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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고독한 미식가 추적기

내멋대로 고독한 미식가 한국편③ -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朱安洞)의 착한막회

by 대학맛탕 2025.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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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고독한 미식가 한국편② - 서울시 중구 을지로 1가(乙支路一街) 의 하얀 어묵, 어묵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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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간다고 하니 만나기로 한 사람들마다 뭐가 먹고싶냐 물어오는데, 항상 먹고싶은 건 정해져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참치회와 광어회.

 

아니 일본엔 회가 더 흔한 거 아닌가? 라고 말한다면 맞다. 

하지만 이렇게나 생각나는 이유가 있다. 먹는 방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일본에는 초밥집은 있지만 '횟집'이 없어서 많은 회를 한 번에 먹을 수가 없다.. 이자카야를 가면 대부분 회 모듬 메뉴가 있지만 종류 별로 두세 점만 나오는 정도. 여러 개를 시키면 되긴 하지만 그렇게 먹는 문화가 아니라서 여의치가 않다.

 

그래서 푸짐하게 올려 나오는 한국의 참치회집과 막횟집이 항상 그립다.

 

먼저 공략하기로 한 것은 막횟집으로, 오랜만에 주안역으로 갔다.

어렸을 때는 동인천역 다음으로 많이 갔고, 중학교때부터 한샘학원 근처의 오락실을 다니느라 자주 왔던 곳.

역 앞의 저 에스컬레이터는 군대갔다 왔을 때 생겨 있었던가..?

 

6명 자리가 없어서 4명 자리를 먼저 킵하고,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리느라 물회를 시켰다. 

초등학생 때 학교 앞에서 먹던 우뭇가사리(그 땐 우무라고 불렀다) 같기도 하고.

 

기다림 끝에 드디어 나온 광어회 중자(39,000원).

회의 양에 압도되는 이 느낌이 얼마만이던가.

 

양이 많은것도 좋지만 또 하나 다른 것이, 일본의 광어회는 숙성회라서 이 막 썰어나온 광어회의 쫄깃한 식감이 없다.

쫄깃함의 극을 달리는 지느러미는 아예 내는 곳이 없다.(적어도 도쿄에서는)

 

스끼다시는 샐러드와 생선까스(?), 그리고 묵은지! 

의외로 생선까스가 느므 맛있다..?

 

두툼한 광어회 한 점에 초고추장을 잔뜩 둘러서 먹을 때의 이 만족감.

 

 

 

일본에는 방어가 딱히 계절음식이 아니라 언제든 스시로에 가면 방어초밥이 있고, 모듬회(刺し身盛り合わせ)를 주문하면 방어가 섞여나온다. 한국에서는 겨울에는 대방어 대방어 해서 먼저 한 점 들어봤는데, 평소 먹던 방어회와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

 

우럭은 거의 10년 만에 먹어보는 듯.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일본에서는 본 적이 없어서 뭐라고 부르는 지도 몰랐는데 찾아보니 クロソイ라 하고, 회로도 먹는 모양이다.  



소주는 참이슬보다 처음처럼을 좋아하는데, 돈키호테에서는 처음처럼을 다 빼고 새로만 들여놔서 오랫만에 마신다. 뭐가 차이인지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다르다.

 

또다른 밑반찬으로 초고추장에 무쳐 나오는 것도 상당히 맛있는데, 돼지 껍데기인가 하고 여쭤보니 복어 껍질이라 한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양과 쫄깃한 식감, 그리고 그 쫄깃함의 극한을 보여주는 지느러미. 세계에 (라기보다 일본에) 자랑하고 싶은 한국의 명물이다.


항상 '싯가' 라고 쓰여있던 도다리는 양식을 시작한 것인지 광어와 같은 가격이 되어있었다. 소자가 29,000원.

항상 이름만 보고 시킨 것은 처음인데, 재미있게도 광어와 우럭을 반반 섞은 것 같은 색감.

 

식감 또한 광어의 쫄깃함과 우럭이 고소함이 어우러진 참신한 맛이다.

다만 나는 역시 광어와 우럭을 번갈아가며 먹는 것이 좋다.

 

 

 

이 날 너무 많이 먹어서 당분간 회 생각이 나지는 않겠지만, 일본에 돌아가면 또 많이 생각날 것 같다.



착한막회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주안동 238-1
チャクハン刺身
仁川広域市 弥鄒忽区 朱安洞 238-1https://naver.me/FsKX2Aef" target="_blank" rel="noopener" data-mce-href=" https://naver.me/FsKX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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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부르니 좀 걸어야겠다. 한샘학원 쪽으로 걸어가서 오락실이라도 한 번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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