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글보기>>> 도쿄도 타치카와 시 니시키쵸(錦町)의 멘도코로 이노쇼(麺処 井の庄)
지난번 라멘 탐방기에서 검색하다 우연히 알게 된 타치카와 라멘 스퀘어. 바로 그 다음주에 돌격 취재(?)를 감행했다.
이번엔 타치카와 역 남쪽출구 방면.
타치카와 역 북쪽 출구는 백화점과 그린 스프링스 등 타치카와 기념공원까지 널찍한 부지에 산책로와 쇼핑몰이 여유롭게 늘어선 반면, 남쪽 출구는 유흥가 및 식당가가 밀집해 있다.
라멘 스퀘어는 그 입구에 있는 상점가 빌딩이라 남쪽의 상점가를 지날 일도 없었다.
헌혈간판 아래 라멘 스퀘어 간판이 보인다.
헌혈 룸이 얼마나 크길래 한 층을 통째로 쓰는 걸까?
저녁시간에 배고픈채로 온 참이라 이 시점에서 이미 판단력을 상실했다.
가을 기간한정의 스태미너 메뉴도 프로모션 중.
엔터테인멘(麵)트 푸드 파크라고 한다. 과연 다쟈레의 나라 일본.
구글지도에서 보이던 입구. 오다이바나 요코하마의 큰 상업시설에서나 보던 풍경이 펼쳐졌다.
지난 회에서 소개한 곳이 단순히 라멘집이 네 곳 모여있던 것에 비해서, 이 곳은 제대로 컨셉을 잡아서 문화공간 비슷하게 해 놓고 있었다.
안에서는 오와라이(お笑い, 만담) 공연이 준비되고 있었다. 상설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공연 이벤트도 제공하는 모양이다.
'레몬과 탄산' 이라는 공연이 시작. 다만 오와라이에 취미도 없고 무엇보다 배가 고파서 공연을 볼 여력이 없었다.
그런데 배고픈것 이상으로 대체 어디에서 먹어야 하지!? 라는 고민이 시작됐다.
7곳의 가게가 있는 것에 비해 카테고리는 엄청나게 갈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 고민이 깊어진다.
각 라멘에 대해 국물이 깔끔한지 탁한지, 면이 가는지 굵은지에 대해 친절하게 척도로 설명하고 있다.
저것만 보고 결정할 수는 없어 할 수 없이 한 번 쭉 돌아보기로 했다.
홋카이도 미소라멘 아사히(北海道味噌あさ陽).
한편 츠케멘은 농후 교카이(魚介, 어패류) 돈코츠를 메인으로 내세우고 있다.
미소라멘 전문인데 츠케멘은 이게 또 메인이라니, 약간 어중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카이 돈코츠는 무엇일까 하고 자판기를 보니 교카이 또는 돈코츠 중 선택하는 것이었다.
그 뒤에 보이는 멘야 고세이(麵屋ごうせい). 초 농후 돈코츠를 내세우며, 콧떼리(찐득찐득한 국물) 국물 굵은면, 돈코츠에 니보시(생선 갈은 것)을 블렌드한 라멘, 니가타산 생강 간장으로 깔끔한 맛을 내세운 라멘이 간판 메뉴라고 한다. 이런 계열은 2010년대 초반에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키하바라에 있는 야로 라멘 외에는 딱 떠오르는 곳이 잘 없다.
대만 마제소바를 전문으로 하는 멘야 코코로(麵屋こころ). 마제소바에는 크게 흥미가 없어서 스루.
탄탄멘 메뉴도 있었다.
아트 갤러리도 있는 모양이다.
멘쇼(麵笑). 여기도 마제소바가 주력인 모양이다.
메뉴를 보면 실제로는 라멘이 더 많은데, 아무ㄷ튼 마제소바를 이렇게 어필하니 나는 다른 곳으로.
신 와카야마 라멘 고쿠죠(極ジョー). 라멘 스퀘어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했다고.
굵은면(太麵, ふとめん)은 오오모리 무료라고 한다.
돈코츠 쇼유의 왕도 와카야마 라멘이라고 한다.
큐슈 토리톤(九州とりとん). 사진을 보면 하얀 국물과 잔파로 대표되는 큐슈의 나가하마 라멘(長浜ラーメン) 스타일이었다.
이름에 とろ(새) 가 들어가고 돼지와 닭을 믹스한 캐릭터를 볼 때 닭육수도 섞나...? 싶지만 메뉴에서는 그런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10월 1일에 새로 오픈했다는 츠나토리 모노가타리(綱取物語). 삿포로 전통의 숙성 치지레멘에 구운 된장으로 국물을 냈다고 한다.
설명하는 톤이 약간 가라앉아 있듯, 여러 라멘집이 있는 것에 비해 딱 '여기다!' 할 만한 곳이 없었다. 다 신경쓰여서 고민된다기 보다는 은근히 겹치는 느낌이라 고민한 셈.
한 바퀴 돌아본 뒤, 여러가지 토핑을 선택할 수 있는 고쿠죠로 결정했다.
일단 좋아하는 것을 다 가져와 봤다. 생선가루와 마늘, 갓과 홍생강. 이 네가지를 다 넣는 게 좀 오묘하긴 한데..
주문한 와카야마 라멘이 나왔다.
국물부터 마셔봤는데 음...진하기는 하나 고쿠죠(極上, 극상) 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모자란 느낌이었다.
굵은면이 아니라 가는면(細麵, ほそめん). 앞에 내건 간판메뉴 2개에는 굵은면이라 써 있는데 그건 어디에 있는지 다시봐도 찾을 수가 없다.
네 가지 토핑을 일단은 다 넣고 먹었다.
쓰고나서 보니 전체적으로 톤이 가라앉아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렇다. 요코하마 이에케나 지로 인스파이어 같은 안정감 있는 가게가 없어서 범주가 좀 좁게 느껴졌고, 쇼유라멘인데 미소라멘을 하거나, 가라아게를 함께 파는 등 지역의 찐 맛집이라는 느낌을 거의 느낄 수가 없었다. 지난번에 소개한 라멘 스트리트는 네 곳 뿐이지만 확연히 다른 네 가지 스타일인 것과 좀 차이가 있었다.
또 한 가지, 이렇게 여러 점포가 동시에 입점한 곳은 보통 푸드코드 형태로 해서 일행이 각기 좋아하는 라멘을 골라서 즐길 수가 있는데, 이 곳은 그럴 수가 없었다. 다만, 보통은 가운데에 푸드코트가 있고 이 날만 이벤트 때문에 하지 않을 가능성은 있다.
기대가 컸던 탓인지, 아무래도 조금 실망스러운 마무리였다.
역으로 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아까 그 오와라이 공연을 생중계하고 있었다.
입점한 상가 건물은 アレアレア로 순서를 바꿔 읽어도 같은 특이한 이름이다.
타치카와 역 미나미구치 쪽의 풍경.
마침 타마 모노레일이 지나가서 잽싸게 찍어줬으냐 약간 흔들렸다.
라멘 스퀘어는 타치카와역 남쪽 출구에서 도보 3분만에 갈 수 있다. 라멘 자체는 개인의 취향일 수 있으니, 위에 소개한 각 가게의 정보를 자세히 보신 후 취향에 따라 가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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