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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이야기

[PS3] PS3 철권팩 구입 (과 여러가지 게임 잡상)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1. 16.

 철권팩을 예약구매한 직후 이런저런 대소사들로 2주가 지나도록 철권6은 커녕 본체도 즐기지 못한 상태.
PS3도 구매예정이 없었는데 갑자기 구입하게 되었고, 철권6 역시 구매예정이 없었는데 250GB 모델을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지라 함께 구입했다.


 한정판 구성은 250GB 슬림모델과 디자인 스킨, 아트워크북과 오프라인 예약특전 티셔츠.

 PS2때처럼 파격적으로 작아진 것은 아니지만, 구버전이 지나친 배흘림(?) 디자인으로 대형 TV옆에 세워두지
않는 이상 좀 비대해 보였던 것에 비해 뉘어놓아도 꽤 깔끔한 느낌이다. 본체의 하이그로시 처리가 PS2때의
꺼끌꺼끌한 재질로 바뀐 것이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구매 소프트는 철권6과 그렇게 고대하던 리틀 빅 플래닛.

 리틀 빅 플래닛은 게임 자체보다도 유저의 레벨 제작 환경을 체험해보고자 구입했다. 그러나 유저의 레벨 제작이
게임의 컨텐츠 소모 및 확장에 대한 가장 (기술적으로 간지나는) 확실한 대책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내가 '유
저 컨텐츠 생산자' 입장이 되 보지 못하는 딜레마를 이번에도 반복하고 있다. 

 점프 감각이 마리오 등의 게임에 비해 조금 늘어지는 편이고, 축 이동도 직관적이지 않아서 역시 게임은 해 봐야
맛이라는 것을 느끼는 중. 하지만 역시 10시간은 더 플레이해봐야 할 것 같다. 레벨 제작 역시 재미있는 레벨을 즐
긴 후에나 가능한 일일 테니 말이다.

 철권6은 소문대로 렉권. 플레이는 플렘 녀석과 대략 100라운드(승률 30% -_-) 정도를 하고나서 온라인 매치를 몇
판 한 정도이지만, 오프라인 대전 때의 공중콤보를 넣는 데 대략 애로사항이 꽃피었다. 지인들과 네트워크 플레이를
하고나서 조금 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싱글 플레이에 이야기할 것이 더 많지만 그 쪽은 철권6 포스팅에서..
 

동봉된 아트워크북은 1부터 6까지의 렌더링 이미지를 수록한 것으로, 지난 시리즈의 예약특전과 큰 차이는 없다.

 몇달 전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는 24인치 모니터로 플레이 환경을 만들었다. 가격만 보고 산 거라서 AV나 컴포
넌트는 전부 배제하고, 그래도 혹시 몰라서 HDMI단자가 있는 것을 산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다만 문제가 있는지
HDMI를 물리면 모니터에서 심각한 잡음이 나서 사용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라서..

 골동품 오디오를 게임 오디오 출력으로 사용한 오랜 노하우(?)를 발휘했다. 스테레오 오디오 케이블을 PC스피커
입력용 잭(이어폰 잭)으로 변환시켜주는 음성선(몇천원)과, PS용 스테레오 출력 케이블 사이를 이어주는 젠더(몇
백원)만 있으면 OK. 음성출력을 HDMI에서 AV로 변환하는 것을 알아내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그 쪽으로
뽑으니 사운드는 충분히 만족할 수준이었다.

 레트로 게이머인지라 우선 집에 굴러다니던 필로소마부터 돌려봤다. 해상도 보정 옵션을 걸었지만 게임 자체가
2D 렌더링 이미지를 쓴 것이라 큰 차이는 없었고, 동영상은 화면이 너무 선명해서 토트가 팍팍 튀었다. 뒤이어
플레이해본 폴리스너츠도 마찬가지. 역시 PS게임은 일반TV에 S단자로 물려줘야 맛이다. SFC는 AV, 패미컴은
RF가 제맛인 것처럼.

 스샷도 없는 리뷰를 뻔뻔하게 써 놓았던 게임. 뭐 대략 이런 게임이다; 시디에 기스가 너무 많아서 동영상을
제대로 볼 수도 없었다. PSN에서 4500원에 판매하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 번 즐겨보시길. 음성 브리핑
이나 동영상 연출은 당시에는 충격이었고, 지금 봐도 꽤 괜찮은 수준이다.

