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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도쿄 근교 이야기

도쿄도 오쿠타마마치(奥多摩町) 나들이 하편 - 히카와 국제 낚시터(氷川国際ます釣り場)와 오쿠타마 호(奥多摩湖)

by 대학맛탕 2024. 4. 14.

 

 

지난글보기<<< 도쿄도 오쿠타마마치(奥多摩町) 상편① - 오쿠타마 공업 히카와 공장과 오쿠타마 공업 예철선 


드디어 낚시터 오후반 개장. 
1일권은 3600엔, 오후권은 2000엔으로 1일권을 다 쓰려면 너무 일찍 가야 해서 오후권을 끊었다.
일반 낚시는 300엔에 낚싯대를 빌려쓸 수 있고, 루어낚시는 개인낚시대 전용.  
 
미끼는 연어알이 300엔, 포도벌레(ブドウ虫)가 600엔. 연어알이 낚시 미끼로 쓰이는 건 처음 알았다.

포도벌레는 포도유리나방(ブドウスカシバ)의 유충으로,  포도나무의 해충이라고 한다. 찾아보니 나방보다는 쌍쌀벌과 훨씬 많이 닮았는데, 한국에서는 멸종 위기종이라고.
 
같이 가신 분에 의하면 그게 그거라고 하셔서 일단 연어알로 결정!

 
 
오후 입장권. 강 어귀의 구역마다 번호가 매겨져 있다. 오전에 돌탑을 구경한 곳도 낚시터의 일부로, 구역이 적은 것을 보면 3월이라 아직 시람이 적은가 보다. 

 
 
낚시터 입장. 사람들 옆에 놓여있는 파란색 자루가 잡은 물고기를 보관하는 망태기다. 

 
내려가며 니블헤임 마황로히카와 공장 한번 더 보고

 
 
연어알을 끼워 낚시 시작! 바늘이 들어가면 톡 터져서 흘러내릴 것 같았는데 의외로 그냥 끼워진다.
낚시라곤 어렸을 때 망둥이낚시밖에 해 본적이 없어서 두근두근.

 
 
 
 
 
 
 
 
 

 
그리고 두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낚싯대를 드리울 생각도 못 했다. 누가 낚시하면 시간이 천천히 간다고 했던가.
 
 
처음에 여러 사람들이 낚싯대를 드리웠는데도 아무도 잡는 사람이 없어서 낚시가 원래 이렇게 난이도가 높은 건가 싶었는데, 조금 지나니 낚시터 관리인 분이 송어가 잔뜩 들은 바스켓을 강에 쏟아부어 주셨다. 입장권에 구역 별로 동그라미가 쳐져 있던 것은 '거기에서만 하시오' 라기보다 '거기에 물고기를 방류하겠소' 의 의미였다.
 
처음엔 그냥 게임에서 낚시하는 거 생각해서 낚시찌가 가라앉으면 바로 들어올리기만 했는데 몇 번이나 미끼만 따이고 못 잡았다. 실제 낚시는 역시 리듬게임같은 건 아니었다. 물 안을 자세히 보니 물고기가 몰려서 돌아다니는 게 보여서, 그리로 낚싯대를 옮겨 드리웠으나 역시 감감 무소식. 그나마 보이던 어군도 다시 안 보이고, 쉽지 않았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니 앞에 있던 커플과 옆에 있던 여학생들이 야바이야바이! 외치며 조금씩 조바심이 나기 시작하던 찰나..
 
 
 
 
 
 

낚았다! 어리둥절 하다가 겨우겨우 망태기에 투하.
손으로 잡다가 몇 번 미끄러져 하마터면 놓칠 뻔 했다. 한 번 손맛을 보니 그냥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초 집중. 결국 3마리를 잡았다. 

 
2시쯤 되어가니 '생선구이 접수는 2시 반 마감이니 아직 안 하신분은 어서 하세요' 하고 방송이 나오기 시작. 오후반은 실질적으로 2시간 반 안에 잡아야 하는 것이었다.

 
생선구이 서비스는 한 마리당 200엔. 오후반으로 와도 대충 3000엔 좀 넘게 드는 셈이다.

 
 
생선구이 접수한 뒤에는 잡아도 어차피 못 먹을거라 생각하니 텐션이 많이 떨어졌다. 처음엔 제법 낚아올리던 사람이 많았는데 그것도 점점 뜸해지고.. 신기한 건 안에 돌아다니는 물고기는 분명히 보이는데 아까 낚이던 게 안 낚인다는 것. 물고기들도 적응시간이 필요했던 건가? 궁금해하던 차에 번호가 불려 가지러 갔다.
 
구운 생선은 옆에 마련된 바베큐장 같은 데에서 먹는다.

 
 
오오오... 이거 그 드래곤볼 1권에서 손오공이 발차기로 기절시킨 생선 구운 그거 같아 ㅋㅋ

 
7강가를 배경으로 한 컷. 젓가락도 안 주고 그냥 이 꼬치를 잡고 뜯어먹는다. 겉에 소금이 대박 붙어있어서 꽤 짠 편. 하지만 이렇게 강바람 맞으면서 먹으니 별미가 아닐 수 없다. 

