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이야기 32. 스가키야(寿がきや) 식품의 야심작, 멘도코로 이노쇼 감수 카라카라우오(辛辛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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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매운라면 리뷰.
슈퍼에 갈 때마다 패키지의 매울 신(辛)이 두 글자나 들어간 왕컵라면이 눈길을 끌었다. 辛辛魚라니 무슨 뜻일까? 하며.

세 곳 이상의 수퍼에서 가장 잘 보이는 매대에 진열한 것을 보고 꽤나 인기인가 싶었으나, 컵라면은 작은 걸로 먹고 큰 면을 먹는다면 봉지라면을 먹는 주의라서 지나쳤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패키지 왼쪽의 작은 글귀가 보이는 것이었다.
 
멘도코로 이노쇼(麺処井の庄) 감수.
 
그제서야 辛辛魚(からからうお)가 타치카와에 지점이 있는 라멘 맛집 멘도코로 이노쇼의 간판 메뉴였던 것을 기억해냈다. 다만 멘도코로 이노쇼에 갔을 때는 카라카라우오가 아니라 부타이노지(豚イノジ) 를 먹었었다. 몽고탄멘 나카모토도 입에 맞지 않았던지라 일본 라멘은 역시 쇼유 돈코츠가 끌렸기 때문.

컵라면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 가능하겠다 싶어 리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뚜껑 가운데의 고춧가루 산과 함께 강렬하게 박혀있는 타이틀. 그 아래에는 どんこつ✕魚介✕激辛(돈코츠✕어개류✕핵매움)이 눈에 들어온다. 돈코츠와 어개류 스프를 섞은 라면은 많지만 거기에 핵매운맛이라니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寿がきや(すがきや)라는 메이커가 낯설어서 집어들었다가도 내려놓은 적이 있었다.　
스가키야 식품 주식회사는 즉석라면 뿐만 아니라 냉동식품과 간장류도 만드는 종합 식품 메이커로, 본사는 아이치현(愛知県)에 위치해 있으며 군마현(群馬県)에도 공장을 세운 큰 기업이었다.
 

 
 
즉석라면 라인업을 보니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 중에서 실제로 본 것은 기후탄멘(岐阜タンメン) 뿐이었다.

 
 
뚜껑 개봉.
건더기 포함 스프, 액체스프, 후첨 분말스프까지 3개가 들어있는데 셋 다 상당한 볼륨감을 자랑한다.(컵이 커도 스프가 허술한 케이스도 종종 있다.)

 
면은 묘조 계열과 비슷하게 약간 까무잡잡한 편.

 
483칼로리로 패키지의 포스에 비해서는 칼로리가 낮다.

 
먼저 건더기포함 스프를 뜯어 뿌리니 뜯을 때부터 매운향이 확 풍겨온다.

 
물 붓고 뚜껑 닫고 스프 올리고 4분.
생각해보니 후첨스프는 분말인데 왜 올렸던 것일까?

 
4분 후 뚜껑을 떼어줬다. 

 
먼저 액체스프 투하. 사진만 봐도 무시무시하게 매운 포스가 피어오르며, 매운 향 또한 강했다.

 
후첨 스프를 넣지 않았는데도 벌써 엄청 매워 보인다.

후첨 스프는 표지의 빨간 고춧가루인데, 자세히 보니 어패류를 갈아넣은 스프였다. 하지만 거기서도 매운 냄새가 난다! 
분말을 뒤늦게 섞어주다 보니 비주얼이 좀 거시기해졌다.

 
3단 매운맛은 과연 어떤 것일지..

 

먹어본 감상은..
그윽한 매운맛이 일품이다.

스트레이트하게 매운 나카모토 북극 라멘과 다르게 생선을 갈아넣은 국물이 걸죽하면서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컵라면인데 이 정도의 어개류 스프를 재현하다니 놀라울 따름. 

이렇게 강렬한 컵라면은 어지간하면 국물을 남기는데, 맵다고 물을 마시고 있으면 또 국물 맛이 생각나서 먹는, 바보같은 무한 루프가 계속됐다.

 
 
비교적 마이너한 메이커인데도, 동네 슈퍼 세 곳과 동키 모두에 전용 매대에 팔고있는 것은 이유가 있었다. 훌륭한 퀄리티를 낸 스가키야 컵라면 브랜드에 신뢰가 생겨 다음번엔 실제로 좋아하는 기후탄멘의 컵라면도 한 번 먹어봐야겠다.
 
돈코츠에 어개류에 강한 매운맛을 가한 카라카라우오의 컨셉도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타치카와의 멘도코로 이노쇼에 다시 찾아가서 원본이 된 라멘을 한번 꼭 먹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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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 타치카와 시 니시키쵸(錦町)의 멘도코로 이노쇼(麺処 井の庄)

 
 멘도코로 이노쇼 페이지를 보니 카라카라우오 츠케멘(辛辛魚つけめん) 와 카라카라우오 마제소바(辛辛魚まぜそば)도 있다. 국물이 많이 매우니 이 쪽이 더 괜찮을지도?

이미지 출처:멘도코로 이노쇼 공식 페이지(https://inosho.men/shop/inosho/)

 
몽고탄멘 나카모토가 소문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았던 분들께, 이 멘도코로 이노쇼 카라카라우오를 한 번 드셔보시기를 권한다.
그러고보니 아까 제품 라인업에 뭔가 무서운 것이 스쳐갔던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