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자능력 검정 준2급 후기 상편 - 시험 소개 및 준비

 
지난 주말, 일본 한자능력 검정(日本漢字能力検定) 준2급에 응시했다.
작년 이맘때 3급을 따고 올해 2월에 곧장 신청했지만, 갑자기 한국에 가게 되는 등 이런저런 일이 많아서 미뤘다. (한자검정 시험은 2월, 6월 10월로 연3회 치러진다) 그 뒤 시험 자체를 잊고 살다가, 늦여름 쯤에 기억해내고 급히 신청했다. 

 

출처: 일본 한자검정시험 홈페이지(https://www.kanken.or.jp/kanken/)

 
처음 응시했던 것은 5급 시험으로,  코로나가 한참일 때 집에서 할 일이 없어서 했나..? 싶었으나 처음 치른 날짜를 보니 코로나가 어느정도 걷히기 시작할 때였다. 

 
 
5급 시험은 초등학교 6학년 수준이지만, 대학교 졸업 후 손글씨로 일본어를 쓴 적이 거의 없어서 과연 어디까지 가능할까 싶어 최대한 안전한 길을 택했다. 처음 보러갔을 때는 나 외의 전원이 초등학생 꼬꼬마들이라서 좀 부끄러웠다. 4급은 중학생 수준, 3급은 중학교 졸업 수준으로, 매 번 시험을 보러갈 때마다 주위의 아이들이 성장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준2급은 드디어 고등학교 재학 수준. 이번에는 확실히 초등학생은 0명이었고, 중학생 한두 명, 고등학생 및 성인이 많았고 중년 및 노년층도 일부 보였다.

 

시험이 끝난 뒤에도 왠지 뿌듯해서 책을 모두 모아두었다.

 
3급부터는 지난 급수의 한자를 다시 기억해내는 것이 꽤 버거웠다. 준2급은 이전 급수에 비해 신규 한자가 많기도 해서 과연 두 달만에 이걸 다 쳐낼 수 있을까 싶었다.

 
 
문득 급수 별 신규 한자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져서 한 번 찾아서 정리해봤다. 물론 글자 수만 늘어나는 것은 아니고, 5급에서는 획순 문제나 부수이름 문제가 있는 등 출제방식도 조금씩 다르다. 
 

급수	한자 수	신규한자
1급	6,000	3,000
준1급	3,000	864
2급	2,136	185
준2급	1,951	328
3급	1,623	284
4급	1,339	313
5급	1,026	1,026

 
보통 2급까지 따면 되고 일본어 한자를 제대로 파 보고 싶다면 준1급이라는 이야기는 들어 왔다. 하지만 1급의 벽이 이렇게 높을 줄은 몰랐다. 신규 한자랄까 거의 2배에 가까운 글자 수도 그렇고, 殲(섬멸 할 때 섬)같은 복잡한 글자들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그리고 한검 준비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타카하시 서점(高橋書店)의 빈출문제 문제집 시리즈. 4급 때 서점에서 그냥 눈이 가는대로 골랐는데, 정말 시험 직전 굳히기를 하기 편하게 정리되어 있다. 본 교재를 제끼고 이걸로만 해도 되지 싶지만 그러면 한자를 공부하는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시간이 걸려도 정석대로 가고 있다. 

 
하지만 과정만 정석이지, 결국 딱 시험 열흘 전 노란책을 다 보고 문제집을 시작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
준2급은 역시나 어려워서, 문제풀이를 해 보니 붉은 비가 우숫 쏟아진다.

 

3급까지는 객관식 문제가 꽤 많아서 한자를 완벽하게 쓸 수 없어도 어느정도 찍는 것이 가능한 반면, 준2급부터는 80% 이상이 주관식이기 때문에 전부 쓸 수 있어야 한다. 정답을 반도 못 맞췄을 때의 이 좌절감이란..

 
 
대의어 유의어도 3급까지는 한 글자만 쓰면 되지만, 준2급부터는 두 글자를 써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두 배로 상승한다.

 
오답노트에 다시한번 풀어도 기억이 안 나서 다시금 체크할 때는 파란색으로 표시한다. 그리고 시험 직전까지 달달 외우기의 반복.

그렇게 폭풍같은 열흘을 보낸 뒤 시험 당일 새벽 4시.
모의고사에서 괜찮은 점수가 나와서 안심하고 잠에 들었다.

 
시험 후기를 쓰려고 했는데 각 급수 소개와 시험준비 이야기로 분량이 폭증해 버렸다.
시험장 및 시험 후기는 하편에서 이어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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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한자능력 검정 준2급 후기 하편 - 하치오지 중/고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