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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고독한 수집가

2024. 7. 21. 도쿄도 마치다 시의 하드오프 마치다 키소(町田木曽)점

by 대학맛탕 2024.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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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림 】 고독한 수집가 포스팅은 글 제목에 날짜를 싣습니다. 포스팅의 날짜가 오래될수록 현재 시세와는 상당히 차이가 상당히 날 수 있으니 레트로게임 구매에는 그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뜨거운 볕 아래의 마치다 키소 주택단지

코부치 역으로 되돌아와 버스를 기다린다. 

아까 역에서 나올 때는 청명하기만 했으나, 살인적인 더위에 이제는 약간 무서워 보이는 하늘.

 

 

8분 정도 기다린 후 버스가 왔다. 

도쿄 외곽을 나름 다녀보긴 했으나, 이렇게 오래된 느낌을 주는 버스는 또 처음 봤다. 

 

 

 

버스를 타고 하드오프로 출발!

 

 

 

 

 

버스를 타고 가는데 쵸후의 타마가와 단지랑 비슷하게 생긴 단지가 보였다. 

 

 

지도에서 찾아보니 JKK에서 운영하는 마치다 키소(町田木曽) 단지였다. 1969년부터 1971년에 걸쳐 건설된 4,736세대의 단지. 5층으로 저만큼의 세대라 그런지 버스를 타고가는 내내 한참동안 이 단지만 보였다.

출처 : JKK 마치다 키소단지 분양정보 페이지(https://www.to-kousya.or.jp/chintai/reco/machidakiso.html)

 

69년에 지었다니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지만 공단에서 분양하는 주택은 관리를 잘 하는 편이라 그 정도는 아니다. 

출처 : JKK 마치다 키소단지 분양정보 페이지(https://www.to-kousya.or.jp/chintai/reco/machidakiso.html)

 

거실은 마룻바닥에 방은 모두 다다미. 

출처 : JKK 마치다 키소단지 분양정보 페이지(https://www.to-kousya.or.jp/chintai/reco/machidakiso.html)

 

고독한 수집가라는 것을 잠시 망각했다. 부동산 관련 글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

귀를 기울이면의 배경, 타마 지역과 지브리 스튜디오

타마 뉴타운 서부 지구의 미나미오오사와(南大沢) - 서쪽 편
2000년대 연식의 일본 아파트(맨션) 구경해 보기

 

 

하드오프에서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 내려 조금 걷다가 바라본 주택가 풍경. 오래된 동네는 이렇게 구 주택과 신 주택이 섞여있다. 

 

그리고 도착한 하드오프 마치다 기소점. 2층의 하비오프와 함께 운영되는 형태였다.

 

하드오프는 키치죠지나 코엔지, 아키하바라 같은 일부 도심의 점포 외에는 모두 주차장이 크고 널찍하다.

 

 

하드오프 마치다 키소점 - 음악이 충실한 1층 코너

들어서자마자 반겨주는 레코드 코너.

 

레코드 옆에는 싱글 CD가 주렁주렁 걸려있는데, 다 괜찮은 앨범들이다. JUN SKY WALKER나 J-WALK도 있다. (묘하게 이름이 비슷하지만 다른 그룹이다.) 지금 보니 가장 밑에는 시티팝의 거장 카도마츠 토시키(角松敏生)의 싱글도 있었다.

 

이런거 볼 때마다 언젠가 벽에 정말 좋아하는 싱글 CD만 쭉 걸어서 전시해두고 싶은 마음이 된다.

 

I BELIEVE! 카하라 토모미(華原朋美)의 는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아니라 I Proud랑 헷갈렸다. 이 노래도 좋지만.

 

지난 포스팅의 북오프 코브치점에서도 본 보스 디스토션 이펙터 DS-1. 

가격이 싼 것으로 보아 후기형인 듯 하며, 북오프 코부치점의 것이 700엔 싸면서 상태가 훨씬 좋았다. 

 

2만엔 가까이 하는 구형 DS-1 도 똑같이 있었다. 비고란을 보니 위의 것은 대만산이고 이건 일본산. 그래서 가격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이 쪽도 하드오프가 1800엔이나 더 비쌌다. 분발하자 하드오프!!

