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이야기 공작소

[NDS] 이나즈마 일레븐 본문

게임/게임 이야기

[NDS] 이나즈마 일레븐

두릅이 2009. 4. 6. 23:36

 

 

 처음 봤던 것은 아마도 2007 TGS기사였던 것 같다. 레벨 파이브의 신작이였고, 터치 인터페이스를
사용한 축구 컨트롤도 기대치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기대됐던 것은 바로 '필살기
가 있는 스포츠'를 모티브로 했다는 것이다. 축구이니 캡틴 츠바사가 먼저 떠오르지만, 역시 그보다
나의 심금을 울린 것은 바로 이 애니메이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불의 투구아 돗지단페이(피구왕 통키)


그리고..이나즈마 일레븐




그런 기대를 가지고 뚜껑을 열어본 이 게임은..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유치했다! 길게 설명할 것 없이,
이런 필살기가 나온다.


주인공의 골키퍼 필살기. 갓 핸드



 소년만화 스타일의 캐릭터 구성과 플롯 전개는 너무나 전형적이라서 실소가 터져나올 정도다. 길게 설명할
것 없이, 이런 캐릭터들이 나온다.

할아버지의 뒤를 잇는 열혈 축구바보

병약한 여동생의 일에는 약해지는 시크한 에이스

에이스는 우리 팀에 필요없다며 화를 내는 (일반인)노력파

주인공의 라이벌 같았는데 진짜 라이벌에 묻혀 동료로만 남는 라이벌

개그를 반복하다가 한번쯤 큰 사고를 치고, 금새 잊는 조연


항상 자신이 없지만 어떤 계기로 재능을 발견하는 소심쟁이

우리편에 숨어들었다가, 양심의 가책으로 결국 적을 배신하는 첩자


적의 에이스이자 주인공의 숙적이었다가, 우리편이 되는 에이스. (더구나 우리편에 여동생이 있는!!)



스샷에는 없지만 이런 캐릭터들도 빠지지 않는다.

-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충실한 여자친구
- 츤츤데레데레츤데레츤데레를 반복하는 학원 이사장의 따님
- 홋홋홋 웃는 선생님


 뿐만 아니라, 이 게임은 '스포츠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축구RPG'인데, 그 RPG라는 것이 어중간한 방식이
아니라 고리타분하기 짝이 없는 시스템이다. 폐부 위기에 몰린 축구부가 학교의다른 부원들을 상대로 축구
배틀을 벌이는 것이 기본적인 흐름인데, 그 축구 배틀이라는 것이..


 

 '4인 파티의 랜덤 인카운트 전투'


 

 인 것이다. 아무리 소년만화지만 학교 곳곳에 보물상자라니...이건 너무 뻔뻔하지 않은가! 생각하면서
중반까지 플레이했더니 숙명의 적인 제국학원의 모습은 영락없는 일본 RPG의 제국이었다. 


보물상자가 보이는가? 처음엔 이게 뭔가..했다.


정신과시간의방숨겨진 지하 연습실


제국학원에 오면 갑자기 세계관에 혼란이 온다.


 

 하지만 하고 있다. 필살기를 보며 유치하다고 놀리면서도, 다음 필살기의 비전서를 찾기 위해 열심히
플레이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우리를 속이러 들어왔다가 양심에 찔려서 적을 배반하고 우리편이 될
거라고 얼굴에 써 있는 캐릭터가 나와도, 그 녀석이 큰 역할을 하리라 믿고 키운다. 알면서 속고 있는,
마치 트렌디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

 

 물론 이런 경향은 내 5, 6학년 시절의 사고를 지배했던 코드인 '소년만화'와 '일본식 RPG'(주로 파이널
판타지)가 현대적으로 변용되지 않고 게임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아
주 마음먹고 제대로 살렸다. 요즘 아이들이 보면 뭐가 이리
유치하냐고 할 것 같을 정도로..
 

 그렇다고 '레트로'라고 단언하기도 힘든 게임이다. 1000명의 NPC가 준비되어 있을 정도로 잘 다져진
캐릭터 메이킹 환경(유저가 아니라 개발)이나 동영상은 대작 게임의 면모를 보여주며, 애니메이션과
트레이딩 카드 게임과의 원소스 멀티유즈는 다분히 최근의 경향이다. 위쪽 화면에 맵은 물론, 항상 갈
곳과 목표를 제시해주고, 스토리 진행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블로그까지 준비되어 있는 등, 시스템
역시 친절하다.

