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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문

[책]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4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1. 6.
 
 오래 전에 이 시리즈의 1권을 읽었던 기억이 있는 걸 보면, 언젠가부터 계속 신화를 읽으려고 노력해
왔던 것 같다. 사려던 책이 없어서 아쉬워하며 서점을 나오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그대로 집어들었다.
본래 시리즈로 되어 있으면 1권부터 읽어보는 주의인데, 신화 책에서 시리즈가 의미를 거의 갖지 못한
다는 것을 알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이 책 1권 내용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신화를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것은 유재원 교수님의 '그
리스 신화의 세계'였고, 이윤기씨가 번역한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들춰본 적은 있었지만, 저작을
읽는 것은 사실상 이 책이 처음이다. 헤라클레스 이야기는 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 2권
에서 읽은 적이 있지만, 아르고스 원정대 이야기가 더 많아서였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높이
들어올려져 허리가 꺾여 죽은 안타이오스 정도가 기억나지만, 이는 오래전부터 들었던 이야기고..

 사실 신화 책은 읽을 때마다 새롭긴 하다. 책을 덮을 즈음에는 머릿속에 그려지던 계보가, 새 책을 열
기 시작할 때는 까맣게 잊혀져 있다. 너무나 많은 사건들과 인물들이 뒤섞일 때 이걸 언제 다 읽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다 알아야 한다는 부담만 덜어 버리면 재미있기 그지없다. 알던 이야기도 잊고 있다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다시금 들으면 또다른 맛이 있다. 

 대표적인 신화적 사건이 깔끔하게 정리된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신화와 현대를 잇는 철학이 있는
유재원 교수님의 그리스 신화의 세계에 비교하면, 이윤기씨의 것은 이야기 그 자체다. 오래전에 할머니
에게서 옛날 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페이지를 술술 넘기다 보니 어느새 책이 끝나 있었다. 말로 하는
이야기가 그렇듯이 사족과 했던 이야기의 반복이 많은 편이고 삽화도 지나치게 많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신화에 대한 목마름이 느껴질 때마다 3, 2, 1권을 한 권씩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