 

 

북오프와 하드오프의 비밀

이 정도면 거리가 약간 있다고 해도 북오프(BOOK-OFF)와 하드오프(HARD-OFF)의 판매품목이 너무 겹쳐서 서로 경쟁이 되는거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데, 얼마전에 그 의문이 풀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북오프와 하드오프는 서로 다른 회사다. 

 

북오프의 본사는 북오프 코퍼레이션으로 카나가와 현 사가미하라 시(神奈川県相模原市)에 있고, 하드오프의 본사는 하드오프 코퍼레이션으로 니가타 현 시바타 시(新潟県新発田市)에 있다.

 

당연히 북오프에서 하드오프가 확장된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로고도 똑같고 함께 운영되는 점포도 있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무리도 아니다. (사진은 2019년에 찍은 도쿄 최대 규모의 오오와다점, 최근에 북오프는 옆 건물로 이전했다.)

 

하지만 북오프에서 계열사가 분리된 것도 아니고, 아예 창업 때부터 다른 회사였다.

 

하드오프 코퍼레이션의 전신은 1972년에 설립된 오디오 판매점 사운드 호쿠코시(サウンド北越)가 전신이다. 창업자 야마모토 요시마사(山本善政)는 북오프 코퍼레이션의 창업자인 사카모토 코우(坂本孝)와 아는 사이였는데, 신품 오디오 비즈니스가 어려워진 탓에 중고 오디오 판매사업을 검토하던 중 사카모토가 중고품 비즈니스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연락을 취했다. 

 

당시 니가타에는 처음 출점하는 북오프의 건물에 함께 입점하는 형태로 하드오프가 1호점을 내게 된다. 

출처: j-town 기사(https://j-town.net/2019/08/15293093.html?p=all)

 

니가타현의 북오프는 모두 하드오프 코퍼레이션이 프랜차이즈 경영을 하고 있으며 그래서 하드오프 그룹 공식 사이트에서 점포를 검색하면 북오프가 뜨기도 한다. 이쯤 되면 회사는 달라도 끈끈하게 이어져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북오프가 최근에 주황색 바탕으로 로고가 바뀌어서 어느정도 구분이 가게 되기도 했고, 지난 포스팅의 코부치역앞 점과 이번의 마치다 키소점의 예를 보면 경합하는 케이스도 좀 있는 것 같다.

 

 

하드오프 마치다 키소점 - 하비 오프와 결합된 2층 코너

1층에서는 게임 관련을 찾아볼 수가 없어 샤샤샥 돌고 2층으로 올라갔다. 

 

하비오프인 만큼 엄청난 물량의 장난감이 있었다. 총기류와 밀리터리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

 

RC카 코너. XPRESS라는 브랜드는 처음 보는데 가격이 상당했다.

 

자동소총들 밑에는 도끼와 검도 있었다.

 

 

 

2층은 하비 오프 명의로 되어 있어 혹시 이 건물에는 게임이 없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북오프 코부치역앞 점의 게임 물량을 생각하면 그래도 크게 이상할 것은 없었지만, 하드오프에 게임이 없는 것 또한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러던 차에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정크 코너. 정크 코너는 하드오프에는 항상 있지만 하비오프에 있는 패턴은 처음 봤다. 

 

 

세가새턴(2200엔) - 전원을 연결했지만 동작하지 않음.

XBOX(3300엔) - 동작했습니다! 그러나 디스크를 읽지 못함.

 

PS4 패드 하나 필요한데 아까 박스셋을 2950엔에 봐서 이게 땡기기도 하고 애매하기도 하고.. 험하게 쓰긴 했어도 아날로그 스틱쪽 보면 꽤 쌔삥인데 살 걸 그랬다. 가격이 붙어있지 않은 컨트롤러는 일괄 55엔!

 

그리고 그 옆면에 패미컴과 슈퍼패미컴 팩이 있었다. 그럼 그렇지 2층짜리 하드오프 건물에 게임이 없을 리가 없다.

 

PC게임 코너. 삼성에서도 발매한 적 있는 세가의 유아용 컴퓨터 PICO 소프트 세일러문이 보인다.

