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키토제닉 식단을 해 보려고 이것저것 찾아봤다. 이전에 했을 때는 두부랑 고기 위주로 해서 실질적으로 먹는 양이 줄지 않은 탓에 중단과 동시에 요요가 왔었다.
최근엔 식사량이 꽤 줄어 있어서 작아진 위를 유지해보고자 말로만 듣던 방탄커피 레시피를 검색하니 스타벅스에 방탄커피 레시피 같은 것이 떠서, 찾아보니 메뉴가 있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올레아토 골든폼 콜드브루(オリアート™ ゴールデンフォーム™ コールド ブリュー).
거품 색깔이 벌써 빠다향이 솔솔 날 것 같이 맛있게 생겼다.
기간한정이라는 딱지가 붙어있어 아직 파는가 하고 찾아보니, 일본에서는 3월 27일 기간한정으로 나왔다가, 그대로 고정 메뉴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2023년에 나왔었으나, 지금은 단종이 되었는지 골든폼 레시피 게시물이 더 많았다.
지금 찾아보니 올해 2주간 한정으로 판매했다는 모양이다.
9월rhk10월 한자능력검정 공부하느라 스벅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는데 이 무슨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인 건지. 일본 전국에 500점포, 도쿄도에 300여 점포에서 판매 중이며, 점포찾기 메뉴를 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다. 도쿄도 313점포이니 꽤 많아 보이기는 하지만, 도쿄 내에서 추려보면 23구 외의 점포는 꽤나 제한적이었다.
아무튼 공복을 길게 가져간 어느 주말 아침, 스타벅스로 후다닥 달려갔다.
도서관처럼 널찍한 테이블이 있어서 자주 가는 단골 지점에는 아쉽게도 메뉴가 없어서, 평소에는 거의 가지 않는 역사 건물의 북적한 스타벅스로 갔다.
메뉴판 상단의, 기간한정 바로 밑에 고정메뉴로 달려있었다. 9월에 한참 다닐 때는 저 자리에 샛노란 단호박 오트밀이 라떼가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콜드브루를 바로 주문!
텀블러에 달라고 하는 것을 깜빡해서 종이컵에 나온 탓에 오래전 자판기 프림커피같은 비주얼이 되고 말았다.
일단 골든폼을 후루룹 하고 음미해보니, 아주 달달한 빠다향 베이스에 헤즐넛의 달콤함이 아주 잘 녹아들어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올레아토에 버터는 들어가지 않았다.)
크림을 한움큼 훑고 빨대로 콜드브루를 한모금 빨아들이면 입안에서 잘 섞이면서 아주 괜찮은 향을 낸다. 스벅에서는 대부분 오늘의 커피(일본에서는 드립 커피라고 한다.) 만 마시고, 배고플 때 오트밀 라떼를 시기는 정도로, 달달이는 아예 입에 대지 않는데 이거 위험하다.
우려대로(?) 다음날 또 아침 공복에 2회차를 하러 갔다. 이번에는 종이컵 말고 투명 텀블러에 달라고 확실히 주문. 보글보글 골든폼의 아지랑이가 아래로 내려가는 걸 한 참 감상한 뒤 마시기 시작했다.
그렇게 최애음료가 탄생한 후 오늘 타치카와에 갔다가 약속시간에 아슬아슬하게 스타벅스에서 30분 쉴 기회가 생겼다. 평소같으면 바로 콜드부르지만 점심도 애매하게 먹었고 속을 채워보고자 올레아토 오트밀 라떼를 주문했다.
머그잔도 맞춰줬는데 새하얀 비주얼을 보여준다.
어렸을 때 프림 및 우유(실제로는 아마도 전지분유)를 자판기에서 뽑아먹은 기억이 많아서인지, 이런 비주얼에서는 큰 기대가 되지 않는다. 오트밀 라떼 자체가 속은 든든해지지만 조금 밍밍한 구석도 있고.
마셔본 감상은..
거의 올리브유를 마신 느낌이다.
물론 비율 상 올리브유를 마시는 것은 아닐 터이나, 골든폼처럼 느끼함을 속여줄 펀치도, 콜드브루 커피처럼 느끼함을 잡아줄 펀치도 없다. 오트밀 밥에 올리브유를 탄 격이랄까..?
이 날 워낙 허기져서 열량을 채우는 데에는 아주 좋았지만, 아마도 다시 주문할 기회는 없을 것 같다.
아무튼 올레아토는 키토제닉 식단을 하는 사람한테는 천혜의 선물같은 메뉴이긴 하다. 보통은 배고픔을 못 참아서 무언가 푸드를 시키곤 하니까. 가격의 압박은 살짝 있지만 있는 동안 애용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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