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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공연, 음악

[콘서트] 파이널 판타지 오케스트라 콘서트 : 디스턴트 월드

두릅이 2010.02.08 01:44
 12월에 예매해두고 손꼽아 기다리던 공연. 하지만 요 근래 바빴던 탓에 어제가 되어서야 오늘이 공연이었다는 것을 기억해내고, 오늘 공연 가기 전에 부지런히 복습했다. 사실 RPG를 폭넓게 즐기질 않아서 열렬히 즐겼던 시리즈래봐야 파이널 판타지 하나 뿐이다. 초등학교때 6부터 군대가기 직전 10까지..거의 10년 간 가장 열광했던 게임이 아니었나 싶다.

 음원은 대부분 97~01년도에 나우누리 GMM에서 받은 것들로, 태그가 안 되어 있어서 함께 첨부된 HWP파일-_-; 까지 열어가며 곡을 찾았다. 중학교때 통신 정액제 끊어서 받은 파일들을 열어보며 예전 추억에 잠기기도..다른 곡들은 모르겠는데 VICTORY THEME와  SWING DE CHOCOBO는 어느 버전을 들어야 할 지 모르겠어서 여러 시리즈의 버전을 있는대로 찾아 들었다.

사인회같은 거라도 하지 않을까 해서 파판 OST와 게임들을 모아뒀다가, 그런데 진짜 한다고 해도 이걸 다 받을 수도 없다 싶어서 OST 4장만 챙겨 갔다. SM이라고 뭐라 하지는 않겠지..


7시 반이 되어서야 예술에 전당 도착. 꿈토끼양 덕분에 몇 번 가 본 지라 이 곳 분위기에는 익숙한 편인데, 아무래도 오늘은 다른 날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왠지 동료들(?)을 만나는 듯한 그런 느낌. 한 켠에서는 FF13 라이트닝 에디션, 그리고 티셔츠도 팔고 있고, FF13 캐릭터들과 촬영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정작 오늘 프로그램에는 13은 없는데...앙코르로 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다.


 악단이 들어선 후에 우에마츠 노부오씨가 인사를 했다. 이전에 매체에서 볼 때와 다르게 오늘은 일본 라면집 주인아저씨 같은 복장을 해서 이미지가 좀 달라 보였다. 이 사람의 존재를 안 것이 게임월드 94년 12월호에였던가..동경하던 인물을 실제로 볼 때의 느낌은 무언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가슴속이 꽉 찬 느낌..? 사람들의 환호 역시 그런 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공연 시작. 02년에 일본에서 열린 Music From Final Fantasy의 실황 앨범을 많이 들어서 뭐 비슷하겠지...하는 생각이었는데, 역시 실제 오케스트라로 들으니 달랐다. Leberi Fatali가 흐르며 중앙 스크린에는 FF8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흐르고, 파도가 치는 오프닝 동영상에 합창단 30명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면서 약간 전율이..그에 이어지는 오케스트라 협연은 MP3으로 듣던 실황과는 차원이 달랐다. 

 궁금했던 VICTORY THEME는 특유의 빰빰빰빰 빠밤 빰빠밤~만 나오고 끝. 좌중에 폭소가 쏟아졌다. FF8의 전투 BGM Don't be afraid는 게임 초반의 필드 화면에서 전투 화면으로 넘어가는 타이밍에 시작하는 센스를 보여주었고, Swing de Chocobo에서는 모든 시리즈의 초코보 영상을 보여주며 스윙재즈 스타일로 편곡한 초코보 테마를 들려주었다. FF5의 어레인지 앨범으로 유명한 Dear Friends는 클래식 기타와의 협연으로 꾸며졌고, 이어서 FF9의 Vamo' ala Flamenco로 열정적인 무대가 이어졌다. 라그나의 영상과 함께 FF8의 Man With A Machine으로 1부는 끝을 맺었다.

 2부는 FF7의 곡들이 메인으로 채워졌다. 정겨운 마황로 영상과 함께 울려퍼진 메인테마는 오케스트라로 들으니 더욱 감흥이 깊었다. 하지만 감동은 여기까지..그 다음에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시작되었다. 이수영씨가 부른 스테키다네는 창법 탓인지 RIKKI의 원곡을 감안하지 않고 듣더라도 좀 그런 수준이었다. 연주자들이 곡에 익숙치 않아서인지 협주가 엇나가는 경우도 많아서 지휘자 분이 엄청 바쁘게 움직였다. 하지만 뭐 어떠하리, 파이널 판타지의 음악들을 실황 오케스트라로 듣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데..그러나 진짜 문제 발생. 에어리스의 테마부터 삐~~하고 마이크 새는 소리가 공연장 전체에 울려퍼지더니, 공연 끝날때까지 멈추질 않아 심히 괴로웠다.

 2부의 하이라이트는 FF7의 J-E-N-O-V-A와 FF6의 오페라. 6학년 때 FF6을 플레이하던 시절, 일본어를 몰라 선택지를 잘못 골라서 계속 죽었던 탓에 멜로디가 아주 생생하게 귀에 남아있는데, 실제 오페라로 부른 버전은 정말 장엄한 맛이 있었다. 스크린에 FF6의 오페라 장면이 나오자 여기저기서 키득키득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환상의 그래픽이 아닐 수 없었다. 티나의 테마로 2부도 마무리. FF6 오프닝의 마도아머 걸어가는 화면에 스탭롤을 넣는 센스도 보여주었다.

 앙코르는 FF7의 One Winged Angel로, 우에마츠 노부오씨가 코러스로 참가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FF13의 곡을 앙코르로 할 것 같아서 예습도 꽤 했는데 ㅠㅜ 시간이 늦어서인지 사인회도 하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집으로 돌아갔다. 

 근 몇년 간 갔던 J-POP관련 공연처럼 이번 공연도 지금 불타오르기 보다는 한 때 열광했던...이라는 느낌이었다. 프로그램 대부분이 FF7 ~ FF10으로 꾸며진 것도 그렇고, 무대 위의 스크린에 흐르던 영상들도 예전의 기억들을 되살리기 딱 좋은 것들이었다. FF10의 영상미는 지금 봐도 출중하다. 헐리우드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애니메이션이 CG화한 듯한 일본 고유의 그 느낌..FF12이후로는 볼 수 없어서 좀 아쉽다. (13은 아직 7시간밖에 플레이하지 않았지만...확실히 저런 느낌은 아니다.)

 오랫만에 게임 영상들을 보니, 확실히 90년대의 스퀘어는 대단했던 것 같다. 어떻게 저렇게 변혁을 시도하면서도 끊임없이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시스템과 콘텐츠 양 쪽의 이상적인 균형은 이 정도가 아닌가 싶다. 

갑자기 파판 잡상으로...OTL. 어쨌든 잊을 수 없는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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