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이야기 29 - 따뜻한 봄 내음이 나는 건면, 닛신 장인라면(麺職人) 니보시 쇼유라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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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사 온 라면만 줄창 먹다가 오랜만에 일본 라면 포스팅.

이제 30회를 바라보는 라면 이야기의 컵라면 중 가장 높게 평가하는 것은 장인라면(麺職人) 시리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은 처음 본 시리즈인 니보시 쇼유(煮干し醬油) 라멘.

 

 

 

니보시(煮干し)란 주로 멸치나 정어리류를 우려낸 육수를 뜻한다. 생선과 해물로 우려낸 라맨 육수는 교카이(魚介, 어개류라 쓰지만 어패류의 뜻)보다는 좁은 의미가 된다.

 

 

뚜껑을 개봉하니 닛신 특유의 노릇노릇하면서 약간 검은 알갱이가 있는 건면이 반겨줬다.

벚꽃모양 고명을 뿌릴 때부터 참 귀여웠는데

물 붓고 4분 후 뚜껑을 여니 벛꽃이 하늘하늘 물 위를 휘날리듯 움직이고 있었다.

먹기 직전 외출로 봄 햇살을 내리쬘 때도 느끼지 못했던, 완연한 봄의 기분을 컵라면에서 느낀 것이다.

 

지난번 장인라면 포스팅을 보니 닭육수 쇼유라멘 맛도 벚꽃 모양의 건더기가 들어있었다. 이 포스팅과 똑같이 3월에 썼는데 그 때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내 감정상태에 어떤 변화라도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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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은 접어두고 현실로 돌아와서 뚜껑 위에 데워두었던 니보시 쇼유 스프를 뿌려준 뒤

 

먹기좋게 훌훌 흩어줬다. 맑은 쇼유 국물에 느끼하지 않게 딱 좋은 기름기.

 

건면도 이렇게 찰진 비주얼과 식감을 낼 수 있다!

 

먹어본 감상은..

지금까지 먹어 본 4종류의 장인라면 중 1위였던 유즈시오 라멘과 호각을 다툴 정도로 훌륭하다.

쇼유 베이스는 닭육수 쇼유맛과 같지만, 지난번에 리뷰한 맵탱 마늘조개라면과 같이 시원한 국물맛까지 갖췄다. 니보시 라멘이니 조개같이 해장에 어울릴 정도로 시원~ 한 느낌은 아니고, 약간 시원하면서 구수한 멸치다시 맛이 입안에 감돈다. 건강을 위해 라면 국물을 보통은 다 남기는데 짜지 않고 구수해서 쭉 들이켜고 말았다.(사진은 찍었다가 생략)

 

지난번에 리뷰한 시리즈도 그랬던 것처럼 장인라면은 국물의 퀄리티도 상당히 훌륭하다. 특유의 건면 퀄리티는 말할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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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도중 옆에서 케일 샐러드를 만들길래 1인분 얻어오니 더욱더 봄 내음이 퍼진다.

 

 

이제부터 일본 여행을 하실 때, 혹은 컵라면을 직구하실 때에는 엄청 짜면서 면은 풀어지는 닛신 컵누들 대신 장인라면 시리즈를  드셔보시기를 강력히 권한다.

 

1년 간 다양한 라면을 리뷰하면서 일본의 건면에 빠져들었고, 아직 리뷰한 적은 없으나 최근 봉지라면은 거의 마루쨩 정면(正麺)만 먹고 있다. 한 끼를 거뜬히 해 주는 양인데도 300칼로리대고, 저속노화까지는 아니라도 중속노화는 하고 싶은 마음과 별도로, 다른 라면이 굳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다.

신라면 건면에 실망했던 건 이 고퀄의 건면들 때문인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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