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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소통/표현 노트

처음 본 일본어 표현 메모②

by 대학맛탕 2024. 3. 26.

지난글보기>>> 처음 본 일본어 표현 메모①

하지만 2년 쯤 전에 유키가 갑자기 자퇴했다고 알려졌다.
요헤이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으로 자퇴한 이유도, 그 후의 진로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춘소프트의 사운드 노벨 거리(街) 의 한 장면. 이 게임에는 TIP라는 시스템이 있어, 플레이 도중 특정 단어가 하늘색으로 표시되고, 선택하면 해설을 해 준다. 게임에 중요한 단서만 있는 것 같지만 그냥 쓸데없는 잡담도 많다. 특유의 문체로 읽는 맛이 있어 중간중간 이거 읽느라 시간을 다 빼앗긴다. 
 
 이번에는 거리의 스크린샷을 몇 장 포함한  표현 10개를 소개한다.
 

1. 寝耳に水(ねみみにみず) - 예상치 못한 일에 크게 놀람. 

자는 동안에 홍수가 밀려들어와 큰 소리를 듣고 깨는 상황이 어원이라고 한다. 네이버 사전에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나오는데 그건 좀 뜬금포에 가까운 뜻이라 위 에 번역한 상황에서는 청천벽력이 좀 더 적절할 듯.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 놀랄 때를 일컫는 말.
빨리 발음할 때 헷갈리도록 할 의도는 없다.
하지만 이걸 연속해서 세 번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한번 해 보시기를.
 
반말하다가 갑자기 존댓말해서 뭐 이런 문체가 다 있지? 했는데 번역해놓고 보니 이 블로그의 문체와 상당히 흡사하다-_-;
 
 

2. 目を剥く(めをむく) - 눈을 치켜뜨다, 부라리다

눈꺼풀이 까뒤집어질 정도로 눈을 크게 뜬다는 의미인데, 이런 문맥이면 '눈이 휘둥그래지다'로 의역하는 것이 좋을 듯. 

아마미야, 그 팔 왜그래?
아, 그게.. 이거, 폭탄이에요.
뭐라고?!
 

3. サボる - 게으름 피우다. 농땡피다. 땡땡이치다

처음보긴 커녕 넘나 자주 쓰는 말이었는데. 세상에 프랑스어 사보타지에 る를 붙인 거였다. (왠지 다 아는데 나만 몰랐을 것 같은..) 비슷한 조어로는 バグる(버그가 발생하다) 가 있다.
 

 
사보타지. 프랑스어.
20세기 초, 투쟁 중이던 프랑스의 노동자들이 사보(나무신)으로 기계를 부수던 것에서 유래했다. 일부러 일의 능률을 떨어뜨려 고용주에 손해를 끼침으로서, 분쟁 시 노동자 측의 무기가 되었다. 그것이 바뀌어 게으름핀다는 의미가 되었다. サボる의 어원.
 

4. ハメ技(はめわざ) - 얍삽이

처음 보는 표현은 아니지만 좋은 뜻풀이를 발견하여 싣는다.

 
게임 그 자체가 갖는 일종의 설계 미스(버그)를 이용한 기술.
격투게임 이외에서는 말려들기, 비기라고도 불리운다. 여기 걸리면 아무리 애를 써도 이길 가능성은 제로. 플레이어의 본실력을 보여주는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모르고 쓰면 무지한 사람, 알고 쓰면 비겁자라는 낙인이 찍힌다.
 
ハマリパターン은 당하는 쪽이 嵌る(はまる, 함정에 빠지다)했다는 뜻으로, 일단 말려들기라고 써놓긴 했지만 어떻게 번역하지..? 〇〇パターン 이런 표현 많이 쓰는데.. 裏ワザ는 비기(秘技)로 번역했지만 한국에서 잘 안 쓰는 말이니 뉘앙스에 따라서는 꼼수 정도로 번역하도 되겠다.
 

5. どういう風の吹き回しか(どういうかぜのふきまわしか) -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한국 사람이라면 처음 들어도 대충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한 표현이지만, 마지막의 吹き回し가 딱 들어오지 않을 듯. 바람도 일본어 표현에 다양하게 변용되어 쓰인다. 예를 들어 追い風が吹く(おいかぜがふく)는 항해할 때 순풍이 불듯 일이 술술 풀려나간다는 뜻. 
 

6. 野沢菜(のざわな)

갓. 갓김치의 그 갓.
 
처음 간 라멘집에 밑반찬으로 놓여있길래 신기해하며 먹어봤더랬다. 일본에서는 대부분 소금이나 식초에 절여 그냥 시큼하게 먹는 오싱(おしんこ) 식 조리법이 많아서 갓도 그렇게 먹는다. 고추장을 넣은 듯한 소스에 갓간장(能沢醤油)라고 써붙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醤油(しょうゆ、간장)이라고 쓰여있는 것이 아니라 醤만 있고 ジャン(장)이라고 읽고 있었다. 그대로 번역하면 갓장. 한국에서도 게장을 쓰니 용법으로서는 같다고 볼 수 있겠다. 醤은 음독 ショウ 훈독 ひしお인데, ジャン도 통용되나 보다.

 
 
 

7. お香たての砂(おこうたてのすな) - 향꽂이용 모래

집에서 제사 지낼때 항상 쌀에다 꽂아서 이런 모래가 따로 있는 줄도 몰랐다. 일본은 집 한 켠에 계속 지내는 식이라 몇 번이고 갈아쓰는 이런 모래가 필요한 걸까? 아님 내가 모르는거지 한국에도 있나..?

향기세워의 모래 아닙니다..

 
 

8. 土方(どかた) - 노가다, 공사판의 막벌이꾼

한국에서 국민적 지위를 가진 그 단어는 여기에서 온 것 같다. 그렇게 많이 쓰는 말인데 이제야 첨 찾아봤네. 참고로 게임에서의 레벨 노가다는 経験値稼ぎ(けいけんちかせぎ, 경험치 벌기)라고 한다.
 
 

9. 豚(ぶた)モツ - 돼지곱창 꼬치 / 豚(とん)トロ - 항정살 꼬치

豚지만 메뉴에 따라 읽기가 다르다. モツ는 내장요리라는 뜻으로 豚(ぶた)モツ라보다는 그냥 モツ라고 부른다. モツ焼き(モツ焼き, 내장꼬치) 혹은 やきとん(돼지꼬치 구이)이라고 쓰여진 간판의 식당으로 들어가면 한국의 순대국에 들어가는 다양한 부속들을 꼬치로 구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더불어 삼겹살은 豚バラ(ぶたばら, 부타바라) 인데 항정살은 豚トロ(とんとろ, 톤토로) 여서 처음에 일본에 와서는 부타토로 톤바라라고 맨날 잘못 읽해서 자주 교정받았다 ㅋㅋ

 
 

10. 退職願(たいしょくねがい) - 사직서

한자만 보면 퇴직원이라고 읽을 수 있으니 자주 쓰는 말이지만 뜻은 바로 알 수 있는데, 세상에 읽기가 이게 뭐야...
ニホンゴムズカシイ ㅠㅜ
 
 
10개씩이면 너무 적을까 싶었는데 잡담을 섞다보니 쓰는데 또 꽤 걸린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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