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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리뷰

[DS] 소라토로보 그리고 CODA로(Solatorobo それからCODAへ)

꿈토끼양 2011. 3. 26. 22:24


2010년 10월 28일 반다이남코에서 닌텐도 DS용으로 발매한 《소라토로보 그리고 CODA로(Solatorobo それからCODAへ)》의 플레이를 마쳤다(개발사는 사이버커넥트2). 큰 사전 지식 없이 '액션 RPG'라는 장르만 보고 무턱대고 골랐는데, 알고 보니 《테일 콘체르토》라는 작품의 세계관을 잇는 후속작이었고, 구상 10년에 제작 3년, 그러니까 무려 13년이라는 시간을 들여서 만든 초대작이었다.

(이 글에는 설정이나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담겨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게임 타이틀 화면의 로고. 게임 안에서도 화면 로딩 때마다 등장한다.
엔딩을 보기 전에는 화면의 배경색이 다르다.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この感動を、あなたにも。2画面アニメーション×アクション×RPG。まったく新しい超未来・空想科学ファンタジー、誕生!(이 감동을 당신에게도. 2화면 애니메이션×액션×RPG. 완전히 새로운 초미래・공상과학 판타지 탄생!)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쓰여 있다. 난 일단 여기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물론 감동은 있지만 스토리가 전혀 새롭지도 않거니와(정석 중의 정석이다), 공상과학 요소는 후반부나 되어야 구체화되고, RPG적 요소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캐릭터 및 세계관

주인공은 정의에 살고 정의에 죽는 의리파 사나이 레드. 말투는 거칠지만 올곧고 굳은 심지를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소년 만화 스타일의 주인공이다. 그에게는 언제나 해맑은 동생(의붓동생이지만) 쇼콜라가 곁에서 든든하게 서포트를 해 주고, 초반에 합류하는 의문의 로리 소년(?) 아니 소녀 엘은 궁극의 츤데레다. 그 외에도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캐릭터성이 정교하게 녹아 있다.

수많은 팬 층을 확보하고 있을 것 같은 엘. 쿨한 척하지만 사실은 쿨하지 않다.

이미 알려져 있듯, 이 게임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다. 나는 2부 구성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플레이했기 때문에 1부가 끝났을 때 이 정도의 볼륨으로 엔딩이 나오는 것에 깜짝 놀랐는데, 알고 보니 뒤에 2부가 있었다.

1부는 정말 전형적인 판타지 영웅물이다. 이 세계에 잠든 거대한 힘을 깨워 자기의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악당이 있고, 그 악당을 막기 위해 특별한 힘을 지닌(메달리온에게 선택받은) 주인공이 결정석을 모으러 다닌다. 결정석은 악당 역시 찾고 있는 물건으로, 거대한 힘을 깨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건. 주인공도 그 결정석을 찾아 거대한 힘을 봉인하고자 한다.

1부까지 봤을 땐, 세계관에 빠져들지 못한 나는 정말 게임을 그만두려고 했다. 너무 뻔한 스토리라 전혀 감동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게임이라도 재밌어야 하는데, 조작이 쉬운 건 좋았지만 난이도가 너무 낮아서(액션 게임을 정말 못하는 내가 단 한 번도 게임오버되지 않고 끝까지 클리어를 했다... 이건 문제 있는 거다.) 내가 대체 이걸 왜 하고 있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고작 A 버튼 누르면서 이야기를 읽으려고 이렇게 게임하는 게 아닌데 싶어서.

2부에서는 1부의 스토리가 갑자기 크게 확장된다. 1부에서 봉인하려 했던 거대한 힘은 알고 보면 2개의 티타노마키나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고, 이 큰 기계를 부릴 수 있는 두 하이브리드(겉으로 보기에 인간처럼 생긴, 바이온과 과학자 멜베유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가 등장한다. 이 하이브리드들은 오더(명령)를 받아 더 큰 존재 타르타로스를 불러내게 되고, 바이온은 타르타로스를 이용해서 이 세계를 리셋하는 명령어 CODA를 수행하려 한다. 그리고 주인공인 레드 역시 멜베유가 만든 하이브리드이며, 게다가 실패작이기까지 했던 충격적인 과거가 밝혀진다.

