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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이야기

[PS2] 파이널판타지 12 첫느낌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4. 22.




시험끝나는 날 바로 국전에 들러 FF12를 샀습니다. 별로 싸지도 않더군요 5만 7천원. (누가 5.3이라고 한거야!!)
VGL공략본을 끼워주긴 했습니다만, '첫 플레이는 노공략이다!' 라는 사상에 입각해 살고있는 저에겐 아무 의미도
없었습니다. PDF파일 그대로 출력한 듯이 보이는 인쇄품질은 논외로 하죠.


중학생 시절 FF7을 구하러 용산에 달려갔을 때나 4년 전에 FF 10을 처음 플레이하게 됐을 때의 느낌에 비하면
많이 퇴색되긴 했지만 그래도 FF는 FF였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푹 빠져볼 수 있겠구나 하는 신뢰감을 갖는
것은 콘솔에서는 진 여신전생3 이후 처음이네요.

PS2를 켜고 그대로 두면 나오는 오프닝은 루리웹 등 일련의 사이트에서 보았던 대로 기본적으로 중세 판타지
를 지향하면서도 공중 함대전은 스타워즈를 방불케 하는, 그야말로 블록버스터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였습니다.



"음..좋군~역시 스퀘어" 라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게임을 시작. 오프닝을 보았습니다.



멋있었습니다.

끝내줬습니다.


이미 게임이 아니라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문제인 것은 '게임이 아니라' 영화였다는 것입니다. 동영상의 스케일과 질은 이미 FF7AC도 훨씬
뛰어넘는 90년대 중반 헐리웃 영화CG 수준이였지만 그 안에 게임적 상상력은 없었습니다.


처음 보여지는 왕국의 광경, 밀집대형으로 걷는 기병들 사이에 모함이 내려앉아 기병들을 수송하는 장면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1 입니다. 이건 컨셉을 빌려온 수준을 넘습니다. 

이어서 나오는 대규모 공성전은 두말할 것도 없이 반지의 제왕입니다. 위에서 풀샷으로 잡는 장면이나 일부
병사가 때려눕히고 칼로 찍는 등의 백병전 장면은 반지의 제왕 뿐 아니라 헐리웃 영화에서 너무나 써먹어서 
이골이 날 지경인데  FF가 그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사이버펑크와 스팀펑크가 공존했던 FF7, 순정만화 삘이 대박 나지만 나름대로의 멋이 있었던 FF8, 동양적
세계관을 멋지게 포장해서 판타지에 투영한 FF10과 같은 FF만의 독창적 세계관은 FF12엔 없었습니다.
아직 게임을 1시간도 안 했으니 이걸 가지고 단정해버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오프닝 동영상은 그랬습니다.



게임을 시작. 아직 전투는 감이 잘 안오고 있으니 그래픽쪽만 이야기를 해 보자면..


역시 스퀘어라는 찬사밖엔 나오지 않습니다. PS2의 한계에 가까운 그래픽이랄까요?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고급스러워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FF12는 카메라를 자유자재로 돌릴 수 있도록 풀 폴리곤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더이상 FF10과 같은 눈속임은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전반적인 배경 텍스쳐나 캐릭
터의 모델링도 전반적으로 하향 평준화된 느낌입니다.

분명 PS2의 극한까지 끌어낸 그래픽이지만, 일반 대중이 보기에는 세련된 맛이 떨어져 보인다는 느낌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원화의 느낌이 달라진 탓도 있겠지만요) 하지만 FF8, FF9처럼 FF7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게임 디자인으로 가는 것보다는 이 쪽이 훨씬 마음에 듭니다. 역동적인 화면이나 이펙트에서는
FF10을 뛰어넘을 거라고 믿습니다.


첫 느낌은 꽤나 아쉬운 점이 많이 보였던 FF12였지만 그래도 콘솔에서 이런 설레임을 느끼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플레이하러 갑니다.
(어설픈 패러디..)    
스샷은 저녁에 집에 가면 추가하도록 하죠.

그림 구하러 갔는데 NDS용 FF3 공식 사이트가 오픈했군요. 그러나 음악과 원화 한장 덜렁.
http://www.square-enix.com/jp/index_f2.html
일러스트는 야키히코 요시다. 그냥 아마노씨가 몇개 새로 그려주면 안되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