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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문

[책]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1. 1.



 명저를 뒤늦게 접할 때의 아쉬움은 언제나 크지만, 이 책은 좀 더 각별한 케이스다. 대학교에
들어가 캠퍼스 생활을 만끽하던 5월의 봄날 CC까지 되어 그야말로 절정을 이루던 시절, 집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들었다.

 정확히 어디까지 읽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유일하게 기억나는 것은 '패러다임' 이었다.
등교하는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가 '왜 이렇게 생각을 못했을까? 패러다임만 바꾸면 되는데..'
하며 탄성을 질렀다. 모든 것이 새롭게 보였다.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여자친구에게도 철없
는 집착에서 벗어나, 진정한 마음속의 배려를 해 주리라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 날 차였다.......(..) 
 
 다른 일도 많았지만 어쨌든 그 이후 학교생활은 급격한 하락세를 겪었다. 책? 던져 버린지
오래였다. 이 대목에서 모두 푸큭~ 하겠지만 정말 큰 아쉬움은 따로 있다.

 '이 책 반만이라도 읽고 차였으면 좋았을걸...'

왜 그런지는 뒤에 이야기하자.

 그 이후 거의 5년동안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 특히 서점가에 쏟아져나오는 자기계발서들은 너무나
우스워 보였다. ('X분 법칙', 'XX대에 꼭 해야할 XX가지' 같은 책들은 지금도 경멸한다.) 군대에서
친했던 선임병과 근무를 나갈 때 가끔씩 책 이야기를 했는데, 자기계발서 이야기를 하면 난 언제나
냉소적인 태도로 이런 말을 했다.

 '패러다임만 바꾸면 모든 게 달라지지 말입니다. 그런데 누가 그걸 모르겠습니까.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 힘들지 말입니다.'
 (내가 선임병일 때는 '말입니다'를 빼면 된다.) 

 선임병 역시 같은 생각이었고, 우리는 매번 자기계발서를 실컷 비웃곤 했다.

 이 책을 다시 만나고, 한 번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복학 후 2학년 2학기에 들었던 경영
학 수업에서였다. 일일강사로 오신 현역 컨설턴트 분께서 해주신 조언은, 이 책을 처음 접한 이후 지
금까지 20번 가량 이 책을 읽었고, 아직도 아로새기지 못한 부분을 재차 읽고 있다는, 그래서 여러분
들도 반드시 읽어보길 권한다는 이야기였다. 게임개발이건 경영철학이건 무언가 이룩한 사람이 추천
하면 왠지 달라 보이게 마련인지..그 이후로 한번은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또 2년이 더 지나서
바로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왜 읽었는지 참 길기도 하다.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다 읽고 난 감상은 위에 했던 말 그대로..

 '이 책 반만이라도 읽고 차였으면 좋았을걸...'

'7가지 습관'이니까 우선 습관부터 돌아보자.

1. 주도적이 되라
2. 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하라
3. 소중한 것부터 먼저 하라
4. 상호이익을 추구하라
5. 경청한 다음에 이해시켜라
6. 시너지를 활용하라
7. 심신을 단련하라.

 7의 습관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고 2, 4, 6의 습관은 내가 이해를 하지 못한 탓인지 논지가 분명하지 못한
느낌이 들어 무어라 평가를 내릴 수가 없다. 하지만 1, 3, 5의 내용은 거의 절대적이다. 또한 1, 2, 3의 개인
의 승리를 바탕으로 4,5,6의 대인관계의 승리를 이루어내는 연결구조는 그야말로 완벽하다. 더 좋은 책을
발견할 때까지 내 삶의 지침서로 삼기로 했다.

 물론 이쯤 되면 다시금 군대시절의 내가 나타나서 돌을 던지기 시작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고쳐야
할지는 다 알겠는데 과연 그게 마음대로 되냐는 질문에 반박할 생각은 없다. 사실 답이 없는 문제니까. 맞는
말만 쓰여있는 최고의 자기 개발서. 그러나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에게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저자 역시 책에 쓰여있는 것과 똑같이 살 수는 없을 것이다. 그건 사람이 아니라 신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공을 일구어낼 수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그렇게 될 역량이 되지 않
음을 인정한다면, 적어도 나를 이끌어주려는 사람의 진지한 충고를 귀담아 들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책
내용 속의 인상깊었던 개념 몇 가지로 나머지 생각을 대신하고 싶다.

 1차적 강점(성품)
 성격 개발, 커뮤니케이션 기술, 재능을 통한 사회적 인정 등의 2차적 강점은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보일 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결국 1차적 강점이 진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시간관리 매트릭스의 제2상한
 중요성과 긴급성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하면 그 높음과 낮음의 4가지 조합이 나온다. 사람들은 '중요하
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제2상한)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실제로는 '중요하고 긴급한 일'(제1상한) 에 주로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2상한의 활동이 제1상한의 발생을 줄여준다는 것을 생각해 보자.

신임적 위임
 어떤 일을 위임한 사람에게 방법의 선택권을 주고, 그 대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한다. 물론 그 위임은 신뢰에
기반하여야 한다. 이 부분은 몸으로 겪은 내용이 나와서 완전히 내 것이 되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선택의 자유를 주는 것이 자칫 책임전가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

제 4세대 시간관리
 일일 단위로 효율만을 중시하는 제3세대 시간관리 기법은 비인간적이며 그날그날의 대처(주로 제1상한의 해
결)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일주일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집중적으로 역량을 투입하는 시간과 휴식과 영감을
얻기 위한 날 등을 설정하자. 제2상한으로의 이동을 실질적으로 가능하도록 하는 방편이다.
  
  바로 내용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머릿속에 각인된 것이 위의 4가지, 그 외에도 많은 내용이 있지만 아직은
개인적인 것에 치중해 있는 것을 보며 나의 부족함을 체감한다. 최소 1년에 한 번 씩은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