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가니 산토리의 맥주맛 음료 몸을 생각하는 올 프리(からだを思うサントリオールフリー)에 판촉용 컵이 붙어있는 것을 보았다.
'오 귀여운데..?' 했지만 바로 사지는 못하고 좀 망설였다.
한때 술을 줄인답시고 다양한 무알콜 맥주를 마신 적이 있다. 처음엔 '와 맥주맛이다!!' 했었다.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베이스가 되는 엿기름같은 맛이 신경쓰이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엿 같은 맛 음료' 라 부르며 천대시하게 되고 말았다.
사실 올 프리는 그 중에도 제일 맛이 밍밍해서 가장 먼저 졸업한 음료였다. 최대한 맥주와 비슷하게 보이려는 다른 무알맥들과 다르게, 아예 건강음료로 포지셔닝한 것은 나름의 전략이겠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마케팅을 하는데 정작 맛이 이렇다니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몇 년 전에는 투명색 페트병에 든 버전도 출시되었다. 일하면서 맥주 한 잔 하는 기분을 내라는 컨셉이었다.
회사 빌딩 1층에서 무료나눔 행사를 하길래 한 병 받아 마셔 보았는데, 투명한 페트병에 든 무색 음료로 기분을 내는 것은 역시 쉽지 않았다. 마셔보니 캔보다 맛이 없었던 것은 지금 돌이켜보니 냉장고에 넣지 않은채로 마셔서 그랬던 것 같다.
코로나 시절 음식점에서 주류 판매가 제한되면서 각 주류사에서 공격적으로 무알콜 음료를 공격적으로 판촉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사그라든 편이다.
아사히 수퍼드라이의 캔을 거의 그대로 가져온 아사히의 드라이 제로. 매출 넘버 원은 과장광고가 아니라, 무알콜 맥주가 부쩍 줄어든 지금도 편의점에서 대부분 살 수 있다.
올 프리보다 더욱 공격적으로 광고하고 음식점에도 꽤 퍼졌던 기린의 제로이치(零ichi, ゼロイチ)는 어느샌가부터 잘 보이지 않게 되었다.
기린은 기존의 발포주 라인업 탄레이(淡麗) 위주로 바뀐 모양새다.
여러가지 마셔본 무알맥 중 가장 맛있었던 삿포로 무알콜 맥주 고쿠 제로(極ZERO, ごくZERO). 삿포로는 기본 삿포로 맥주 외의 라인업이 슈퍼에도 잘 없어서 아마존에서 사서 마시기도 했다. 스트롱 제로 라인업도 사실 삿포로가 참 맛있는데..
일본에 맛있는 걸 먹으러 와서 무알콜 맥주를 마실 분들은 거의 없겠지만, 일행 중에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이 있으면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무알콜 맥주를 찾아봐도 좋을 것이다. 편의점에는 대부분 드라이 제로 뿐이니 궁금하면 마트나 드럭스토어형 슈퍼에 가도록 하자.
아무튼 그런 정도의 관심이라 처음엔 뭐 컵까지 붙이나.. 하는 정도였는데, 이게 계속 신경이 쓰인다.
게다가 옆에서 보니 2종류가 있는 것이었다. 호오...
귀엽긴 하나 이것때문에 올프리를 12캔이나 마셔야 한다니 이건 아닌 거 같다 하면서 지나쳤다.
..하지만 몇 초 지나지 않아 다른 매대에 진열된 패키지를 보고 나는 패배하고 말았다. 아케이드 게임 키드인 탓에 1P 2P 컬러를 보면 못 참는다.
낑낑대며 예정보다 두 배는 무거워진 장바구니를 들고 집에 도착. 박스를 풀어놓아 보았다.
역시 귀엽다!!
무슨 피규어나 인테리어 용품 마냥 상자도 이쁘다. 아니 무슨 판촉용 패키지를 이리 이쁘게 만들어 놓나..
그리고 개봉.
일본 이자카야에서 병맥주를 시키면, 작은 글라스를 내놓을 때가 많은데,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아서 마실 때는 손이 가볍고 자주 따라주게 되며 더욱 친목을 도모하기 좋다. 그 사이즈를 참 좋아하는데, 집에서 마실 때 그런 크기의 잔이 없어서 항상 정종용 잔에 따라서 마시곤 했다.
일본 소주를 담아도 니혼슈를 담아도 다 어울리는 이 사이즈의 컵이 집에 없었기 때문에 더 반가웠다.
컵만 놓으니 크기를 가늠하기 힘들어 크기비교용 긴 맥주캔. 맥주 중 가장 좋아하는 에비스와 발포주 중 가장 좋아하는 혼키린을 골랐다.
자 다들 잔들 채우세요~
마시다 남은 메이커스 마크 350ml랑도 함께 늘어놓아 본다. 귀여운 것들끼리 잘 놀아..
컵 디자인도 정감이 가는것은 물론, 맥주는 물론 니혼슈나 일본소주도 커버 가능한 분위기가 있다.
건배~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이자카야에서 종종 내 오는 이런 사이즈의 컵을 항상 원했다. 이제는 집에서 홉삐를 마실 때에도 따로 담아주는 느낌을 내기 딱 좋다.
함께보기>>> 일본에서 소맥이 그리울 땐? 홉삐(ホッピー) 세트
다른 소품들과도 늘어놓아 본다.
뭘로 만들었는지 궁금한 96엔짜리 하야시라이스. 조만간 리뷰 예정.
올 프리 컵을 사놓고 맥주만 따라마시고 있어서 올 프리도 한 잔 마셔봤다.
간만에 마시니 오 괜찮은데!? 하는 느낌도 있지만 문제는 역시 뒷맛과 목넘김. 이런 엿...아니 관두자 컵이 이쁘니까.
냉장고에 넣어두니 게임하다 목 마를때 하나씩 꺼내마시기 좋긴 하다☺️
P.S. 행사가 언제까지인지 찾아보려고 검색하니 야후옥션에 올라온 컵이 먼저 눈에 띈다.
하여간 일본 되팔렘(転売屋, てんばいや)들, 정말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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