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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기장

빗속에서 술마시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10. 23.

 시험기간 동안 일에 신경을 많이 못써서 어제도 출근을 했다. 하지만 책상 앞에서 골똘히 머리를 싸매도
뭔가 새로운 것은 나오지 않고 잡상만 계속되기에 일주일간의 일정을 돌아보고 앞으로 무엇이 필요한지만
따져본 후, 리소스와 기획안을 체크해 보는 정도로 일을 마쳤다.

 토요일은 집, 일요일은 사무실 라이프를 즐기는 동료분과 함께 순대국밥과 소주 한잔을 했다. 둘이 술잔
을 들기만 하면 나오는 서로의 (과거)그녀 이야기에 언제나처럼 공감을 하고, 구리구리한 현실을 한탄하
다가 그런 이야기는 관두자며 자리를 나섰다. 주말이라 지하철도 일찍 끊겼으니 역시 그냥 가기는 아쉽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서 마시기로 했다.

 두 모금쯤 마셨을 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엄청나게. 비가 언제 왔었는지 가물가물할 지경인데,
그 동안 모아두었던 것을 한번에 쏟아내는 것 같았다.

(사진 찍었는데 해상도가 176 * 144네 OTL..)

 무슨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 이야기하기 시작하고, 이야기를 거듭할수록 비슷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며 생각하며 공감을 하고, 언젠가 꼭 그런 게임을 만들자고 결의를 했다-_- 아무리 일이 힘들고 고달파도
언젠가는 꿈을 이루자는, 그런 희망들을 방패삼아 버텨나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쏟아지는 빗소리를 안주 삼아 삼키는 맥주 맛은 정말 최고였다. 안주는 없었지만 듣기좋은 빗소리와 습하면
서도 적당히 시원한 기온,  마음맞는 벗이 한자리에 있으니 그이상 뭐가 필요 있으리. 정취라는 것이 꼭 명소
에 가야만 나는 것이 아니다.

 택시에 탈 즈음에 비가 그치고, 딱 그때부터 소스라지게 추워졌다. 군대에 가서야 비가 오고나면 기온이
급강하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는데(그 전에 어디선가 배우긴 했겠지만 역시 몸으로 아는 것은 다르다) 어제가
딱 그런 상태였다. 가을 옷을 사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귀차니즘으로 미루고 있었는데, 오늘아침 밖에 나오니
이미 겨울이 되어 버렸다.

 겨울이다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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