  가장 궁금했던 PS3의 SNS서비스인 'HOME'를 체험해 보았다. PS3에서 HOME을 발표하고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XBOX360에서 아바타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을 보고 소니가 한 발 늦었다는 생각을 했는데, XBOX360의 아바타
가 그래픽적으로 조금 진보한 Mii인 반면, HOME은 거의 세컨드 라이프에 가까운 환경이었다.

극장에서 최신 게임의 데모영상도 관람하고,

체육관에서 볼링이나 당구도 칠 수 있고, 게임센터에서 고전 게임도 즐길 수 있었다.

 최근 온라인 캐주얼 게임의 아바타 채팅 환경(보통 '광장'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운다)이 이런 식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제대로 된 반향을 얻는 경우를 보지 못했고, HOME역시 많은 컨텐츠가 준비된 것에 비해 액
티브 유저가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게임 내의 SNS구축은 좀처럼 쉽지 않다. 처음에는 신기해서 몇 번 둘러보지만, 많지 않은 컨텐츠에 유저들은
'게임을 하기 위해' SNS를 떠난다. SNS의 컨텐츠에 개발 역량을 집중 투자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실질적인
그래픽 SNS의 구축에 이르려면 게임 외의 부가 컨텐츠보다는 게임과 직접 연결되는 '편의성'을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요즘 드는 생각이다.

 아니면 한 발 더 나아가 게임을 SNS에 연동시키는 시도를 하는것도 좋을 것 같다. 개발사가 직접 만들기에는 기
술적인 투자가 필요할 테니 퍼블리셔 쪽에서 솔루션을 개발해서 제공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링크의 글을
읽었을 때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PS3이 발매될 즈음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기대했던 '레어'의 체험판 플레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통설은
들어왔지만, 본격적인 중세 판타지 세계관에 SIXAXIS를 이용한 활공 게임플레이는 한번 꼭 체험하고 싶었다.

 SIXAXIS의 조작을 배우기 위한 튜토리얼. 활공하는 느낌은 잘 살리고 있는데, 선회 조작이 그냥 컨트롤러를 휙
꺾는 것으로, 아날로그적으로 기울기보다는 그냥 버튼 누르는 느낌이 강했다. 일반 아날로그 스틱으로 조작하고
버튼으로 선회하는 조작을 부가 제공하는데, 이 쪽을 해 보면 SIXAXIS를 사용할 맘이 들지 않는다.

 데모버전의 구성은 게임플레이 -> 게임 하이라이트 영상 -> 게임플레이의 수순. 월드를 표현할 때에 프레임
레이트가 전혀 떨어지지 않아서 '이것이 PS3의 능력인가'하고 감탄했다.

 하지만 지상에서의 대 병사전(?)은 좀 실망스러운 수준. 기사들의 라이팅 처리 때문인지 새턴 게임마냥 프레임이
팍팍 떨어지기 시작. 유저들이 실망했던 부분은 이 쪽이 아닐까 싶다. 영국 판타지 소설의 컨셉을 잘 살려낸 아트
워크에 비해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렇게 2주간(실 플레이시간은 대략 4일 정도)의 PS3 체험기를 마무리해 본다. 구버전 PS3이 '갖고 싶지만 부담
스러운' 물건이었다면, 슬림 PS3은 확실히 '사고 싶은' 물건이다. PS와 PS3 이후 오랜만에 느껴보는 소니 스타일.

 이는 단순히 디자인이 예뻐서만이 아니다. 여러가지 악재로 초반에 고전하긴 했지만, 기술개발과 서비스 업데이트,
자체 소프트웨어의 충실한 라인업 등 지속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E3이후 발표되는 독점(혹은
선행) 라인업을 보면 PS3이 드디어 기지를 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의 판매량도 그것을 입증한다. 개인적
으로도 XBOX LIVE가 뛰어난 것을 알면서도 PSN의 무료 유혹을 떨쳐내기 힘드니 말이다. 

 이전에 바랬던 시장 판도를 닌텐도가 이루어주었다면, 이제는 다시 서로의 특장점을 가지고 맞붙는 재미있는 구도
가 되었다. PS3과 XBOX360이 어떤 식으로 세분화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 또 어떤 재미있는 게임들이 나오고, 어
느 쪽이 승자가 될 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