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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이야기

성검전설 신작 발매기념, 성검전설 2 콜렉션

by 대학맛탕 2024. 9. 29.

 2024년 8월 30일. 성검전설의 신작 VISIONS OF MANA가 발매되었다. 
휴대용 게임기와 모바일로는 몇몇 신작이 있었지만, 거치형 콘솔 게임으로는 2006년의 성검전설 4 이후 18년만의 신작이 된다. 

출처:성검전설 VISIONS of MANA 공식 페이지(https://www.jp.square-enix.com/seiken_vom/)


  2006년 PS2로 나왔던 넘버링 신작이 대차게 실패한 후 DS로 몇몇 작품이 나왔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고, 2014년에 모바일 게임으로 나온 RISE of MANA도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성검전설이라는 브랜드는 점점 잊혀져가고 있었다. 
 

VISIONS of MANA가 나오기까지의 최근 행보는 2017년 성검전설 2의 리메이크인 SECRET of MANA(북미판 제목이기도 하다) 발표가 그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개 기념 생방송에서는 오리지널 성검전설 2의 프로듀서인 다나카 히로미치(田中弘道), 디렉터 이시이 코이치(石井浩一, 목소리만 출연), 사운드 컴포저 키쿠치 히로키(菊池裕樹)까지 핵심 멤버가 다시 모였다.

 

방송 본편에서는 독자 앙케이트로 받은 성검전설 2의 추억을 읽어나가는 한편, 개발 당시의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마스터 롬 선언(모든 버그를 잡고 생산에 들어갈 준비가 되었다는 선언)을 한 뒤 모두 회식 분위기가 되었을 때, 마지막 엔딩 직전에서 게임이 멈추는 버그가 발견되어 모두 자리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25주년을 맞아 발표된 성검전설 2의 리메이크가 어느정도의 판매고를 달성한 데 힘입어 성검전설3 리메이크는 볼륨을 크게 키워서 제작할 수 있었고, 다양한 플랫폼으로 의미있는 성적을 낸 덕에 성검전설 브랜드가 2020년대에도 이어질 수 있었다. 2022년 모바일로 출시된 ECHOES of MANA역시 헤븐즈 번 레드로 개발력을 인정받은 WFS(Wright Flyer Studios)로부터 상당히 높은 퀄리티로 나왔으나, 안타깝게도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그런 우여곡절을 거쳐 발표된 것이 성검전설 VISIONS of MANA로, 이 브랜드를 계속해서 이어가고자 하는 스퀘어 에닉스의 의욕이 엿보인다. 

 

 

살짝 늦었지만 그 시발점이 된, 지금의 성검전설의 형태를 완성해낸 성검전설 2의 콜렉션을 간만에 돌아보기로 했다.
 
...거창하게 썼지만 사실은 그냥 얼마전에 이웃 블로거 분께서 성검전설2를 포스팅하셔서 한 번 그냥 꼭 쓰고 싶었다.
미리 양해를 구하면, 나는 성검전설 2의 골수 팬이다. 일단은 그래서 '성검전설 2 콜렉션'임을 밝혀 둔다.
 


성검전설 2 패키지 콜렉션

슈퍼패미컴판은 93년 당시에 했던 것은 아니고, 2002년 처음 일본에 갔을 때 유라쿠초 소프맙에서 구입한 것이다.



올드 게임이라는 스티커가 붙어있긴 하나 구입할 당시엔 발매된 지 9년밖에 되지 않았을 때였다. 지금은 31년이 지났다 허허..


 

봄에 포스팅했던 파이널 판타지 6도 같은 유라쿠쵸 소프맙에서 구입했었다.

함께보기>>> 파이널 판타지 6 발매 30주년!

 

파이널 판타지 6 발매 30주년!

1994년 4월 2일. 대 히트 시리즈 파이널 판타지의 최신작 파이널 판타지 6이 발매되었다. RPG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24메가의 대용량에 슈퍼패미컴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그래픽으로 발매 전부터

willucy.tistory.com

 

 

닌텐도 스위치가 발매된 2017년에 나온 성검전설 콜렉션 역시 정말 보물과 같은 소프트였다. 성검전설 2는 8번쯤 클리어해서 뇌를 비우고도 진행이 가능하지만, 슈퍼패미컴을 꺼내서 켜는 것이 허들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품절사태였던 스위치를 몇 번의 낙첨 끝에 손에 넣자마자 바로 구매했고, 기념으로 성검전설 2를 한번 더 클리어했다.
 

