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임/게임 이야기

[ON]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리치왕의 분노 - (아놔 블리자드으으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1. 29.
 주의1 - 본문에는 리치왕의 분노 하일라이트가 포함되어 있으니 앞으로 리치왕의 분노를 즐기실
            분은 스크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주의2 - 리치왕의 분노를 즐길 시간은 없으니 내용을 축약해서 보자..하시는 분들께서는 결말은
            쏙 빠져 있으니 장난하냐!?와 같은 반응을 보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아흨ㅠㅜ)



 내가 유일하게 제대로 즐겨 본 MMORPG인 와우. 군 제대 직후 오픈베타랑 딱 맞아떨어져 날이 가
는줄도 모르고 즐겼다. 상용화 시점에서 50이었으니 꽤 달린 셈. 같이 하던 친구들은 그 이후로도 계
속 하고, 10개월 후 다시 시작하면서 저런 글을 썼었다. 

 하지만 내 직업은 전사 -_-; 콘솔겜에, 그나마도 해 본 RPG의 경험이 일천한지라, 가장 평균적인 
능력치에 쓰기 좋은 캐릭터가 아닐까...하고 골랐는데 이건 뭐..초반 솔플할때는 몇 번 죽었는지 
도통 기억도 나지 않고, 30레벨까지 도발을 쓰지 않았으며 (으하하), 처음 가는 인던에서는 진행
반대방향으로 돌진을 하기도 했다. (어차피 덧글로 달릴 거 미리 까발리자) 10개월 동안 4대 인던
을 수십번 돌고 공격대를 뛰던 친구들과 마라우돈부터 그저 따라다닌 나와의 격차는 너무 컸다;
(.....어쨌든 다시 생각해도 내가 발컨인 것은 맞는 것 같다-_-;)

 와우는 게임도 재미있었지만 퀘스트 하나하나가 재미있어서 내용을 다 읽어가며 했고, 고레벨이
되어갈수록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에 편입되면서 더욱 빠져들게 되었다. 뒤늦게 워크래프트3의 싱
글 미션을 해 보면서 내 속에는 또 하나의 연대기가 수록되었다. 

 [ON] 와우 재개

 워크래프트 3의 스토리는 물론 그 이전작들의 요소까지 빠짐없이 와우 속에 녹아들어있다는 사실
을 알게 된 후, 그것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는 더없이 컸다. 또한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공적인
불타는 군단과 스컬지가 언젠가는 월드로 공격해 오고, 그 때는 공동으로 막아내는 월드 이벤트가 
생겨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그 생각은 안퀴라즈에서 이루어진 것 같지만..)

 소설,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 장르에 관계없이 작품 속의 연대기와 세계관에 빠져들면 그 컨
텐츠 자체의 재미를 뛰어넘어 제2의 몰입이 일어나게 되고, 그를 넘어 유저들이 그 이상의 세계관
을 창작하기에 이르게 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꼼꼼한 세부설정과 그것들이 엮이는 맥락
이 맞아떨어질 때일 것이다. 아이온은 아직 해 보지 못했지만, 그런 역할까지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불타는 성전은 그 세계관의 확장이기 때문에 1년 전부터 매우 기다려왔지만, 정작 나오고 난 뒤
에는 그다지 즐기지 않았다. 내 캐릭터가 전사 뿐이었기 때문 -_-; 다른 캐릭터를 조금씩 키워 보
기도 했지만, 하루에 몇 시간 이상을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 얼마 전에 다시 해볼까..하는 생각으로
정량 결제를 해서 마법사를 20레벨까지 키웠지만, 아 전사따위 하지 말걸..하는 생각이 들고는 또
다시 그만뒀다.

 리치왕의 분노 역시 불타는 성전 이후 관심에서 멀어졌던지라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는데, 죽음
의 기사 클래스를 선택하면 스컬지 측의 스토리와 퀘스트를 즐길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져서,
확장팩 클라이언트도 구입하고, 시작을 했다.

