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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도쿄 서부 이야기_타마 지역

2000년대 연식의 일본 아파트(맨션) 구경해 보기 ②

by 대학맛탕 2025. 1. 2.

 
지난글보기<<< 2000년대 연식의 일본 아파트(맨션) 구경해 보기
 
지난번 소개한 쵸후 시(調布市)의 맨션에 이어, 이번엔 하치오지 시 남쪽의 미나미오오사와(南大沢) 역 근방의 UR맨션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갑자기 연락을 받고 헐레벌떡 뛰어갔던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는 느긋하게 구경을 하게 되어 주변 주택가부터 한 바퀴 둘러보았다. 

 
너무 평화롭고 집들이 예뻐서 오늘 갈 맨션이 아니라 이 주택가에 살아보고 싶을 정도.

 
저 멀리 오늘의 목적지가 보인다.

 
오늘 소개할 맨션은 2000년에 지어진 하치오지 시 벳쇼(別所)의 UR맨션. 1960년대부터 시작된 타마 뉴타운 계획의 마지막 구역으로, 서쪽 끝이 이 곳이고 동쪽 끝의 이나기 시(稲城市)에 같은 디자인의 맨션이 있다.
 
다음 포스팅에 이나기 시의 타마 뉴타운 관련 정보가 조금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살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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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소개한 쵸후 시의 맨션과 햇수로는 3년 먼저 지어졌지만, 타마 뉴타운의 건축 스타일이 이어져 온 탓인지 그보다  더 오래된 느낌이 든다.

날씨가 흐려서 칙칙한 느낌도 있으나 실제로는 꽤 깔끔하다.

 
 
맨션 앞에는 예쁜 주택가가 있어 전원주택의 동네를 내려다보는 전망. 

 
 
사진이 조금씩밖에 안 나와서 구글지도로 내려다 본 드론 뷰를 실어본다. 

 
멀리서 볼 수록 더 파스텔톤이 되어 예쁘다.

 
 
단지 전경. 요즘에 한국에 워낙 휘황찬란한 아파트가 많아져서 많이 조촐한 느낌도 있지만, 2000년으로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보면 참 자유분방한 디자인이라는 느낌도 든다. 도쿄 내에서도 이렇게 생긴 맨션은 드물다.

 
 
단지 안으로 들어선 모습. 160세대로, 널찍하고 높은 맨션이 많은 이 지역에서는 비교적 적은 세대 수에 속한다.

 
 
맨션에 들어가기 전에 뒤를 돌아서 본 풍경. 멀리 보이는 아이보리빛의 맨션은 JKK(住宅供給公社, 주택공급공사) 맨션이다. UR처럼 외관 보수공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서 가까이 가서 보면 상당히 낡은 경우가 많은 반면, 임대료 및 관리비가 거의 2/3이다. 입주 심사도 있어서 허들이 높기도 한 편. 

 
오늘 둘러볼 집은 3LDK의 120 제곱미터로, 일본 맨션 기준으로는 각 방이 굉장히 널찍한 편. 도쿄 23구 내에서는 이런 구성의 맨션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현관에 들어섰다. 지난번에 본 맨션처럼 내부공사 및 청소를 한 상태라서 입구부터 상당히 깔끔한 편. UR은 대부분 이렇다.

 
현관 오른쪽에 보이는 방 사진. 창가가 통유리가 아니라 선반이 있는 것처럼 되어있는 것은 지난번과 같이 2000년대 스타일. 그러면서도 벽 한쪽을 병원 건물처럼 유리로 해 놓아서 채광이 아주 좋다.

 
왼쪽 방. 오른쪽 방보다 훨씬 넓고, 마찬가지로 북쪽인데도 채광이 참 좋다. 

 
두 방 사이를 지나 거실로 들어서는 입구. 여기는 2층이라서 처음에 말한, 주택가를 내려다보는 뷰는 아니다. 하지만 바로 건너편이 주택가라서 맨션에 사는데도 단독주택에 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가 있다.
 

 
널찍한 남향의 거실. 왼쪽에 좀 덩그러니 붙은 베란다 출입문이 조금 신경쓰이기는 하지만, 흐린 날에 이럴 정도로 개방감이 있다. 

 
 
이 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운동장만한 다다미방. 미세기문을 열어두면 마치 료칸이라도 온 것 같은 느낌이다. 

 
이 방만 일본풍의 벽지를 붙여놓았고, 문까지 장지문으로 해서 분위기가 확 산다. 


이 방 사진에서 조금 위화감을 느끼신 분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진실은 글 마지막에)
 

 
 
다시 입구 쪽을 돌아보면 널찍한 주방이 보인다. 아까 거실로 들어올 때 오른쪽에 유리로 칸막이가 되어있던 곳이 바로 이 곳.

 
냉장고를 놓아도 공간이 텅텅 빌 만큼 넓다. 한편 주방 가구도 한 번 리뉴얼을 한 모양인지, 비슷한 연식의 다른 집보다 세련된 느낌이 되어 있다.

 
 
 
베란다로 나와봤다. 모든 집이 내려다보이지는 않지만 저 집들의 2층에서 밖을 보는 것 같은 뷰.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 같다.

 
 
 
세탁기를 놓는 세면장. 깜빡하고 욕실을 안 찍었다.

 
대략 집 안의 모든 곳을 둘러봤다. 그리고 다시 거실을 쳐다보니... 커튼이 달려 있다!?

 
 
 
커튼을 펼치면 아까와 같은 풍경인데..

 
 
 
들어설 때 본 작은 방에도 커튼이 달려 있다. 

 
 
 
 
펼치면 북향이지만 빛이 잘 드는 그 창가. 어떻게 된 것일까?
 

 
 
 
 
이제는 눈치를 채셨을 지 모르겠다.
그렇다. 위 사진들은 이 집에서 이사를 나갈 때 찍은 사진으로, 시간 순서가 모두 역순이다. 😊
커튼을 걷어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찍었고, 이삿집이 다 빠진 뒤에 집 내부를 촬영한 것이다. 
 
사람 앞날 참 알수 없는 것이 이 예쁜 커튼들을 짜맞추고서는 겨우 1년만에 이사를 가게 되고 말았지만, 예쁜 주변 풍경과 넓고 쾌적한 이 집은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 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 집에 차곡차곡 동물의 숲을 한 모습과, 날씨가 좋을 때의 주변 풍경도 실어 보겠다.
 
 

 

 
 
 
한편 이 포스팅은 다음 포스팅의 후속인 동쪽 편의 프롤로그이기도 하다. 미나미오오사와 동쪽 전체도 한 번 돌아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아늑한 풍경들 보시고 힐링이 되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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