이렇게 2부로 들어서자 갑자기 고유명사와 외래어가 남발되는 바람에, 팔시가 어쩌고 루시가 어쩌고 하던 파이널판타지 13이 떠오르기도 했다. 조금만 정신줄을 놓고 있어도 스토리를 놓치는... 하지만 큰 스토리 라인은 단순하다. 지금 이 세계는 과연 완전한가?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NO라고 생각한 바이온은 CODA를 발동시켜 이 세계를 리셋하고자 한다. 하지만 뜨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실패작으로 분류되어 폐기 처리되고 오더를 거부하기까지 한 주인공 레드는, 불완전한 사람들이 서로 마음을 합쳐 살아가기에 이 세상은 더욱 가치가 있다며, 모두가 노력해서 반드시 멋진 세계를 만들어 보일 것을 바이온 앞에 맹세한다.

하지만 아무리 멋있어도 어쨌든 주인공은 짐승...

탄탄한 세계관이 이런 게임 하나로 끝나기에는 너무 아깝다. 너무 정석다워서 다소 뻔해 보였던 1부의 전개도, 좀 더 살을 붙여 길게 만들었더라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좋은 연출로 더 재미있게 풀 수 있었을 것 같다. 실제로 게임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게임 치고는 대사가 너무 많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접근을 달리 하거나, 차라리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게 더 적절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캐릭터는 노렸다. 노려도 제대로 노렸다.
개나 고양이와 같은 수인(獸人)계 캐릭터, 로봇물을 바탕으로 한 공상과학, 거기다 로리까지. 각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노리고 치밀하게 만들어졌다. 아쉽게도 나는 셋 다 크게 흥미가 없어서 이 세계관에 깊이 빠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몰입이 힘들어서 많이 아쉬웠다. 무엇보다도 스토리와 세계관에 큰 비중을 둔 게임이기 때문이다. (설정화만 1000장이 넘는다고 하니...)

오른쪽은 퀘스트를 주는 NPC 프로마쥬. 외모도 말투도, 아예 대놓고 귀엽다.

그리고 스토리에 자신이 있었던 건 좋은데, 1부 초반부터 너무 유저에게 세계관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느껴져서 나는 좀 불편했다. 마치 '우리 이렇게 대단한 거 만들었으니까, 너 빠질걸? 빠져야 할걸?' 하고 강요하는 느낌이 들어서...

아주 초반에 등장하는, 검은고양이단의 꼬마들을 잡으면 주어지는 보상.
게임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걸 주려나 싶었더니, 보상은 일러스트다.

가장 처음 가게 되는 큰 마을에 있는 가게. 뭘 팔고 있나 궁금해서 봤더니 게임 무비다.
커스텀 파츠를 사야 하는 돈을 쪼개서 이 기념품을 사야 할까?
이런 가게는 후반에 등장해도 충분할 것 같은데...

그러나 라이브러리 공개는 좋았다. 너무 극초반에 열린 메뉴도 아니고, 또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각 항목이 열람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플레이하다가 세계관에 빠져들 때 즈음해서 읽어 보면 무척 재밌고 흥미롭다.

점점 게이지가 쌓여서 1/3선을 넘을 때마다 정보가 열린다.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자료. 이런 오마케는 좋다.

■게임성

게임성이라는 건 한마디로 정리되는 게 아니긴 하지만, 어쨌든 하나의 게임으로서 내가 느낀 점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1부는 '세계관에 빠지지 못하면 재미를 느낄 수 없는 게임'이었고, 2부는 '세계관에 빠지면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둘이 뭐가 다르냐 물을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다르다. 2부는 세계관에 빠지든 말든 게임은 계속할 수 있다. 그러나 1부는 세계관과 안 맞으면 진행 자체가 힘들다. 대화의 비중이 높고, 게임 플레이가 딱히 흥미진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2부에서는 새로운 기체 타입이 등장하고 보스와의 전투 패턴이 달라지는 등 게임 내적으로도 진화가 있고, 또 스토리 역시 급물살을 타고 전개되기 때문에 1부보다는 긴장감이 있는 상태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상자를 지정된 장소로 옮겨 놔야 하는 장면. 게임 초반부터 그렇게나 상자를 옮기란다.
A 버튼 눌러서 다른 곳으로 상자 옮겨 놓는 게 그렇게 재밌나? 기계를 던지고 싶었다.

