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쿄 이야기/└ 고독한 수집가

2023.5.23 카나가와 현 사가미하라 시의 하드오프 야베(矢部)점

by 대학맛탕 2024. 7. 18.

 

지난글보기<<< 2023.05.23 도쿄도 하치오지 시의 하드오프 메지로다이(めじろ台)점

 

메지로다이 점에서 쌔끈한 슈퍼패미컴 본체를 건진 뒤 같은 날 또 한 곳의 하드오프를 둘러보기로 했다.

먼저 도착한 역은 JR 요코하마 선(横浜線)의 야베(矢部) 역. 처음 와 본 사람이라면 분명 한 번은 やべぇ~ 하고 말해볼 것 같다. 여담으로 JR 난부 선(南武線)에는 야호(谷保) 역도 있다.😊

 

조촐한 역사 풍경.



아침도 대충 먹고 오전 하드오프를 둘러보느라 늦게 시작한 점심은 요시노야(吉野家)로 결정했다. 입구부터 대대적으로 야키토리 덮밥을 프로모션하고 있어서 거기 넘어가고 말았다. 한 숟가락 뜨는 순간 '역시 요시노야는 규동이야..' 라고 생각하게 하는 맛이었다. 이게 엄청 나쁘다기보다는 요시노야 규동의 퀄리티가 높다는 쪽에 가깝다.

 

함께보기>>> 규동을 먹는다면 요시노야(吉野家) 네기타마 규동!

 

규동을 먹는다면 요시노야(吉野家) 네기타마 규동!

요시노야와의 첫 만남10년 전 도쿄에 출장으로 3개월 간 와 있을 때 규동(牛丼,ぎゅうどん)에 푹 빠져들었다. 그 전에 여행이나 출장으로 일본에 갈 때는 여행의 그 귀한 식사 턴을 규동에 쓸 수

willucy.tistory.com

 

하드오프까지 걸어가는 길은 약간 오래된, 전형적인 도쿄 외곽 지역의 동네 풍경을 볼 수 있다. 

요코하마선 선로를 따라 그대로 걸어가면 오른쪽에는 미군 기지가 보여서 조금 황량하고, 아랫쪽으로 다 내려와서 큰길가로 가면 가게는 좀 있지만 썰렁한 편이니 이렇게 동네를 가로질러 풍경을 감상하며 걸어어가 보기를 권한다.

 

하드오프 야베점 도착!

처음 매장건물을 봣을 때 호리노우치 점(堀之内)과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입구가 도로 방향이 아니라 옆으로 돌아들어가야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고가품 매대에 WiiU 의 고가 라인인 젤다 황혼의 프린세스 HD와 바람의 택트 HD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었다. 꽤 오랫동안 황혼이 고가였는데 바람의 택트가 역전해 가는 모양새다. 황혼은 Wii판이라면 1000엔도 안 되어 살 수 있지만 사람 마음이 또 그렇지가 않다. 

 

매장 중앙의 통로 매대. 왼쪽엔 J-POP음반 코너와 오른쪽에는 PS계열 소프트가 보인다. 

 

PS1 게임 코너. 똑같이 물량이 많은 하드오프라도 작은 공간에 책꽂이처럼 꽂아만 놓은 경우도 있는데, 여기는 디스플레이가 상당히 훌륭했다. 잘 보면 스내처, 전차로 고 등의 묘하게 잘 보이지 않는 게임도 있다.

 

그 오른쪽의 PS2 게임 코너. 오른쪽 위에 오카모토 요시키(岡本芳樹)가 캡콤에서 독립하여 게임 리퍼블릭을 세우고 처음으로 내놓은 액션게임 GENJI가 보인다. 맨 아래에 DDR 관련게임이 있나 해서 보니 타이틀이 에어로빅스 레볼루션(エアロビクスレボリューション). 

 

슬슬 하드오프에서도 물량이 눈에 띄게 줄어가는 새턴게임 코너.

 

드림캐스트의 명작 액션 스폰도 보인다. 지금 보면 그 작은 TV에서 잘도 4인분할로 즐겼더랬다.

 

 

벽면의 레코드 코너. 빨강머리 앤과 캣츠아이 OST가 있었다.

