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멋대로 이 카테고리에 포스팅합니다. 그냥, 슬램덩크 다시 본 기념 포스팅이랄까요..;
부제가 4강격돌!! 원작의 연재가 북산이 전국대회에 진출할 즈음에 나온 게임이였다.
프리스타일 때문에 오랜만에 슬램덩크를 보고, 만화를 보면서 다시 프리스타일을 하고 싶어지는 나를 보면 요즘은 거의 일반화된 원소스 멀티유즈란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프리스타일과 슬램덩크가 그런 관계는 아니지만..) 그러다 문득 떠오른 것이 6학년 때 했던 SFC용 슬램덩크. SF2 터보에 이어 두번째로 산 신품 팩이였다. 흰 바탕에 강백호 그림이 그려진 아주 깔끔한 케이스였는데...9만원이였던가..요즘 상황을 생각하면 기절초풍할 가격.
만화의 초인기덕에 당시 게임지에서도 신작 정보에 두달 정도 소개되었고 나 역시 만화를 너무나 좋아하던 터라 생일시즌을 이용해서 손에 넣었다. 내가 슬램덩크를 보면서 프리스타일을 하고 싶어지는 그런 모티베이션을 노리고 만들어진 것이 이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슬램덩크
94년 가을에 발매된 반다이의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 FC시절 원작을 게임화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던, 원작을 상상하면서 플레이하던 1세대 캐릭터 게임을 지나 그래픽 표현능력이 훨씬 뛰어난 SFC에서는 상상력을 동원하지 않고
어느 정도 원작의 느낌을 새로 살릴 수 있는 게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물론 건담 계열 액션게임들이나 대전액션으로 나온 북두의 권 시리즈는 '캐릭터 게임은 어쩔 수 없다' 라는 인식을 게이머들의 머릿속에 심어주긴 했지만, '드래곤볼Z 초무투전' 처럼 원작의 팬들이 가장 열광하는 요소를 스펙에 맞에 적절히 구현해 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작품도 있었다. 이 게임은 그 과도기에 나온 게임들 중 하나였다.
'스라무 당~~~크!' 라는 강백호(사쿠라기)의 음성이 나온 후 시작되는 오프닝.
SFC의 그래픽 능력으로 표현된 강백호. 이정도면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아도 된다.
SFC의 확대 축소 기능을 활용하여 1인칭으로 표현된 드리블 장면
슬램 덩크! 이 정도면 원작의 느낌을 충실히 살려냈다고 평가할 만하다.
드래곤 볼의 세일즈 포인트중 하나는 원작 애니메이션 성우의 기용이였다. 전원을 켜면 나오는 손오공의 음성을 기억하는지? 슬램덩크 역시 강백호의 외침으로 시작되긴 하지만. 그걸로 끝이다. 이는 기합 소리나 기술명을 외치는 등의 간단한 음성 삽입으로 원작의 느낌을 살릴 수 있었던 드래곤 볼과는 장르 자체가 다른 탓일 것이다.
그럼, 게임을 시작해보자.
스토리 모드는 원작의 다이제스트를 보여주며 시합을 진행해 나가는 모드이다.
농구 좋아하세요? 그녀의 이름은 채소연. 그 만남을 계기로....(진부할 정도로 다 아는 사실이군..) '서태웅?? ' '어차피 짝사랑인걸...' 'OTL..'
원작의 주옥같은 장면들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PC엔진의 비주얼이 부럽지 않았던 부분.
스토리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튜토리얼
속공 화면에서 바로 레이업 장면으로 이어진다. Y버튼을 타이밍 좋게 누르면 OK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게임을 제압한다!!
A버튼 연타로 스크린 아웃 후 타이밍 좋게 Y버튼을 눌러 리바운드를 한다. 손이 빠른자가 게임을 제압한다;
두 가지의 기본조작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게임은 캡틴 츠바사와 같은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SFC의 사양으로 어줍잖은 농구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 차라리 비주얼을 강조한 형식을 선택한 것이다. 그 시도의 성공과 실패 여부에
관계없이, 캐릭터 게임으로서 이것은 아주 잘 된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SFC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의 아케이드로도 이 정도인 것을 보면 SFC판은 꽤나 훌륭한 선택인 듯 싶다. 이런 식으로 만들었다면 얼마나 조악한 화면이 나왔을지 상상해 보자..끔찍하다. 더 중요한 것은 원작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 SFC판이라는 사실이다.
어쨌든 게임의 흐름을 살펴보면..
슈팅시에는 공격자와 수비자가 Y버튼으로 각각 슛과 블로킹의 타이밍 승부를 한다. 슈팅 성공률은 캐릭터의 능력치에 따라 바뀌고, 프리드로우는 기존 게임과 비슷한 형식으로 구현되어 있다.