장르가 '액션 RPG'라고 되어 있지만, RPG적인 요소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기껏해야 경험치가 쌓이면 레벨이 오르고, 그에 따라 기본 HP가 올라가는 정도. HP를 제외한 다른 패러미터는 레벨업으로 올리는 게 아니라 커스텀(상점에서 파는 커스텀 부품을 사서 세팅)을 해야 올릴 수 있으므로, RPG스러운 성장은 아니다.

전반적인 스토리 진행은 어드벤처와 유사하다. 간간이 두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도 등장하는데, 사실 어느 것을 고르든 진행에 큰 차이는 없다. 게다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 자체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가령 창고 앞에서 망을 보던 사람이 '돈을 줄 테니 모른 척해 달라'고 회유하는 장면에서는 보통의 어드벤처라면 '그럴 순 없지!'와 '그럼 그렇게 할까?'와 같은 상반되는 선택지가 등장할 텐데, 여기서는 '그럴 순 없지!'와 '지금 나랑 장난해?'가 표시된다... 아니 대체 왜 고르라고 하는 거지? ㅋㅋ

전투는 더더욱 RPG와는 관련이 없고, 그냥 액션 그 자체다. 하지만 주인공의 조작은 매우 단순하다. 로봇을 탄 주인공이 A 버튼을 눌러 물체를 잡고, 한 번 더 A 버튼을 눌러 그 물체를 던지거나 제자리에 내려놓는 게 기본 조작. 공격 동작은 이게 전부다. 그리고 보조 동작으로 B 버튼을 1번 누르면 점프, 빠르게 2번 누르면 대시를 할 수 있다. 적을 잡아서 던질 때 점프를 하면서 던지면 공중 콤보 발동이 되어서 더 효율적으로 대미지를 입힐 수 있다.

이렇게 심플한 기본 조작은 정말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설마 적을 잡아서 던지는 패턴만 있지는 않을 테고, 이 간단한 조작을 살릴 수 있는 상황을 어떻게 다양하게 만들어서 풀어 나갈지가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금 실망했지만... (바로 위의 스크린샷 '상자 옮겨놓기'를 봐도 내가 얼마나 실망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_-;) 그렇다고 조작을 복잡하게 넣어서 숙련자들만 즐길 수 있게 했다면 그쪽이 더 피곤했을 것이기 때문에, 다소 플레이가 지루해도 심플한 조작을 채택한 것을 높게 사고 싶다. 단지, 예상만큼 장점을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들 뿐이다. ㅠㅜ

적이 미사일을 날린다.

이걸 잡아서 도로 적에게 던진다.

반격을 맞은 적은 대미지를 입는다. 원거리 공략의 기본.

2부에서는 기체 타입이 추가되면서 기체의 특징에 따라 각각 다른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데, 십자 버튼을 누르면서 공격하면 발동된다. 기체 자체의 성능도 다르거니와, 기체마다 다른 스킬이 있다는 건 정말 흥미로운 부분이다. 실제로 상황에 맞춰 다른 기체로 갈아타면서 이동하고 싸우는 부분이 꽤 재밌었다. 나오려면 1부부터 나오지, 왜 2부부터 나왔을까!! (스토리 진행상 어쩔 수 없었겠지만..)

스피드가 올라가고 방어가 내려가는 타입R.
정말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조작이 상쾌하다.

그런데 B 버튼을 점프와 대시라는 두 조작에 동시에 할당한 것은 좀 에러다. 급하게 점프를 하려다가 버튼을 2번 이상 누르는 바람에 대시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부에서는 그나마 기체가 동일하니 실수가 덜한데, 2부에서는 공중에서 B 버튼을 연타하면 살짝 날아오르는 기체가 추가되면서 대시가 오작동되는 빈도가 더욱 높아진다. 차라리 로봇을 타고 내리는 조작을 다른 버튼에 할당하고, 대시를 Y 버튼에 할당했다면 좀 더 쾌적하지 않았을까?

