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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군것질 이야기

일본 요거트 월드컵 결승전

by 대학맛탕 2025. 2. 25.

 
일본에서 파는 요거트는 한국과 좀 다르다. 

슈퍼 500이나 요플레로 대표되는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의 용기는 거의 없고, 이렇게 큰 용기의 요거트가 대부분이다. 

 

메이지 불가리아(明治ブルガリア) 요거트를 비롯한 최하위 라인업은 편의점에도 대부분 있고 저렴하다. 하지만 이 계열은 식감도 거칠고 딱히 매력적인 맛도 없어서 여행을 가서 먹을 이유는 없다.

 

이 정도로 체급을 올리면 한국에는 없는 고소한 맛의 요거트가 여럿 있다.

 

 

그 중 가장 맛있는 것을 꼽으라면 두 가지다. 

co-op(일본 생협 중 한 곳)의 산지직송 생우유로 만든 플레인 요거트 100%와 코이와이(小岩井)생우유 100% 요거트. 

 
영양성분은 거의 비슷하다.

 
코프 요거트에는 유청을 따로 버리지 말고 잘 섞어주라고 경고문에 가깝게 쓰여있는 반면, 코이와이 요거트에는 그런 경고는 없고 아침에 건강하게, 점심에 한 숨 돌리기, 밤에는 하루의 피로가 싹 날아간다는 30대 여성 마카롱씨의 편지가 쓰여있다.

 
뚜껑을 막 연 모습. 코프 요거트는 젤리같은 형태로 굳어 맑은 유청에 잠겨있어서 마치 두부같은 형태가 되어 있다. 

 
코이와이는 그냥 수프같은 형태에 이렇게 뚜겅을 따자마자 굳어있다. 



그릇이 흰 것 뿐이라 잘 안보이나, 일단 담아낸 모습.

 
건강을 위해 한 줌 견과를 담아준다.




먼저 코프 요거트는 

・찐득함: 4
・고소함: 3
・새콤함 : 2
 
엄청 고소하면서 살짝 새콤한 코이와이 요거트와 비교하면 좀 맛이 옅은 편이나, 아주 적절하게 찐득한 식감이 그 아쉬움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항상 견과와 블루베리를 곁들여 먹어서 맛이 이렇게 옅은지 몰랐던 것이다.



코이와이
찐득함:2
고소함:4
새콤함:3


코프 요거트와 비교해보니 약간 마시는 요거트에 가까울 정도로 연했다. 입에서의 타격감은 적지만 아이스크림처럼 스르르 스며들며 고소함이 입 안으로 퍼진다. 새콤함이 지나지면 시큼함이 되는데 거기까지 가기 전에 딱 좋은 정도.

 
코프 요거트와 정반대의 형태이나, 이 요거트도 항상 견과를 넣어먹느라 이런 식감인지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두 요거트과 극과 극이라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론은 코이와이 요거트 승!

 

견과를 넣어서 먹으면 고소함이 커버되면서 최고의 식감을 제공하는 코프 요거트지만, 요거트 그 자체의 맛으로서 코이와이 요거트는 거의 완벽하다.  
 
코이와이 요거트는 편의점에는 잘 없고, 수퍼에 가야 있으니 일본 여행시 동키호테나 큰 수퍼에 가서 한 번 꼭 찾아보시기를 바란다.  


코프 요거트는 코프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여행에서는 맛볼 수가 없지만 좋은 대체제가 있다. 바로 후지코 카스피 해 요구르트(フジッコカスピ海ヨーグルト). 

 



위에서 코프 요거트의 찐득함을 4라고 표현했는데, 카스피 해 요거트는 찐득함이 5, 아니 6쯤 되는 수준이다. 약간 피자치즈같을 정도. 이 요거트에 코이와이 요거트를 1:2로 블렌딩하면 비슷한 맛이 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니까 결국 코이와이 요거트는 필요하다. 우승 요거트임에도 가격도 저렴하니 이 이상이 없다! 
 

더불어 코이와이는 편의점 커피우유에서도 독보적인 맛을 자랑한다.

오른쪽에 글리코 마일드 카페오레(glico マイルドカフェオーレ)나 1963년부터 꾸준히 사랑받아 온 유키지루시 커피(雪印コーヒー)가 있지만, 압도적으로 코이와이 커피가 맛있다. 다른 두 가지는 좀 추억의 맛이랄까?

 

지난번 포스팅에서 소개한 메이지 맛있는 커피우유는 커피우유의 개념을 바꾸는 혁신적인 시도는 성공적이나, 전통적인 커피우유의 맛에서는 역시 코이와이의 손을 들어줘야겠다.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코이와이 요거트의 그 밸런스가 커피우유에서도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 그 비결이 아닐까 싶다.

 

 

 

함께보기>>> 메이지 맛있는 우유 커피맛

 

메이지 맛있는 우유 커피맛

메이지 맛있는 우유(明治おいしい牛乳)를 너무 좋아한다.보통 가격의 가공우유인데 다른 우유와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맛있다. 개인 취향으로는 파스퇴르 뺨칠 정도로 맛있다.매일아침 마실 뿐

willucy.tistory.com

 


다음번엔 일본에서 일부러 슈퍼에 가서 마셔볼 만한 우유도 몇개 소개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