지금 안 사실인데 스위치의 패키지는 PS VITA와 폭이 같고

 

 

PS4 패키지와 높이가 같았다. 

 

 


이 소프트 덕분에 중반까지 하다 접었던 성검전설 3도 클리어했다. 그렇다, 나는 성검전설 3을 클리어도 하지 않고서 2가 더 명작이라고 PC통신에서 랩배틀을 벌였던 것이다. 이제는 클리어했으니 말할 수 있다. 2가 더 명작이다. 하하하하~

 
그리고 마침내 2018년 발매된 PS4용 성검전설 2. 
당시 회사에서 받아들었을 때 너무 기뻐서 바로 기념샷을 찍었더랬다.

 

 

세간의 평은 좋지 않은 편이었고, 확실히 누구에게나 꼭 해보라고 할 만한 퀄리티는 아니었다.
하지만 성검전설 2의 골수팬인 나에게는 너무나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원작 그대로 3D로 옮긴 방식이라서 25년만에 다시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었고, 어레인지된 음악도 좋은 의미로 기대를 배신하는 스타일이라, OST를 사서 꽤 오랫동안 들었다. 

 

 

마지막으로, 가전 양판점 노지마(ノジマ)의 대처분 카고 세일에서 발견한 PS VITA용 성검전설 2 신품. 노지마는 요도바시 카메라나 빅카메라에 비해 가격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지만, 악성 재고가 되면 이렇게 파격적으로 털어내는 편이다. PS4용과 동일한 내용이지만 살까 꽤 망설였던 게임인데 단돈 500엔이라니. 그저 감사해하며 구입했다. 

 

 

성검전설 2 공략집과 25주년 기념 아트북

슈퍼패미컴 시절에는 항상 기초지식편과 완전공략편 으로 나뉘어서 나오곤 했었다. 93년에 게임챔프를 발간하던 제우미디어에서 이 책을 번역하여 내놓기도 했다.


친구가 그 책을 갖고있었던 덕분에 나도 후반에 막히지 않고 진행이 가능했다. 다만 그 책에는 최강의 갑옷이 정보만 있고 입수처가 나와있지 않아서(나무의 신전 뒤의 니키타가 판다) 먼저 쭉쭉 나가던 친구는 마지막 보스를 클리어하지 못해 진땀을 뺐더랬다.


PS4판이 발매될 때 함꼐 발간된 공식 설정자료집 겸 공략집. 아무래도 게임의 스케일이 작아서인지 두께도 두껍지 않고 있을 내용은 다 있는 알찬 구성으로, 그 컨셉은 2년 후 발매된 성검전설 3 TRIALS of MANA에 계승되었다. 게임의 분량차이가 좀 있어서 3편 쪽이 훨씬 두껍긴 하다.

 
그리고 25주년 기념으로 함께 발매된 ART OF MANA. 초대 성검전설부터 모든 시리즈의 아트워크가 실려있는 귀중한 책이다.

 
1989년 게임보이로 발매된 성검전설 1의 패키지와 일러스트. 이 때는 파이널 판타지 외전이라는 이름이었고, 패미컴용 젤다 정도의 단순한 액션이었다.

 
그리고 3인 파티 구성에 액션 요소를 확실하게 정립한 명작. 당시 저 인형으로 만든 아트워크도 여러 공략집에 실려 있었더랬다.

본 일러스트는 여기서 처음 봤는데, 도트나 찰흙? 에 비해 되려 덜 귀여운 느낌.

 
성검전설 2 OST 모음.

가장 왼쪽 위는 게임 본편의 OSV(당시 스퀘어에서 내는 게임 음반들은 ORIGINALSOUND VERSION이라는 이름으로 발매하곤 했다.), 그 오른쪽은 어레인지 앨범 secret  of mana +로, 게임기의 음원 스펙에 한계가 있던 당시에는 이렇게 어레인지 앨범을 통해 작곡가가 본래 표현하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표현한 음반을 따로 내는 경우가 많았다.

 

OST아래의 앨범은 2012년에 나온 리마스터 앨범. 패키지에는 어레인지라고 쓰여있긴 하지만, 들어보면 황금의 나라 BGM 외에는 크게 다른 것을 느끼지 못했다.

 

성검전설 2 OST의 특징은 모든 곡에 그 의미를 살린 제목이 붙어있다는 것. 

