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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기장178

그간의 잡상(11월) 사내 PT가 끝났다. 만든 것의 20%도 보여주지 못했던 8월의 그 날과 비교하면 적어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내가 그리고자 하는 것의 50%도 구현되지 않기는 했지만, 그 가능성을 살필 수 있는 버전이라는 점에서도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이미 하나의 산업이 됐기 때문에, 게임의 기조를 유지하고 공유해 나가는 것 이 그것을 설정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해졌다. 마음맞는 대학생 몇 명이 의기투합해서 기획서도 없이 최고의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꿈은 버리는 것이 좋다. 그야말로 동인 게임계에서나 가능한 이야 기다. 잡스와 워즈니악이 창고에서 애플을 만들어낸 것이 창세기 이전의 이야기처럼 멀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 게임업계는 그보다 속.. 2006. 11. 17.
주말은 간다 (잡상 종합 선물세트) 오래간만의 휴식. 그렇게도 길었던 한 주가 끝나고, 나는 주말을 이렇게 보냈다. 금요일 12시가 넘도록 회의를 하다가 결국 참가자들 기력이 소진되어 일단 다음으로 넘기고, 혼이 빠져나간 듯 주저앉았다. (20분만에 위닝을 붙잡긴 했지만)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와서 씻고 누울 때가 2시. 월요일 야근, 화요일 12시퇴근 + 술, 목요일 레포트때문에 2시간 취침, 금요일 6시간 수업+ 5시간 회의의 기나긴 여정을 거친 탓이였는지. 자고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오후 1시였다. (난 어지간히 피곤하지 않으면 7시간 이상 못잔다.) 초자력기력충전 완료. 주말에는 꼭 숙제를 미리 하고 책도 읽어야지..했던 결심과 더불어, 왜 진작 회사 노트북을 빌려가서 여유있는 도서관 라이프를 즐길 생각을 못했었는지. 어쨌든 도서관.. 2006. 11. 5.
다구와의 초록빛 데이트 복숭아님 전매특허 제목이지만, 저번에도 도용했으므로...(비겁한 변명입니다!) 다구가 서울로 올라왔다기에, 회의도 10시에 끝난다기에, 내려가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다. 다구가 올 때쯤 되어 회의 12시로 연장 OTL..결국 제일 가까우면서 버팀직한 신천에 있으라고 하고 남은 일을 마쳤다. 12시 넘어 만나 둘다 초췌했지만 반가워서 그런거 다 생각안나고, 일단 술집으로 ㄱㄱ. 맥주 2000cc에 소주 한병을 나눠마시니 피곤했는지 이내 정신이 몽롱. 술집에서 나와 신천 거리를 걷다 보니 며칠전 포스팅한 그 길목인거라, 작년 이맘때가 생각나 또한번 넋두리를 하고, 듣는 다구는 잊으라 하고... 술기운도 오르는지라 택시를 잡았다. ' 아저씨 여기서 제일 가까운 호텔찌질방이요!' 아저씨가 싼 곳이라고 내려준 곳은.. 2006. 11. 3.
퇴근 실패 문서작업하다가 시계를 보니 12시 40분! 막차를 타러 부랴부랴 나왔다. 지친 몸, 축 쳐진 어깨. 나도 저기서 하루쯤 푸욱 쉬고싶다..버스를 기다리며 아래를 쳐다보니, 기장을 너무 줄여서 스키니진이 아니라 디스코바지가 된 청바지, 그나마 이 바지와 잘 어울리는 구두스러운 운동화인데...하지만 흰양말이라는거..OTL. 오늘 지하철 탈 일 없으니 감수했지만..역시나 앉으면 안습이다. 20분쯤 기다려 시계는 이미 1시 10분. '막차 떠났구나 에라이' 하며 걍 사무실에서 자버리자! 하고 걸어가면서 이모 한테 오늘 안들어간다고 문자를 보내는 순간...진짜 '막차' 가 눈앞으로 지나갔다. 오늘은 여기서 잘 운명인가 보다. 지저분한 내 책상 공개..끊고 나온 기분이였던 문서작업을 완료하니 3시 반...이럴땐 어딘.. 2006. 10. 31.
나에게 주제를 달라 내일까지 제출할 레포트가 있다. 일본어 고어나 현대어의 어형변화 등을 분석한 보고서를 쓰시오. 비록 시험 전 주에 알려준 것이긴 하나 그동안 과제에 임하는 나의 자세를 미루어 보아 그 때 시작이 될 리 없다. 시험기간은 하루에 4시간 수면할 정도로 바쁘게 보냈고, 주말은 버닝한 그대로 못한 일, 남은 일을 돌아보며 보내버렸다. (한마디로 주말에 하면 되는데 안했다.) 사실 난 내가 20%아는것에 대해 200% 끄적거리는 대에 천부적인지라 쓰는 것 자체에는 별 부담이 없는데 주제가 너무 포괄적이라서 시작이 안됐다고 해야겠다. 월요일 밤을 바쳐서 어떻게든 완성하려 했으나 갑작스런 야간 회의. 모든걸 소진하고 난 뒤에 하려니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아 결국 전날인 오늘까지 넘어왔다.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밤을 .. 2006. 10. 25.
빗속에서 술마시기 시험기간 동안 일에 신경을 많이 못써서 어제도 출근을 했다. 하지만 책상 앞에서 골똘히 머리를 싸매도 뭔가 새로운 것은 나오지 않고 잡상만 계속되기에 일주일간의 일정을 돌아보고 앞으로 무엇이 필요한지만 따져본 후, 리소스와 기획안을 체크해 보는 정도로 일을 마쳤다. 토요일은 집, 일요일은 사무실 라이프를 즐기는 동료분과 함께 순대국밥과 소주 한잔을 했다. 둘이 술잔 을 들기만 하면 나오는 서로의 (과거)그녀 이야기에 언제나처럼 공감을 하고, 구리구리한 현실을 한탄하 다가 그런 이야기는 관두자며 자리를 나섰다. 주말이라 지하철도 일찍 끊겼으니 역시 그냥 가기는 아쉽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서 마시기로 했다. 두 모금쯤 마셨을 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엄청나게. 비가 언제 .. 2006. 1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