 어린이용이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다. 아키바계의 스토리나 '더 커서 와라' 라고 하는 스낵바의 누님,
'어른의 잡지'아이템을 가지고 안절부절하는 캐릭터를 보면 분명 포켓몬처럼 아동 유저를 대상으로 하
는 게임은 아니다.

 

 그럼 정말 나 같은 '철없는 성인유저'를 위한 게임이란 말인가...진실은 알 수 없다.


 

상점가에 가면 있는 가게들. 분명 아동용 게임은 아니다.

 터치 인터페이스를 사용한 축구는...뭐라 평가하기가 좀 애매하다. 미니맵을 기반으로 캐릭터를 움직
이고 접촉 시 능력치에 의한 결과를 돌려주는 게임 흐름은 이 게임이 캡틴 츠바사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SFC의 슬램덩크에도 쓰였던 이 '스포츠 시뮬레이션' 시스템은 스포츠 만화를 재현하지만, 스포츠 중계
를 재현할 수는 없다. 한시도 손을 놓을 수 없지만 정적인 느낌을 받게 되고, 박진감이 넘치지만 현실이라
는 느낌은 받을 수 없다.이나즈마 일레븐 역시 이 한계를 넘지는 못하고 있다.

 

동적인 듯 하지만 정적인, 확률 싸움 (그러니까 RPG가 맞긴 하다)


 터치펜에 의한 선수 컨트롤은 높은 집중도를 요구하지만, 정작 승부가 결정되는 순간에는 그저 지켜보고
어야 할 뿐이다.
패스 플레이의 성공률은 컨트롤보다는 능력치에 의해 결정되며, 축구라고 할 만한 플레이
2명의 공격수가
골키퍼를 유린하는 정도이다. 전체를 보고 하는 플레이보다는 순간순간 빠져나가는 플
레이가 주를 이루며, 포메이션이 준비되어 있지만 축구에서 사용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한마디로,

 완성도는 높지만 축구는 아니다.

 


 그러나 4인으로 이루어지는 레벨업을 위한 전투로서는 꽤 심심하지 않게 즐길 수가 있다. 학교 내에서 다
른 부의 학생들과 축구배틀을 벌여 레벨을 올린 후 풋볼 프론티어 토너먼트에서는 11명의 정식 경기를 치
른다. 풋볼 프론티어의 라이벌은 필살기 등 수준이 높기 때문에 레벨 노가다를 해야 한다.

스모부는 그렇다치고..바둑부, 만화연구부까지 덤벼든다.


 엔딩을 보는 것 외의 수집목표는 바로 동료 모으기. 라이몬 학원에서 도전해오는, 또는 숨어있는 800여명
의 NPC들을 동료로 할 수 있다. 조건 검색이나 인맥 시스템으로 스카웃이 가능하고, 풋볼 프론티어에서
경기한 상대팀에서 선수를 빼 올 수도 있다. 이를 더하면 1000명. (과장이 아니다.) 게임플레이의 수명을
한껏 늘리는 피처이다. (나같은 낼름할짝게이머에게는 소용없지만..)

꼬시거나, 혹은 빼오거나



 '스포츠 게임에 무슨 레벨 노가다냐..'하며 웃었다가, 나도 모르게 멋쩍어서 머리를 긁었다-_-;그러고
보니 내가 예전에 하고 싶었던 것들이 많이 구현되어 있어서, 배울 것도 많은 게임이었다. 

내가 하고싶었던 것


 서로 별개이지만 익숙한 소재인 학원물과 일본식 RPG가 적절히 믹스되어 있으며 위에 언급한 대로 알면서
속아넘어가는 전개가 도리어 계속 플레이를 하게 만든다. 그것이 이나즈마 일레븐이다. 여기까지 읽고도 모
르겠다면 필살기를보라. 그리고 느껴라! (간간히 보이는 괴한은 무시하자)


이렇게 실소가 터져나오는 것들도 많지만..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