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게임계를 떠들썩하게 한 닌텐도 스위치 2.
6월 발매에 4월 24일 예약판매 개시라고 들어서 캘린더에 일정만 걸어뒀었는데, 추첨판매는 따로 응모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닌텐도 숍에 접속했다.
1차 추첨판매 접수는 4월 16일까지.
그리고 응모를 위한 조건이 2가지 있었다.
첫번째는 2월 28일 시점까지 닌텐도 스위치 게임의 플레이 시간이 50시간 이상일 것.
두번째는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의 누적 가입기간이 1년 이상일 것.
사실 스위치 2 티저가 발표되었을 때 큰 감흥을 받지 못했고, 닌텐도가 후속기종에 새로운 이름이 아닌 '2'를 붙이다니 이건 닌텐도답지 않다고도 생각했다.
이와타 사토루(岩田聡) 전 사장님이(정말 존경하는 인물이라 님 까지 붙인다) 살아계셨다면 이런 선택을 했을까?
WiiU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하드웨어이고 게임인구를 횡적으로 넓히고자 한 시도가 돋보였지만, 결국 게이머에게도 일반에게도 외면받는 결과가 되어 닌텐도(와 그 주주) 입장에서는 악몽과도 같은 기기였을 것이다.
그 설계사상의 진화판으로, 실질적인 게이밍의 혁신을 이루면서도 게임 외적인 건 싹 다 제거한 스위치로 9년 간 벌만큼 벌어들인 이 타이밍에, 이와타 사장님이라면 다시 한 번 게임을 즐기는 법을 혁신하지 않았을까?
지금 되돌아보면 WiiU는 이미 XBOX360과 PS3이 탈환해가고 있던, 있지도 않은 패권을 이어가려던 전략이 실패한 것이었다. 전략의 측면에서는 스위치2도 그런 경향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전술이 워낙 탁월해져 있어서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함께보기>>> WiiU 체험기 2 - 본체설정 & Mii 전송
[WiiU] WiiU 체험기 2 - 본체설정 & Mii 전송
이전글보기>>> WiiU 체험기 1 - 박스 개봉 [WiiU] WiiU 체험기 1 - 박스 개봉 이번 주 일본에 갈 일이 생겨 WiiU를 공수해 왔다. 돌아오는 날 아키하바라 요도바시 아키바에서 구입했는데, 토요일 오후이
willucy.tistory.com
함께보기>>> WiiU 퍼펙트 카탈로그① - 2012년(16타이틀)
WiiU 퍼펙트 카탈로그① - 2012년(16타이틀)
WiiU를 배웅하며2024년 4월 9일부로 닌텐도 WiiU의 온라인 서비스가 종료되었다. 이로서 전무후무한 '온스크린 컨트롤러와 TV의 2화면을 동시에 사용하는 플랫폼'은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
willucy.tistory.com
아무튼 스위치 2는 그런 감상이었고, 라인업 대부분이 스위치의 성능상 못 나온, 플스4와 엑스박스 원의 후기작인 것을 보고 그 마음은 더 커져서 '음 사야 하나?' 하는 정도였다.
우선 가격정보.
(일본) 국내 전용판 - 49,980엔
마리오카트 월드 세트 - 53,980엔
국내 전용판의 소식을 처음 듣고 지역코드의 부활인가 하고 WiiU/3DS의 악몽을 떠올리며 상당히 불안이 컸다.
결과적으로는 일본어만 지원하고 일본 국내 소프트만 플레이 가능한 국내 전용판(이하 일본 내수판)과 다국어를 지원하며 해외 소프트도 플레이 가능한 다국어 대응판(이하 글로벌판)이 둘 다 발매됨으로서, 지역코드의 부활은 아니라는 것에 안도했다.
글로벌판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일본 내수판의 감상부터.
일본의 가전양판점(요도바시카메라, 빅카메라, 야마다 전기) 이외의 소매점(이토요카도, 이온몰 등)에서 닌텐도 이외의 메이커는 사실상 철수해 있는 상태다.
2017년까지는 일반 소매점에서도 PS4와 닌텐도 3DS가 양분해 있는 게임판매 코너가 꽤 있었지만 스위치 발매 후 PS4는 점점 줄어갔고, 대략 코로나 즈음을 기점으로 PS진영의 게임은 거의 사라졌다.
거기에 더해 PS5의 물량 부족으로 가전 양판점에서조차 추첨판매만 가능해짐에 따라 PS진영은 소매점에서 자연소멸하고 스위치만 남았다. 이것은 곧 콘솔 게임 시장에서 저연령층 유저를 스위치가 독점하게 됨을 의미한다.
PS5의 가격이 실질 8만엔으로 오르고 프로가 12만엔이 된 지금은 더 말할 것도 없지만, 그보다 전부터 일본의 젊은 층이 플스 진영에서 멀어진 것은 이미 꽤 된 이야기다.
미국 발매가 450달러를 엔화로 환산해서 내면 7만엔 가량 된다. 일반 소매점에 남은 것이 스위치 뿐인 현 상황에서 이 가격으로 내놓는다면 스위치 역시 저연령층에서 멀어지게 되고, 나아가 일본 내수 게임시장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라고 닌텐도가 위기의식을 느낀 것은 아닌가 하고 내수 전용판의 의도를 추측한다.
해외 유저에게서 차별 논란이 불거질 것이 확실한데도 닌텐도가 이런 정책을 고안할 정도로 일본의 패키지 게임시장이 쪼그라든 상태인 것이다.
