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74 뮈리엘 바르베리, <고슴도치의 우아함> 그가 말하고 있는 것을 듣고 있으면, 설사 그가 하는 말이 별 재미가 없어도 아주 유쾌하다. 왜냐하면 그는 진정으로 당신에게 말하며, 당신에게 말을 걸기 때문이다. 난 처음으로 누군가 내게 말할 때 날 배려해주는 사람을 만난 셈이다. 그는 찬성이나 반대를 노리는 대신, "넌 누구니? 나랑 얘기하고 싶니? 너랑 있으면 정말 즐거워!"라고 말하듯 날 바라보았다. 난 바로 이게 예절이라고 말하고 싶고, 그건 자신이 여기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그런 태도라고 생각한다. ------------------------------------------------------------- 첫 부분을 읽을 땐 수식어가 많고 이해하기 난해해서 진도가 안 나갔는데, 어느 정도 읽고 나니 아주 슉슉~ 읽혔다. 순식간에 끝까.. 2007. 10. 28. [책] 둠 - 컴퓨터 게임의 성공 신화 존 카맥 & 존 로메로- (MASTERS OF DOOM) 가을은 독서의 계절인지 책이 무진장 잘 읽혀지는 요즘, 지를 책이 없나 둘러보다가 발견했다. 기억을 돌이켜보니 번역판이 나오기 전에 나는 이미 이 책을 알고 있었다. 군대시절 게이머즈를 열독하다가, 키노피오씨가 편집후기에 최근 읽었다고 썼던 것을 본 적이 있다.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지만 방법이 없어 완전히 잊고 살았는데..책하고도 인연이란 것이 있나보다. 책 내용은 둠을 만든 이야기가 아니라 존 로메로와 존 카맥의 자서전적인 분위기를 띄고 있어서, 두 명의 존 이야기가 성장배경부터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게임업계 일본을 건설한 거인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의 내용도 신화같은 이야기다. 성공 신화를 읽는 것은 언제나 즐거워서, 페이지 가 술술 넘어가고 내가 마치 그런 성공을 하고 있는 듯한 설.. 2007. 10. 20. [책] 기획서는 한 줄! 나는 책이나 게임, 음반을 살 때 덤으로 하나를 더 사는 경향이 있다. 발품을 팔았다는 것에 대한 보상 심리일까. 처음부터 사려고 계획했던 엄청 심사숙고해서 집어드는 반면, 덤으로 사는 것은 긴 생각없이 그냥 집어든다. 생각보다 괜찮은 것이 나올수도 있고, 그와는 달리 직관력의 부족을 실감하며 후회를 할 때도 있다. 바로 아래의 게임 시나리오 책을 가지고 가격 때문에 살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집어들고 오는 길에, 가끔씩 들춰보는 기획서 관련 코너를 돌다가 냉큼 집어들었다. 이 분 야의 명저로 통하는 'ONE PAGE PROPOSAL'은 그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손을 못대고 있는데, 이 책은 안에 실린 예만 봐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고, 얻은 것도 있었지만 결국 한 .. 2007. 10. 16. [책] 기초부터 배우는 게임시나리오 지난주는 캐릭터 설정과 기반 시나리오를 짜느라 고생깨나 했다. 주먹구구식으로 엮어냈던 이전 캐릭터와 다르게 좀 체계적으로 해 보려고 참고했던 책이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가지 플롯'. 확실히 도움이 되긴 했지만, 직접적인 도움은 얻지 못했다. 그 반증인지, 결과물로 내놓은 기반 시나리오는 지난번 캐릭터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고, 재미 있지도 않았다. 몇 번의 수정 작업을 거쳐서야 그럭저럭 납득할만한 설정이 되었지만, 정작 기 획서에는 캐릭터의 설정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다. 때문에 그 이후에도 캐릭터의 이미지와 성격 을 공유하느라 많은 회의시간을 소비했다. 원인은 하나의 플롯에 너무 치중했던 것이었다. 한 가지만 가지고 플롯의 완성도를 위해 자체적 으로 수정하고 또 수정하면서 단단해지다 보니 내 생각.. 2007. 10. 13. [책] 한국 현대사 산책 1980년대편 1권 어제 막차가 끊겨 택시를 타고 돌아가는데, 나이 지긋하신 택시기사 아저씨가 이야기를 꺼냈다. 아저씨 :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라면서 왜 이렇게 무법이 난자하는 걸까 학생?" 나 : "글쎄요..왜일까요?" 아저씨 : "나는 내 아들한테 세상은 법대로 사는 거라고 가르쳐 왔는데, 세상이 이래서야 어디 말이 되나? 젊은 사람들은 어른을 보고 쌍 욕을 하고 말이야..." 아, 이야기 늘어놓기 좋아하시는 어른이시구나..하고 잠자코 이야기를 들었다. 아저씨 : "이렇게 된 게 왜인지 알어? 이 나라가 박정희 때부터 쿠데타에 하극상으로 시작 됐기 때문이야. 박정희 때부터." "신군부는 더했지, 전두환이..." 나 : "아저씨 실례지만 고향이 어디신가요?" 아저씨 고향은 역시나 호남 지역이었고, 나는 그제서야 내가 요새.. 2007. 10. 3. [책] 남한산성 칼의 노래 애장판을 구경하다가 훑어보고, 친구 생일선물로 책을 사러 갔다가 한번 더 보았으나 내키지 않아 지나쳤지만, 연휴때 남한산성을 가기로 한 전날 서점에 들렀다가 다시한번 마주쳤을 때는 묘한 일치로 생각하여 고민없이 집어드니, 한 권의 책하고도 인연은 있는 거라고 볼 수 있을까. (베스트셀러 한 권 사본 걸 가지고 주저리주저리..) 이 카테고리(언젠가는 카테고리로 빠져나가겠지)에서 몇 번 이야기한 것처럼, 나는 소설 을 좋아하지 않는다. 반면 역사서는 꽤 좋아하는 편이고, 역사 소설은 누군가의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나의 편견과 달리, 역사를 보는 하나의 시각으로 이해한다..고우영 옹의 작 품같은 경우 만화라서 재미있는 것도 있지만 동서고금의 역사를 비교하는 고우영식 해석이 즐겁기 때문에 좋아한다... 2007. 9. 26. 이전 1 ··· 5 6 7 8 9 10 11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