다. (기억에 의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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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에는 아까 그 예약석 손님들이 들어차고, 이 가게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된다. 그것은 바로..
매캐한 연기 지옥!!
사진으로는 잘 느낄 수 없지만, 점점 주위가 연기로 뒤덮이기 시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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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 카운터의 고기들이 희미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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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의 회식자리에서도 본격적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
저 분들은 이미 들어올 때 양복 상의를 벗어 비닐에 잘 넣고 드럼통에 봉하는, 이 가게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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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미식가 6화를 보면 고로상이 매캐한 연기를 못 참고 가게 밖으로 뛰쳐나와서 콜록콜록하는 장면이다. 가히 시즌 1의 화력발전소에 비견될 만한 명장면. 드라마를 보면서 '에이 연출때문에 연기를 좀 많이 피우셨네..' 하고 웃었었지만, 현장은 그보다 연기가 훨씬 거셌다!
대충 가게 전경인데, 정말 이 안이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연기가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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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점포에 화장실이 있어야만 식당을 개업할 수 있을 정도로 위생 및 안전기준이 엄격한데, 이 곳의 공조장치는 안전기준상 괜찮은가 싶을 정도로 연기가 대단하다.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 되는 것이 아쉽다. 유튜브에 하이라이트라도 있으면 붙여넣을 텐데.
흘러넘치는 덕심도 방문객을 흐뭇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 원피스야 뭐 이때 대세 오브 대세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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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별녀석들(うる星やつら)의 라무가 액자까지 해서 걸려있는 걸 보면 연기만큼이나 덕력도 강력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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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겐은 이타바시(板橋駅) 역에서 도보 5분 거리로, 신주쿠에서는 사이쿄 선 (埼京線)을 타고 2정거장이면 갈 수 있다.
신주쿠에서 두정거장 거리이니 (좀 긴 두 정거장이긴 하다) 도쿄 여행객은 꼭 한번 들러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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