가령 랜디가 성검을 뽑은 후 처음 숲에 들어갈 때의 그 BGM의 제목은 少年は荒野を目指す(소년은 황야를 노린다), 사계의 숲 BGM은 森が教えてくれたこと(숲이 가르쳐 준 것) 등으로, 스토리와 직접 관련이 없으면서도 나름의 시적인 분위기가 살아있다.

 

세 번째 열의 CD가 PS4용 성검전설 2 SECRET of MANA의 OST. 파격적인 시도를 여럿 했기 때문에 리뷰에서는 호불호가 꽤 갈리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럽게 들었다. 그 왼쪽과 오른쪽의 CD는 발매당시 한정판에 증정했던 오마케 CD.

 

편곡에는 이렇게나 다양한 아티스트가 참여했다고 한다. (라고 하지만 DE DE MOUSE밖에 모른다..)

ARM(IOSYS)/上倉紀行/きくお/菊田裕樹/古代祐三/sasakure.UK/佐藤純一(fhána)/霜月はるか/関戸剛/山岡広司/DE DE MOUSE/成田勤/ピノキオピー/宮野幸子(シャングリラ)

 

 

여러 파격적인 어레인지들이 들어있지만 가장 추천하는 곡은 踊るけものたち(춤추는 짐승들)

 

먼저 원곡. 듣자마자 마탕고 왕국에 가 있는 듯한 그 경쾌한 곡이다.

 

 

 

그리고 이것이 어레인지. 처음에는 비슷하게 가다가 15초 즈음부터 일렉기타 리프가 끼어들더니, 40초부터는 거의 기타 잼 수준으로 변해간다. 곡 제목을 그대로 기타로 재현한 듯한 분위기.

 

 

 

마치 93년 당시 싱글 앨범이 나왔으면 이랬을 거라고 말하는 듯이 예쁜 패키지. 

 

주옥같은 곡들이지만, 원작의 곡일 것이라 생각해서(라기보다 패키지가 너무 아까워서)지금까지 뜯지 않고 있다.

 

막 입수했을 시절의 사진을 나중에 발견했다. 이렇게 이쁘게 DP할 수 있었는데 그 센스는 다 어디로..

 

성검전설 바이엘 악보

나중에 구한 즐거운 바이엘 병용 성검전설 BEST COLLECTION. 성검전설 2와 성검전설 3도 이 책이 나왔으나, 갖고있는 것이 이것뿐이다.

 

어차피 피아노를 못 치기 때문에 이 쪽이 볼거리도 많고 좋았다. 1편부터 레전드 오브 마나까지의 곡들을 수록.

 

오랜만에 메르카리를 둘러보니 생각보다 가격이 안정되긴 했지만, 성검전설 2의 악보는 역시 8000엔 후반대에, 물량도 거의 없었다.

 

모두 다 소개하고 지만 일단 몇몇 곡만 소개해 본다.

 

천사의 두려움(天使の怖れ)

성검전설 2에서 스퀘어소프트 로고가 사라진 후 나오는 그 타이틀곡.

악보를 읽을 줄 몰라도 음표의 높낮이만으로도 아 저 부분.. 하고 느껴진다.

 

다정한 추억(やさしい思い出)

프림이 사로잡힌 애인 디락을 그리워할 때 항상 흐르는 BGM. 성검전설 2를 10번 가까이 클리어하면서 처음 디락이 요마의 숲으로 병사들을 데리고 갈 때 가지마아아~ 하고 루프물 주인공처럼 외치곤 했다. 프림의 스토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디락을 쫓는 셈이기도 하다.   

 

森が教えてくれたこと(숲이 가르쳐 준 것)

그리고 원곡과 리메이크를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사계의 숲 BGM . 이 음악을 들으면 사계의 숲에 들어갔을 때의 그 환상적인 분위기가 떠오름과 함께 처음 플레이하던 초등학교 6학년 여름방학 때의 TV주변 풍경과 온도까지 다 기억난다. 워낙 명곡이라 그런지 어레인지도 원작의 느낌을 살리는 방향성이 되어, 원작의 그 환상적인 느낌을 한층 배가시켜 준다. 

 

성검전설 2 이야기는 여기까지!

다음번엔 2010년 여러모로 충격적이었던 아이폰용 성검전설 2 이야기,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 이번에 소개하지 못한 곡들을 좀 더 소개해볼까 한다.

 

2에 편향된 포스팅이었지만, 사실은 모든 시리즈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