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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문

[책] 기획서는 한 줄!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16.


 나는 책이나 게임, 음반을 살 때 덤으로 하나를 더 사는 경향이 있다. 발품을 팔았다는 것에 
대한 보상 심리일까. 처음부터 사려고 계획했던 엄청 심사숙고해서 집어드는 반면, 덤으로
사는 것은 긴 생각없이 그냥 집어든다. 생각보다 괜찮은 것이 나올수도 있고, 그와는 달리
직관력의 부족을 실감하며 후회를 할 때도 있다.

 바로 아래의 게임 시나리오 책을 가지고 가격 때문에 살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집어들고 오는 길에, 가끔씩 들춰보는 기획서 관련 코너를 돌다가 냉큼 집어들었다. 이 분
야의 명저로 통하는 'ONE PAGE PROPOSAL'은 그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손을
못대고 있는데, 이 책은 안에 실린 예만 봐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고, 얻은 것도 있었지만 결국 한 줄에 기획을 요약하는 방법론은 얻지
못했다. 후반부에 가서는 대체 한 줄의 기획서는 무슨 이야기였는지 갸우뚱해질 정도. 책을
다 보니 저자 후기에 이런 말이 써 있다.

 이 책을 읽어주신 분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싶다.
'기획서의 한 줄이라는 것은 내용을 정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오카 씨가 인터뷰에서 말했던 바와 같이, 훌륭한 기획서는 상대방
이 핵심이 되는 한 줄을 보았을 때, 머릿속에 영상이 떠오르는 것임
을 전하고 싶었다.
p.196 '마치고 나서'내용 중에서..

  결과적으로 책의 내용은 기획서를 효과적으로 압축 전달하는 노하우, 혹은 통찰이 아니라,
단순히 그와 (약간 연관된) 사례를 모은 것에 불과하다. 사례 자체는 꽤나 괜찮은 것들이라
시간이 아깝지는 않았지만, 각각의 사례들에 대한 교훈만 있을 뿐, 그 사례들에 의해 결정된
일반론이 없다. 

책을 덮어 사이드 커버를 보니 '훌륭한 기획서는 상대방이 핵심이 되는 한 줄을 보았을 때,
머릿속에 영상이 떠오르는 것이다.' 라는 말이 써 있다. 그러나 사례 => 일반론으로 이어지는
통찰이 없기 때문에 방법론 책의 딜레마가 바로 드러난다.

 '누가 그걸 몰라서 못 하나!'라는 딜레마 말이다.

 재미도 있고,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제목과 표제어는 믿지 말자. 제대로 된
것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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