게임은 이와 같이 '전체 맵 화면에서의 진행' -> '마크나 패스 등의 개별 동작' -> '슛 동작'의 세가지 단계로 진행되고 전체 화면에서 수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노마크가 되거나 심리전에서 지면 스틸을 허용하기도 하는 등. 원작의 경기 장면들을 간단한 조작으로 재현할 수 있도록 잘 구현되어 있다.
하지만 연타나 4지선다의 의사결정 시스템은 대전 시에는괜찮은 재미를 주지만 대CPU전에서는 그저 확률에 의존하는 게임플레이에 그치고 만다. 무엇보다 연타만 하느라 손가락이 아프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 게임의 밸런스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요소는 바로 속공이다. 뭐 실제 농구에서도 속공은 자주 쓰이기도 하지만 이 게임에서의 속공은 패스도 아니고 그냥 속공을 시도한 캐릭터가 바로 레이업을 해 버리기 때문에 여차하면 속공만 해 버린다. 하드 모드로 해도 CPU는 속공에 대책이 없다.
속공을 시도하면 고요한 경기장에 혼자가 되고 바로 레이업 or 덩크로 넘어간다. 게임속에 구현된 수많은 의사결정은 속공 플레이로 일원화되어 모두 무시되어 버린다. 재미를 위해 속공을 배제하고 플레이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런가...(..)
속공을 빼고 생각하더라도, 앨리웁 이외에 슛 페이크나 레이업 페이크 등 원작에서 수비하던 캐릭터들의 눈을 하얗게(?) 만드는 플레이는 이 게임에서 불가능하다. 전체 화면에서 패스할 수 있는 캐릭터는 제한되고, 한번 슛 화면으로 전환되면 패스를 할 수도 없다. 결국 게임플레이는 준비된 화면에서의 타이밍과 연타 싸움으로 일관되어 버린다.
전체 맵과 세부 경기화면의 이질감도 문제. 배경이라도 한장 깔았으면 괜찮았을 텐데 시커먼 암흑 속에서의 계속되는 1:1은 경기의 역동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채택하고도 커맨드 선택방식이였던 캡틴 츠바사
보다 경기가 끊어지는 느낌을 더 자주 받게 된다.
포메이션 설정도 준비되어 있다. A버튼을 눌러 어드바이스를 들어보자
'홋홋홋, 너희들은 강하다' 원작 재현도 100% -_-;
근 몇년 사이 반다이제 캐릭터 게임들의 퀄리티가 눈에 띄게 상승해서 최근 발매된 드래곤볼 spaking에 이르러서는 원작을 120%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와 동시에 회자되는 암흑기의 게임군에 이 게임도 포함시켜야 할 지..'캐릭터 게임' 으로서는 원작의 재현도 면에서 더없이 뛰어난데 '게임'으로 보자면 껄쩍지근한 부분이 많다.
팀별로 밸런스가 맞춰져 있다기 보다는 에이스의 슛 성공률이 엄청나게 높은 정도의 차이다.
비주얼뿐만 아니라 SD캐릭터의 연기도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 이런 점은 정말 괜찮은데..
패스워드 화면에까지 이런 센스를..패스워드가 캐릭터 이름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건 서태웅.
당시의 기술과 하드의 스펙으로 슬램덩크를 게임화하는 데에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장벽이 엄청났다고나 할까..지금의 기술이라면 NBA LIVE시리즈의 시스템을 어느정도 차용해서 셀 쉐이딩 정도 입혀서 나오지 않았을까?
게임성이 어땠던지간에 이 게임에서 제한된 스펙을 가지고 어떻게든 원작의 느낌의 느낌을 살리려고 한 노력은 분명 돋보인다. 이런 기술적 고민을 하지 않고 '원작을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가' 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캐릭터 게임에서만큼은 그래픽 표현능력의 발전이 분명 긍정적 역할을 한 것 같다.
그래도 이 게임은 당시 반다이의 캐릭터 게임들 중에서 괜찮은 축에 속한다. 때문에 꽤나 팔렸는지 이후 그래픽이 파워업되고 슈팅시 약간의 음성이 나오도록 파워업한 2편과 SD캐릭터들로 이루어진 농구게임이 나왔다. 2편은 당시에 해보질 못해서 잠깐 해봤는데 게임성은 1편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였고, SD슬램덩크는 만약 슬램덩크를 스포츠 시뮬레이션이 아닌 농구게임 그대로 만들었다면 딱 이랬을 거라는 추측대로였다. 이도저도 아닌 평이한 게임이고 SD이기 때문에 원작의 맛이 살아있지도 않다.
1년만에 환골탈태한 오프닝 화면. 약간의 애니메이션도 들어가 있다.
이펙트와 애니메이션이 좀 늘어났을 뿐 게임성은 비슷하다. SD캐릭터는 전작이 더 나은 느낌도 들고..
SD슬램덩크는 그냥 평이한 농구게임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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