 

나는 항공관제사 시리즈도 종류가 엄청 많았다. 

 

PC엔진과 드림캐스트, 새턴 코너. 깔끔한 시맨이 있는 것을 이제 봤다. 가격체크를 못 해서 아쉽다.

 

메가드라이브용 판타지스타 3과 PC용 테라가 함께 있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배치.

 

고가 소프트 코너에는 슈퍼패미컴용 세라문이 쫙 모여있었다. 

 

XBOX 360 게임도 이 정도면 충실한 편. 

 

균이 330엔의 PSP용 몬스터헌터 시리즈. 사람들이 씹고 맛보고 즐길 때 PSP의 무선랜이 고장나서 할 엄두도 못 냈다. 일본에서는 지하철에서 다들 몬헌을 하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일본에 왔을 때는 이미 스마트폰 시대가 되서 결국 환상으로 남은 풍경.

 

하드오프에도 최신 게임이 있긴 하지만 시세 반영이 늦어서 메리트는 크지 않다. 이미 3천엔대로 내려간 게임들이 이 정도.

 

닌텐도 DS용으로도 열혈 돗지볼이 있었다. 

 

보는 맛이 있는 하드웨어 코너. 언제 봐도 충실감이 느껴진다.

 

메가드라이브 박스 세트. 본체는 안 봤지만 패드의 상태와 가격으로 미루어보건대 상당히 좋을 것이다.

 

로지쿨 GT FORCE. PS3용 스페셜 스테이지에 대응한다고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문제는 PS3용 스페셜 스테이지가 애매하다는 것. PS2용 아케이드 스테이지를 추천한다.

 

아날로그 스틱이 없는 초기형 PS. 5500번이면 1997년 19만원까지 밀수가...(..) 가 내려갔다가 IMF로 한 방에 29만원으로 올랐던 그 충격의 모델이다. 오른쪽은 아날로그 스틱이 기본 포함된 7500번.

 

파란색 한정모델 엑스박스 원. 엑스박스 원 X도 옆에 있는데 정말 괜찮은 하드라는 것이 새삼 느껴진다. XBOX 게임패스만 돌리게 되므로 매력이 많이 떨어져 버렸지만..

 

각종 멀티탭이 있는 주변기기 코너. 아스트로 시티 조이스틱이 있는 것일 이제 봤다! 다시한 번 가봐야 할 지도 모르겠다.

 

 

다른 회사에서 나왔지만 사실은 같은 계통이라 할 수 있는 드림캐스트 컨트롤러와 엑스박스 360 컨트롤러. 엑스박스 360 컨트롤러는 이 상태의 물건을 두 번이나 사봤지만 언제나 가운데의 엑스박스 홈버튼이 맛이 가서 못쓰게 된다. 

 

그 아래 숨어있던 PS ONE 7700번대. 

 

그 아래의 PS4 후기형과 PS3 2세대들. 가장 오른쪽은 컨트롤러가 결품이라 가격이 낮다.

 

상당한 물량을 자랑했던 슈퍼패미컴 코너. 무엇보다 황변되지 않은 깨끗한 물건이 많은 것과, 컨트롤러까지 충실히 붙어있는 점이 메리트였다. 

 

아래의 5500엔짜리는 av케이블 결품이라 싼데, 슈패미용  AV케이블은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이걸 사는 것이 가장 메리트가 있겠다.

 

슈패미가 너무 많아서 슬슬 지친다.

 

언젠가는 구하고 싶지만, 볼 때마다 가격이 1000엔씩 올라가는 뉴 패미컴. 왼쪽 가격에 오른쪽 상태라면 무조건 집어들 텐데.. 언젠간 사고 말거야..

 

PS1과 릿지레이서가 나왔을 때 나름의 화제(?) 였던 남코의 레이싱용 컨트롤러 네지콘. 과연 어떤 조작감일지는 조작해 본 적이 없어서 아직도 잘 상상이 안 된다.

 

Wii 리모컨플러스는 이 정도면 상당히 저렴한 편. 집에 있는 위모컨 중 하나가 구형 위모컨 + 플러스 모듈이라 하나 구하고 싶은데..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 안심하고 돌아갔다. 지금 보니 왜인지 구형 위모컨이 가격이 더 높다.