타입R을 타고...

점프해서 날아오르려 했는데

B 버튼을 빨리 눌러서 그만 대시가...

그뿐 아니라 주인공이 로봇에서 내려서 조작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 퍼즐을 풀어 나가는 느낌으로 각각의 상황에 맞게 로봇을 내렸다가 탔다가 하면서 조작한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정말 좋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대부분의 스테이지 설계가 그렇게 재미있게 되어 있지 않았다는 거다. 기발한 기믹도 없었고... 그냥 똥개 훈련시킨다는 느낌.

사다리는 로봇을 탄 상태에서는 오르내릴 수 없다.

로봇을 내리면 A 버튼 아이콘이 표시된다.

올라가서 기계를 조작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좋았던 점은, 곳곳에 P크리스텔(커스텀을 하기 위한 슬롯을 뚫을 수 있는 아이템)이 숨어 있어서 로봇을 내린 상태로 획득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숨은 아이템이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이고, 이를 조작과 결부시켜 놓았던 점이 좋았다.

마을 한쪽에 숨어 있는 P크리스텔. 반짝거리고 있다. 내려서 획득!

게임 진행은 전반적으로 굉장히 친절하다. 처음 접하는 조작이나 아이템이 나오면 반드시 설명이 등장하고, 설명을 볼지 안 볼지는 유저가 선택할 수 있으며 추후에 헬프 메뉴를 통해 다시 확인할 수도 있다. 편하고 좋다.

퀘스트를 완료하고 나면 반드시 저장할지를 물어본다.
힘들게 퀘 깼는데 세이브 포인트 언제 나오나 조마조마한 유저에게는 반갑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게 반드시 좋지만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진행하다 보면 너무너무너무 지나치게 친절해서 오히려 재미가 반감되는 대목이 많다. 그냥 게임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기 때문에 머리를 쓰지 않아도 되고, 이 조작의 어디에서 재미를 찾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머리를 써서 진행해야 하는 퍼즐 같은 스테이지인데(방 이름도 しかけ部屋)
무엇을 하면 되는지를 친절히 알려준다.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프로마쥬의 분실물 퀘스트. 추리 퀘스트인데 아주 대놓고 저 구멍을 찾아보란다.
나는 쟤가 가리키는 구멍 앞으로 가서 A 버튼만 누르면 된다. 이게 재밌나? 


기껏 목적지로 왔더니 아까 왔던 곳으로 돌아가서 락커를 찾아보란다.
이건 진정한 의미의 똥개 훈련?

게다가... 성공하더라도 몇 번을 반복할 수 있는 초록색 퀘스트의 경우, 2번 이상 반복하면 대사를 좀 줄여 줄 법도 한데 처음 들었던 길고 긴 대사를 계속 듣고 있어야 한다. 또한 시간 내에 비행기를 타고 정해진 코스를 가야 하는 퀘스트에서 실패하게 되면, 몇 번이고 재도전을 해서 좋은 기록을 내어 퀘스트 완료를 할 수 있는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실패 후 재도전을 해 보겠냐는 메시지가 나오지 않는다. 그냥 강제로 퀘스트 클리어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다시 퀘스트를 받아서 길고 긴 대사를 처음부터 다시 들은 후 퀘스트 진행을 해야 한다. 이건 친절함이 아니라 유저에 대해 여기까지 배려를 하지 않는 거다.

니가 구워 준 파이가 뜨겁다는 걸 2회차 이후에도 계속 강조해야겠니? 