 

LP아랫쪽의 서랍까지 뒤적거리다 본 타카라즈카 베르사이유의 장미. 타카라즈카라는 것이 2000년대에 생긴 것으로 오해했었는데 훨씬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본격 멘탈파괴 로봇애니 전설거신 이데온(伝説巨神イデオン) 접촉편 OST. 그래 접촉편이 발동편보다는 낫지... 트라우마 장면은 더 많던가..?

 

왜인지 야베 접에서는 게임기 본체를 늘어놓은 사진이 없는데, 주변기기가 다른 곳보다 충실한 탓에 거기에 눈을 빼앗겼기 때문이었다.

 

당시 PS4용 버추얼 온 마스터피스(バーチャロンマスターピース) 를 구매해서 버철 온의 매력에 막 빠져들던 참이라 트윈스틱으로 즐겨보기 위해 새턴판이라도 구해볼 작정이었다. 메르카리를 뒤져도 애매한 친구들이 4000엔쯤 하던 때라 보는 순간 이건 운명이야!! 하며 집어들었으나, 폴리메가에 접속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새턴을 RCA케이블로 연결해서 하자니 답이 안나올 듯 하여 다시 내려놓았다. 상태와 가격 참 착한데 아쉬운 마음.

 

 

이왕 하는거 PS4로 제대로 하고 싶어! 생각하며 특제 트윈스틱을 검색해봤다가 가격을 보고 조용히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처음 본 사운드 볼텍스 컨트롤러. 천호동 펀존 게임센터에서 종종 플레이하곤 했었다.

집에다 두기엔 상당한 사이즈일 듯.

 

드림캐스트용 스틱. 버추어 파이터 3을 하기엔 이것만한 것이 없는데..

 

드림캐스트용 키보드 소형판. 이전에 타이핑 오브 더 데드 2인용을 하느라 헬로키티판을 샀었다 처분했는데, 역시 그 게임은 2인용이 즐거워서 이걸로 다시 구매했다. 

 

 

 

PS2로 이니셜D 타이핑 배틀 게임도 있었다.

 

그러다 운명처럼 만난 메이플라워 아케이드 스틱 F500 V2.

스트리트 파이터 6 발매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라 스틱을 구해야 하긴 하는데 PS5용 스틱은 기본 20만원이 넘어가서 손가락만 빨던 터였다. 처음 본 순간 엄청난 프로포션에 6,600이라는 착한 가격.

 

검색을 좀 해 보니 사제 PS4용 컨트롤러를 구해서 경유시키면 PS5에서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여 결국 들여왔다.

 

 

 

집에 돌아와 8년 간 쓰던 PS4용 호리 파이팅 스틱 미니와의 비교. 크기가 두 배가 넘을 뿐더러 아주 튼튼해서 만족한다. 

 

그리고 PS5에 연결하는 방법을 자세히 찾아보니 뭔가 좀 거추장스럽고, 마침 스틱 제조사 메이플래시에서 내놓은 무적의 컨버터가 있어서 구매해서 플레이하기로 했다. 5만원 가까이 하는 가격이라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느낌이 있지만, 스틱 구매가와 합하면 상당히 괜찮은 소비였다고 본다. 다른데 쓸 데도 많고. (그런데 설정법이 좀 귀찮아서 여기에밖에 안 쓴다.)

 

그리고 오랜만에 스파4를 켜서 스틱을 점검했다. 

 

하칸의 울트라 콤보 (↓ ↓ ↓  + Ⓚ + Ⓚ + Ⓚ )가 잘 나가니 이 스틱은 좋은 스틱임에 틀림없다! 파이팅 스틱 미니만 쓰다가 큰 스틱을 처음 써 보니 아도겐을 써도 스틱 본체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이렇게 기분좋은 느낌이었구나 하며 PS3때 진작 써 볼걸 하는 생각을 했다. 

 

하루에 하드오프 두 곳을 가는 일은 흔치 않은데, 좋은 물품도 구해서 기분좋게 돌아왔다. 메지로다이점과 야베점 두 곳 다 만족스러워서 1년이 좀 넘었으니 다시한 번 들러볼 예정.

 

다음 고독한 수집가는 같은 사가미하라 시의 시모쿠자와점에 가 보도록 하겠다. 

기대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