 

수많은 Wii 박스셋의 향연. 가장 많이 팔렸지만 가장 할 게임이 없고, WiiU로 대체되기도 해서 여러모로 매력이 떨어진 결과이겠다. 

 

WiiU로 데이터를 옮기는 화면은 너무 이쁘지만 그 후 Wii가 빈껍데기가 되어 왠지 슬픈 기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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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댄스 레볼루션용 매너 쿠션. 집에 DDR 장판이 있어서 매우 탐나기는 했으나, 무게의 압박으로 일단은 단념했다. 

 

파라파라 파라다이스 전용 컨트롤러! 이 게임도 오락실에서 구경만 하고 한 번도 해 볼 용기가 없어 궁금하다. 

 

오래전에 유튜브에서 캡처한 PS2용 개발당시의 다큐멘터리. 그러니까 저 모듈이 5개 달려있는 것이었다!

 

개발자분과 홍보 분들이 열심히 테스트를 하던 모습. 아쉽게도 지금은 유튜브 링크가 깨져 있다.

 

옆에는 또 익숙한 박스가 잔뜩 있는데..

 

PS3용 토르네의 박스였다.

 

본래도 쓰는 사람이 거의 없겠지만 사실 소니의 나스네 서비스 종료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기기이니, PS3이 있다면 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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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2용 버추어 파이터 4 에볼루션 전용 스틱. 버튼 수 때문에 컨버터로도 어떻게 안 되니 정말 팬이 아니면 손이 가지는 않을 듯 하다.

 

여러 대의 PS3. 세 번째 PS4와 비슷하게 생긴 박스는 2014년 이후 생산모델이고 하드디스크도 500기가이니 이 중에는 무조건 제일 낫다. 잘 보면 다른 것들은 160기가, 120기가, 320기가로 다양하지만 모두 용량이 적다.

 

 

 

하드웨어만 가지고도 한참을 둘러봤다.

피규어와 인형, 보드게임 코너.

 

소형 피규어와 트레이딩 카드 코너.

 

 

피규어에 작품별로 아이콘을 마련해서 구분지어두는 센스를 보여준다. 

 

프라모델과 장난감의 물량도 상당했다. 

 

둘러보기를 마치고 다시 1층에 내려와서 오디오 가전 코너.

 

입구 한켠에는 블루레이 박스들이 있었다. 

 

건담 디 오리진 전6권 세트. 라는 것은, 6화가 마지막이던가? 매 화 두근두근하며 보던 적이 있었는데 그것도 10년 이 다 되어간다.

 

 

나와서 다시 마치다 역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린다.

 

주변에 보이는 고풍스런 저택. 오래된 동네에서는 이런 집을 종종 볼 수 있다. 

 

구글 지도의 거짓말로 이 땡볕에서 10분을 넘게 기다렸다. 

습도가 높지는 않아서 왼쪽의 수국이 보이는 곳에 웅크리고 있으면 덥지 않지만, 벌레들이 습격해 와서 그늘에 들어갔다 나갔다를 반복했다. 아무도 없어서 망정이지 누군가 봤으면 참 우스워했을 것 같다. 

 

마치다 역 부근은 북오프와 하드오프 모두 상당한 물량의 만족스러운 곳이었지만, 37도의 날씨에 가는 것은 여러모로 힘들었다. 앞으로 고독한 수집가의 모험도 35도의 날씨 제한을 두고 추진해야겠다. 

 

하드오프 마치다 키소점은 신주쿠에서 오다큐선 마치다 역까지 가서 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까지 합해서 1시간 이내이고 본 포스팅의 여정과 달리 코부치 역을 들르지 않는다면 버스편도 자주 있기 때문에 가 볼만 하다. 마치다역에도 볼거리와 맛집이 많으니 도쿄에 여행가시는 분들은 한 번 검토해 보시기 바란다.

 

 

 

다음 고독한 수집가는 메지로다이 점 다음에 올리겠다고 예고하고 까먹은 사가미하라 야베 점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기대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