 시작하면 언데드 스컬지의 공중 요새 아케루스에서 지령을 받고, 동부 역병지대 동쪽의 헤이븐샤
이어에서 붉은십자군과의 전투를 하는 것이 초반의 주요 흐름이다. 마을에 역병을 퍼뜨리고 주민을
학살하는 것은 워크래프트3 프로즌 쓰론의 그것과 비슷한 느낌. 하지만 전장에 폭격을 퍼부으라 지
시하는 지휘관의 입장과, 전장 속에서 실제로 상대를 죽이는 병사의 입장은 다르게 다가왔다. 

 퀘스트의 주 무대가 되는 헤이븐샤이어 및 주변 지역은 퀘스트를 완수함에 따라 월드가 계속 변해
간다. 처음 정찰 시에는 군대가 주둔해 있지만 퀘스트를 진행하는 동안은 순찰병들만 있고, 파멸의
순간이 올 때는 마을 전체가 불길에 휩싸이고 전차가 등장한다. 06년에 게임기획과 시나리오라는
수업을 들을 때, 앞으로의 MMORPG는 역시 유저의 선택에 의해 월드 자체가 변하는 컨텐츠가 새
로운 흐름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고, 발표했던 MMORPG 기획 역시 그런 내용이었는데, 리치왕의
분노에서는 와우의 시스템 한계 내에서 그 꿈이 실현되어 있었다. 


마을에는 점차 언데드 스컬지의 역병이 퍼지게 되고

리치 왕에게 마지막 퀘스트를 받으면 마을이 불길에 휩싸이고, 마지막 전투가 시작된다.

전투는 이런 방식. 붉은십자군을 학살하고 공성 무기를 파괴해야 한다.

게걸음 날기(?) 이거 뭐 FPS도 아니고..

 내가 예상했던(혹은 바랬던) 전 유저가 월드 이벤트에 동참하는 것은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힘들고
서버의 인구비례에 따라서도 변수가 많아서 쉽지 않을 듯 하다. 많은 유저가 동시에 확보되어야만
진행할 수 있는 이벤트는 결과예측도 어렵고 들인 수고에 비해 유저들의 사용량이 적을 가능성도
높다. 공격대의 인원이 줄어든 것에 이어서, 이번에는 개인 단위의 유저에게 컨텐츠를 즐기도록 배
려한 것이 아닌가 예상해 본다. (그래서 나 같은 유저도 다시 하고 있지 않은가..) 퀘스트 수행 상태가
다른 유저들이 같은 장소에 있을 때는 어떻게 보이는지 꽤나 궁금하다. 그러나 사람없는 서버라 실험
은 불가능했다.

 붉은십자군의 나머지 병력은 노스랜드로 이동하고, 이번에는 동부 역병지대로 이동해서 은빛 여명회를
향한 총 공격을 실시하게 된다. 5분 후에 총 공격이 실시된다고 알려준 후에, 월드에 진동이 일어난다. 이
부분은 또 어떻게 처리했을지 심히 궁금해진다. 1명의 유저가 실시하는 퀘스트 때문에 월드에 진동을 발
생시키면 생생하겠지만 기나긴 이벤트가 끝날 때까지 모두가 기다려야 할 텐데..


어쨌든 진격을 시작할 시간! 돌격하라 언데드들이여!!!





그런데............



아놔....하필 이럴 때...

 이거 뭐 휴가복귀 직전 군인도 아니고..설마 도중에 끊지는 않겠지. 전에 정량 끝날 때도 5분 남은
걸로 인던을 죄다 돌았으니 문제없겠지..패치됐더라도 퀘스트가 종료될때까지 접속을 유지하는 예
외처리 정도는 해 두었겠지..아무렴 블리자드인데..

 하지만 시간이 줄어들수록 초조해진다. 아니 왜 퀘스트 시작에 5분이나 기다려야 하는 거냐!! 하는
생각도 않았던 불만이 터져나왔다. 더구나..


그래 13분 동안에는 끝나겠지...열심히 싸워보는거다!!


그런데..






야이눔들아!! 시계가 틀리잖아!!