말이 나온 김에 퀘스트의 이야기를 해 보자. 주인공이 퀘스트를 받아 수행하고 그 돈으로 생활을 하는 헌터라는 직업상, 이 게임에서는 퀘스트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방문하는 마을마다 퀘스트 집이 있을 정도로 퀘스트 중심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퀘스트 중에는 게임 스토리와 관련이 있어서 진행하지 않으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필수 퀘스트도 있고, 선택해서 수행할 수 있는 보조 퀘스트도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거의 다 필수로 해야 하는 퀘스트라는 게 맹점. 이게 무슨 소린고 하니, 퀘스트를 수행하다 보면 헌터 랭크라는 것이 올라가는데, 진행하다 보면 필수 퀘스트를 받기 위해서는 일정 헌터 랭크가 필요한 상황이 오기 때문이다. 올클리어를 하고 넘어가야 하는 성격상 나는 1부에서는 무조건 모든 퀘스트를 클리어하면서 진행했는데, 2부에서는 빨리 엔딩을 보고 싶은 마음에 몇 번쯤 퀘스트들을 넘겼다. 그랬더니 바로 아래와 같은 상황이 왔다.

나의 헌터 랭크는 7, 필수 퀘스트를 받을 수 있는 랭크는 8.

고작 몇 번 퀘스트 스킵했다고 이러기야?

필수와 선택으로 나뉘어 있지만 결국엔 거의 모든 퀘스트를 겪어야 하고, RPG의 탈을 쓰고 있지만 갈 수 있는 곳이 정해져 있는(필드에 나가서 몹 잡으며 레벨업을 할 수도 없다) 일직선 진행의 게임. 언뜻 보기에는 자유로워 보이지만 사실은 자율도가 매우 낮다는 점에서, 95000등에서 1등으로 올라가야 하지만 알고 보면 95000명이랑은 싸울 필요가 없고 정해진 수순을 밟아 차근차근 싸우면 되는 라스트 랭커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도 듀엘십에서의 전투나 기계 낚시, 에어로보 그랑프리 등의 미니 게임도 준비되어 있다. 이런 부분은 참 좋은데, 메인 게임에서 많이 아쉬웠던 건 사실이다.

■그래픽, 사운드

게임성을 떠나서 감탄한 부분.

특히 그래픽은 정말 압권이다. DS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그래픽이 아닐까? 2D와 3D의 적절한 혼합도 좋고, 전환도 부드럽다.

옆에 난 계단으로 올라가면...

시점이 바뀌면서 파란 하늘이 보인다!

다 올라가면 또 시점이 바뀐다. 전환이 굉장히 부드럽다.

또한 화면이 너무 예쁘다. 방문할 수 있는 각 마을들은 각자 특색이 있고, 다들 정말 아름답다. 개중에는 폐허처럼 생긴 마을도 있지만, 그것도 마을의 특색. 멋있게 만들어져 있다.

 

물이 컨셉인 도시. 마치 베네치아 같다.

정말 베네치아를 모티브로 만들어졌을까? 곤돌라도 탈 수 있다! 용도가 제한적이긴 하지만...

스타독스 커피에서 뿜었다.

산호초가 뒤덮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

음악도 좋았지만 게임 전반에 들어간 음성도 좋았다. 대사를 하나하나 읽는 건 아니고 상황에 맞는 의성어 내지는 짧은 인사말이 들어가 있는데, 독특하게도 모두 프랑스어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에는 의아했는데 듣다 보니 익숙해졌고, 나중엔 듣기 좋았다. 그러나 레드의 대사 중 '논다 썅!!'이라는 말이 나올 때는 자꾸만 흠칫했다 ㅋㅋㅋ 너무 리얼하게 욕 같아서...

이상으로 소라토로보를 플레이하며 느낀 점을 정리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소감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A 버튼을 누르면서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고 나온 느낌'이다. 난이도가 높지 않고 조작도 간단해서 전투 시의 박진감은 떨어졌으나, 반면 캐릭터 설정과 스토리 라인이 매우 탄탄해서 하나의 이야기로는 아주 잘 정리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을 게임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에서는 아쉬움이 많았지만... 이미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다 스포일러를 당해서 플레이를 해도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 세계관을 좋아하시는 분은 한 번쯤 플레이해 봐도 좋을 것 같다.

클리어 후 표시되는 화면. 총 플레이 시간은 약 16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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