마리오 카트 세트가 본체에서 +4000엔이니 다운로드판 정가 8890엔에서 4890엔이나 할인을 하고 있지만, 반대로 이제는 스위치 소프트도 6천엔대가 아니라 9천엔대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패키지판 정가는 9980엔이다)
일본 내수판이 2만엔이나 싸다고 하더라도 49,980엔이 된 것도 WiiU와 스위치가 세금 미포함으로 어떻게든 29,980엔을 고수했으나(세금포함은 소비세 변동 때문에 WiiU가 31,500엔, 스위치가 32,978엔) 결국 게임기 5만엔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게임시장의 중흥으로 커 온 엔비디아가 그래픽카드 가격을 상승시킴으로서 게임 인구가 줄어드는 결과를 불러오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일본의 패키지 게임 판매량에 관한 단상
3월 내내 FF7 리버스에 집중하느라 유니콘 오버로드를 일단 건너뛰었다. 체력적으로 조금 지치기도 해서 일주일은 게임을 쉬며 다음에 할 게임을 고민하다가 오늘(3월 31일) 유니콘 오버로드를 사
willucy.tistory.com
그리고 내 입장에서는 한국 발매 소프트웨어를 꼭 플레이하야 하니 다국어 대응판(이하 글로벌판) 이 필수인데,
다국어 대응판 - 69,980엔
최근 1년간의 환율 경향으로는 한국과 비슷한 가격이지만 체감으로는 더 비싼 느낌이다. 마리오 카트 세트의 선택지도 없고.
이렇게 라인업도 큰 기대가 안되는 상태에서 7만엔의 거금을 들여야 하나 여러모로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간사한 것이, 나에게 '추첨판매에 응모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니 응모를 하지 않는 것이 왠지 아깝게 생각되었다.
스위치 1 발매 후 3달이나 지나 이토요카도 추첨에 당첨되어 겨우 구했던 것도 떠오르고, 어차피 살 거면 그냥 빨리 사자. 라는 결심이 섰다.
그런 장고 끝에 추첨응모 버튼을 누르니
'추첨 응모 자격요건이 안됩니다'
'뭣이!?!?!?'
이전 핸드폰으로 응모해서 그런가 하고 새 폰으로 곧장 교체해서 다시 접속했다.
폰트가 바뀌어서인지, 그제서야 두 번째 조건이 조금 더 길었음을 인지했다.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의 누적 가입기간이 1년 이상이고, 현재 스위치 온라인에 가입 중일 것.
투덜투덜대며 308엔을 결제해서 스위치 온라인 구독을 재개하고, 드디어 글로벌판을 카트에 넣을 수 있었다.
헷갈리지 말라고 정말 꼼꼼하게 경고문이 쓰여 있고
넣기 전에도 '이거 한 기종만 선택됩니다!!' '넣은 뒤에는 되돌릴 수 없어요!!' 하고 팝업이 뜬다.
생각해보니 당첨 안되면 그냥 도루묵이다.
아무 상관 없겠지만 기분학상으로 스위치 구독을 바로 해지하지 않고 추첨일까지 미루기로 했다.
양심적으로 배송료는 무료.
긴 여정 끝에 응모를 완료했다.
아침에 눈뜰 때 아는 분이 단톡방에 응모했다고 하신 걸 보고 부리나케 예약한 이야기를 길게도 늘어놓았다.
본체 가격 상승과 세계적인 불황으로 인해 콘솔 게이밍 인구가 줄어들 것이 명약관화한 상황에서, 닌텐도가 스위치2로 또 어떤 흐름을 만들어갈 지 기대해 보자.
P.S. 스위치 2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처음으로 모션 인식을 탑재한 카메라가 주변기기로 발매된다는 점이다.
천문학적인 개발비를 들여 게임업계를 진일보시켰지만 안착에는 실패했던 XBOX 360의 키넥트와 소니의 PS MOVE를 '낡은 기술의 수평사고'로 줍줍한 셈.
더 이전으로 돌아가면 PS2의 아이토이 플레이 시리즈도 있고. (다만 닌텐도는 게임보이 컬러 시절부터 3DS까지 휴대용 기기에서는 꾸준히 카메라를 이용한 놀이를 추구해오기는 했다. WiiU에도 보조적으로는 있었고.)
에이 또 줍줍인가 하면서 넘어가려고 하는데...뻐끔플라워 디자인 카메라를 보고 이건 무조건 산다! 하고 마음속으로 외쳤다가, 독일 양판점 한정판매라는 것을 보고 마음을 추스렸다.
.. 알면서도 당하는 것이 바로 낡은 기술의 수평사고의 본질🤫
요코이 군페이가 개념을 만든 이래 계속 그랬다.
パックンフラワーデザインのNintendo Switch 2 カメラ、独量販店で予約受付中 (PHILE WEB) - Yahoo!ニュ
(写真:PHILE WEB) - Yahoo!ニュース(PHILE WEB)
news.yahoo.co.jp
'게임 > 게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3편의 발매일을 예상한다 (0) | 2025.01.31 |
---|---|
용과 같이 8 클리어, 그리고 용과 같이 6 플레이 시작 (5) | 2025.01.15 |
플레이 스테이션 3 퍼펙트 카탈로그 (0) | 2025.01.12 |
성검전설 신작 발매기념, 성검전설 2 콜렉션 (2) | 2024.09.29 |
아케이드 아카이브스 10주년 이벤트 ② - 4시간 30분의 아케이드 혼(魂) (1) | 2024.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