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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이야기

[XBOX360] 기타 히어로 2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6. 30.
 회사 동료분이 사오신 거 가지고 매일매일 하다가, 여름 엑박삼돌이 구입전에 미리 질러버렸다..


                                 열어보니 기타를 산 것 같은 느낌.. 기타 하나 사고싶어..

 몇 년 전 아케이드를 휩쓸었던 음악 게임. 비트 매니아를 시작으로 DDR, 드럼매니아, 키보드매니아,
기타 프릭스, 파라파라까지..그리고 아무것도 없다 지금은. 그리고 가마수트라를 뒤적거리다가 한두번
봤던 것이 기타 히어로. 기타 프릭스의 양키버전이겠지..하고 넘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기타 히어로는 기타 프릭스의 컨셉을 그대로 가지고 온 게임이다. 지판대신 버튼을 누르고
피킹 버튼을 사용하는 것이 같으며, 합주할 때는 리드기타, 리듬 기타, 베이스 파트를 나누어 즐길 수 있는
점이 그렇다. 
 
 록의 본고장에서 만들어졌으니 곡의 퀄리티는 뛰어나겠지만 재미 면에서는 크게 다를 것 없다는 것이 내
예상이였다. 그런데, 이 게임....기타 프릭스와 전혀 다르다.  3D로 뿌려지는 화려한 연출화면은 다분히 양
키삘로 이미 아웃오브 안중이니 넘어가고, 다른건 노트 하나뿐인데..이..이게 그야말로..


Feel이 살아있다-_-


 비트매니아도 그렇고 DDR도 그렇지만, 일본산(코나미산)리듬 게임은 일정 수준을 넘어갈 때부터 음악을
즐기기보다는 콤보 기록게임이 된다. DDR에는 퍼포먼스라는 것이 있었지만 그건 그야말로 유저들이 알아서
즐기는 것이였고, 게임이 유도하는 방향은 스테퍼였다.
 또 어려워지는 데에 일종의 패턴이 있다. 사용할 수 있는 키를 빠른 속도로 늘어놓는 것과 2키 이상 조합,
그리고 엇박자가 기본으로, 이 3가지를 얼마나 섞어주느냐가 난이도를 결정한다. 

 기타 프릭스는 3버튼 체계를 사용하는데, 아마도 핑거링이 복잡해지면 즐기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조작 체계라고 생각된다. 동사의 다른 게임들과 달리 왼손의 3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피킹으로 리듬을 타기 때
문에 어려운 난이도가 되면 3버튼 조합에 속주를 결합하는 방식이 가장 많이 등장한다. 근데 여기에 한계점이
있다. 처음에는 기타 사운드를 어느정도 즐길 수가 있는데,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3버튼의 조합과 속주가 결합
되면서 그저 다른 수단을 사용하는 비트매니아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기타 프릭스의 고수를 보면 분명 엄청 잘
하기는 하는데, 전혀 기타를 치는 것 같지가 않다. 드럼 매니아는 잘하는 사람 보면 그래도 좀 멌있는데..

 기타 히어로도 노트와 입력방식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며,  노트에 리듬을 맞출 때의 타격감(?)은 오히려 기타
프릭스에 비해 미약한 편이다. 그러나 난이도가 올라가도 계속적으로 음악을 즐기도록 유도한다는 점이 다르다. 
코나미의 게임들이 결국에는 '리듬 액션'의 한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에 비해 이쪽은 근본적으로 '음악 게임'에
가깝다.  

 기본적으로 모든 곡이 풀사이즈이기 때문에 메인 리프를 계속 반복하면서 곡의 feel을 충실히 느낄 수가
있으며, 트레몰로 암을 원하는 곳에 사용해서 자신만의 느낌을 살려낼 여지를 주기도 한다. 곡에 익숙해진
후 긴 서스테인이 걸릴 때 나름대로의 Feel에 따라 사용해주면 정말 기타리스트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초보 난이도에서는 비교적 쉬운 노트가 계속되지만 feel을 느끼는 데에는 충분.


                  파워코드 잡고 좡~~~~칠 때의 그 느낌. 트래몰로 암을 섞어가며 쓰면 더 좋다.
                                                                                         (스샷출처: 루리웹)

 그러나 진가는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나타난다. 노트가 어려워지긴 하는데, 이건 어떤 '어려운 패턴'의 조합이
아니다. 곡마다 노트의 패턴이 완전히 달라서 어떤 곡을 연습하다 보면 정말 그 곡 하나를 연습하는 느낌이 든
다. 기타 프릭스와 달리 끊기지 않는 콤보에 집착하기보다 원곡을 연주하는 느낌에 좀 더 근접하게 되며, 음악
자체를 즐기게 된다. 

 또 다른 이유는 지판의 5버튼 체계. 난이도가 올라갈 때 조합 중심이 아니라 핑거링 위주로 게임을 하게 되기
때문에 더욱 기타를 연주할 때의 느낌에 가깝게 된다. 5번째 버튼은 미디엄 -> 하드로 넘어갈 때 하나의 장벽이
되는데,  4손가락을 넘는 것은 너무하지 않나!하고 생각되지만, 3손가락을 이용해서 슬라이드를 할 수 있게 되면
또한번 기타칠 때의 감흥을 얻을 수 있다.

 하여간, '기타 연주'를 시뮬레이션하는 데 있어서는 기타 프릭스보다 훨씬 뛰어난 느낌을 주는 것이 이 게임의
재미가 아닌가 싶다. 게임이라는 것이 '시뮬레이션' 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상기시킬 정도. 나처럼 어
설프게 일렉기타를 하다가 포기한 사람에게 엄청난 대리 만족감을 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