 
다리와 공장을 한번 더 바라보며 생선을 탐닉. 저 석탄은 오우메선과 난부선을 타고 가와사키로 실어갔겠지..? 생각하며.

 
히카와 국제 낚시터(氷川国際ます釣り場)는 신주쿠에서 JR주오 선(JR 中央線)의 오우메 행(青梅行き)을 타고 갈 수 있다. 오우메 역에는 지난번 고독한 수집가에서 소개한 것처럼 볼거리가 많고, 오우메 역부터 오쿠타마 역까지 열차를 타고 가는 풍경이 아주 좋으니 여유있는 도쿄 여행객은 한번 가 보시기를 권한다.
 
낚시터도 오쿠타마 역에서 걸어서 7분 거리라서 당일여행으로 한 번 가 볼만 하다.
 

 

 

 
낚은 고기를 맛있게 먹고, 겸사겸사 오쿠타마 호(奥多摩湖) 드라이브를 했다. 도쿄 수돗물의 수원지이기도 하다.  

 
3월이라 좀 을씨년스러운 풍경이지만, 초여름에 오면 이런 느낌이니 참고하시기를..
 

 

깎아지른 산을 초콜릿처럼 시멘트로 기워놓은 것은 아마도 산사태 방지 공사이지 싶다. 

 
저 타마호를 가로지르는 부교(浮橋, うきはし)가 있다고 들어서 주차를 하고 걸어가기로 했다. 
가는 길목에 있는 버스 정류장. 10년 전 이곳에 왔을 때는 이 버스를 타고 왔더랬다.

 
거의 한시간에 1.5대가 다니는 페이스. 걸어가는 길도 위험하고 해서 다시 버스로 오기는 힘들 것 같다.

 
주차장에서 부교 입구까지 조금 거리가 있었다.

 
무기야마 부교(麦山浮橋, むぎやまのうきはし) 도착. 드럼통을 띄워서 만든 부교로, 일명 드럼통 다리라고 불리운다고 한다. 사람만 지나갈 수 있는 다리로, 자동차가 일반화되기 전에는 사람들이 애용했을 듯. 
 

 
호수는 본래 마을이었는데, 오고우치 댐(小河内ダム)이 건설되면서 수몰되어, 그 곳을 건너는 용도로 부설되었다. 드럼통 다리라고 불리운 것은 예전 일로, 지금은 폴리에틸렌 발포수지 부표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 러 나... 부교는 통행금지 상태였다. 수위가 낮아져서 위험하기 때문에 금지했다고.
사실 아까 멀리서 봤을 때 끝이 이어져있지 않아서 왠지 좀 불안했는데 엉엉.. 

 
무기야마 부교는 오쿠타마 역에서 버스로 25분 정도 걸린다. 다만 그 버스가 한 시간에 한 번 다니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춰서 갈 필요가 있다. 

 
 
무기야마 부교 조금 못 가서 있는 오고우치 댐(小河内ダム)은 길도 위험하지 않고, 널찍한 풍광에 산책 코스도 있으니 한 번 가 보시기를 권한다. 이번 달 한국에서도 개봉한 신 가면라이더(シン・仮面ライダー)의 몇몇 전투신을 이 곳에서 촬영했으니 성지순례로도 올 수 있겠다. (사진은 2017년 가을이다)
 

 
댐의 전망대에서 아래를 보면 타마가와까지 흐르는 강을 볼 수 있는데, 경사가 급해서 아찔하다. 신 가면라이더에서는 이 비탈길을 도약하며 싸우기도 한다. 영화가 여기까지는 참 재밌었는데...

 
오고우치 댐은 1926년 건설을 시작했지만 2차대전으로 공사가 중단되기도 하고, 일본 공산당의 격렬한 반대(댐 파괴를 위한 공작대까지 파견했다고 한다) 도 있어 1957년에 준공되었다. 도쿄도 교통국(東京都交通局)의 수력 발전시설도 있어 오쿠타마마치와 오우메 시(青梅市)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무기야마 부교와 거의 비슷한 코스이지만 지도도 첨부해 둔다.
 

 
위 사진을 찾으면서 발견했는데, 오쿠타마 역 앞에도 공장이 있었다.
그러니까 여기가 파판7 리버스의 코렐 산맥....(계속 망상 중)

 
그렇게 부교를 건너보지 못한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테슬라 내비게이션의 위대함을 체감하며 돌아왔다. 

 


무슨 레이싱 게임인 줄 알았다. 센서가 워낙 많아서 엄청 민감하다고 하며, 그래서 보험료도 다른 차보다 싸다고. 


그리고 휴게소에서 간지 폭발하는 닛산 페어레이디 Z 3세대를 봤다!
정면과 측면에서도 찍고 싶었으나 클래식카 모임으로 보이는 차주들이 옆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어서, 테슬라 찍는 척하면서 뒷모습만 겨우 담았다. 89년에 생산 종료된 차인데 진짜 때깔도 곱다. 




돌아오는 길에는 육즙 폭발 함바그로 마무리.
즐거운 주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