그래 알았으니 그만 썰 풀고 빨리 좀 가자 좀 ...-_-

전투 시작. 스크린샷으로는 알 수 없지만 지진이 일어나면서 언데드가 땅 속에서 계속 올라온다.

 혼자 수행하는 퀘스트인데도 불구하고 공격대 급의 전투가 시작된다. 자신이 영웅이라면 이야기가
끝난 후에 '컨텐츠를 잘 즐겼다'하고 생각하겠지만, 이런 식으로 '전장에 있는 1인'의 느낌을 받으면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사건을 본 증인으로서 자신을 각인하게 된다. 사실 이런 경험 때문에 60렙
안찍었으면 와우 이야기 하지 마라, 레이드를 뛰어봐야 진정한 와우저다..라는 말들이 오고가는 것
인데,  그런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문턱을 낮추어주었다.

그러나 5명파티 인던에서도 허둥지둥하는 나는 역시나 패닉이 되었다.

자 빨리 나도 영웅을 처치하는 것을 돕자!! ....아무 반응이 없다.

더구나 6천짜리 힐도 계속 준다. '이등병 나부랭이는 저리 찌그러져 있어!'라고 듣는 듯한 느낌.

다른 영웅들도 뭐..-_-a

나는 이 전장에서 구경꾼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아, 그러고보니 잊고 있었다.


알았다 이눔들아!!!


 
처절한 전투가 끝난다. 당연히 은빛 여명회도 파멸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죽음의 기사 영주가
무릎을 꿇고, 갱생 이벤트가 시작된다.


아, 저 아저씨 어디서 봤더라...분명 얼라 퀘 할때 봤는데..



모그레인과 아버지의 이벤트는 아서스, 메네실 이벤트의 거울이다. 결국은 이런 식으로 죽음의 기사를 갱생시켜
스컬지에 대항하는 식인가...이번에도 '그럴듯한 맥락'에 만족하며 대화를 보고 있는데....




....꼭 이때 이래야만 하니?

 
그 때 리치왕 아서스가 나타나고, 티리온 폴드링과 전투를 시작한다. 검은 투구와 망토, 주변의 자코들을 밀어내는
폼이 다스베이더 옹을 생각나게 한다.



갱생한 모그레인이 던져준 검은 성검으로 변하고...티리온 폴드링이 리치 왕을....










.
.
.
.
.
.
.
.
.
.
.
.
.....



.......................





야이눔들아!!!!!!!!! 10분만 봐주면 어디 덧나냐!!

리치왕이 아니라 내가 분노할 판국이다..으어어어어..

이 길고 긴 퀘스트를 내가 다시 할 것 같으냐!!!





.
.
.

블리자드: 응








....제길 졌다..해야지 뭐 별 수 있나..

 뭐 어떻게 끝나는지는 나도 알 수 없는 상태지만, 정량결제 한번 더 해서 끝은 봐야겠다. '그들만의
컨텐츠' 였던 불타는 성전과 달리, 나처럼  확장팩을 즐기지 않은 유저까지 포섭하려 하는 의도가 엿
보이는데...어쨌든 나 같은 할짝낼름라이트 유저 입장에서는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이온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 같다. 거대한 규모의 이벤트가 
많지만 결국 4년간 보아 온 와우의 엔진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이고, 와우를 일정 이상 즐긴 유저에
게 효과적인 것들이기 때문이다. 아이온에게 일시적으로 빼앗겼던 유저들이 되돌아오는 효과 이상
도 이하도 아니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할 것이 없어서'와우로 돌아오던 지난 2년간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고, 앞으로의 MMORPG구도는 어떻게 될 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반응형

'게임 > 게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NDS] 이나즈마 일레븐  (0) 2009.04.06
[NDS] 리듬천국 골드  (0) 2008.12.29
[ETC] G-Star 2008  (0) 2008.11.16
[AC] 스트리트 파이터 4  (0) 2008.11.08
[ETC] XBOX 360 인비테이셔널  (0) 2008.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