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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리뷰

2004/12/?? 스트리트 파이터 애니버서리 컬렉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12. 29.
 이것도 게X메X에 견습용으로 보냈던 글. 언젠가는 스샷을 찍으리..했는데, TV카드도 고장나고 도저히
엄두가 안 나 그냥 올려본다. 그러니까 결국은 이것도 재활용이라는 거. (대체 리뷰 언제 할래!!)





(스트리트 파이터 애니버서리 컬렉션) 100원짜리 동전 하나로 불타올랐던 수많은 대전들을 기억하는가?


장르: 대전 격투
제작사: 캡콤
기종: PlayStation2
출시일: 2004년 7월 22일


총평
스파2의 집대성인 하이퍼스파와 스파 시리즈의 정점인 스파3 서드 스트라이크가 DVD 한 장에 들어있는
서비스 격 작품. 하이퍼스파로는 각 버전별 캐릭터를 골라서 꿈의 대전을 하고, 스파3으로 블로킹 공방을
벌이며 심리전의 극한을 느껴볼 수 있다. 격투게임을 좋아한다면 후회없을 게임.



그래픽 7
스파 서드는 2D로서는 지금 보아도 나무라지 않을 그래픽이지만, 하이퍼스파는 슈퍼스파2X가 이미
10년 전의 작품인 만큼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

사운드 8
음원 자체가 쳐지는 만큼 요즘 게임에는 비교하기 힘들지만, 3DO용의 어레인지 판은 물론 CPS2,
CPS1(페이롱,디제이,T.호크,캐미의 4명까지 추가된)버전의 음악을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다.
SF3은 무난한 편.

조작감 9
SFC용의 SF2이식 때도 뛰어난 조작성을 자랑했던 캡콤인 만큼 이번에도 확실.

타격감 9
캡콤 대전격투게임의 타격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CPS1 버전의 펀치
타격음은 지금 들어도 일품.

밸런스 8
HSF2는 5가지 버전을 섞어놓은 밸런스 자체는 무난하나 어쩔 수 없이 일부 버전의 캐릭터들이
너무 강력한 모습을 보인다. 또 약간의 버그가 존재하기도 한다. SF3의 대전 밸런스는 최고.

몰입도 8
플레이하면서 예전의 추억에 젖어들 수 있지만 각 버전의 차이를 알고 하지 않는다면 이내 시시한
패턴의 대전이 되기 일쑤다. 스파3서드의 경우도 블로킹 시스템에 숙련되지 않고 한다면 다른
격투게임과 별다를 것 없이 된다.





▲ 게이머들에게 SF2가 가지는 의미

비디오 게임의 역사에 있어 스트리트 파이터 2(이하 스파2)라는 게임이 남긴 족적은 실로 거대하다.
이전에도 대전 격투게임이라는 장르가 없었던 것은 아니였지만, 6버튼 배치와 레버 점프, 개성적인
캐릭터와 시원시원한 타격감까지 어느 하나 나무랄 곳이 없었고 무엇보다도 ‘격투에 의한 사람과
사람의 대결’ 이라는 재미를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 주었다는 점에서 이전의 게임들과 확실히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SF2라는 게임이 있었기에 이후 10여 년 동안 대전 격투게임이라는 장르는 아케이드 시장을 부흥
시켰고, 지배했으며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시장에서 본다고 해도 스파2라는 게임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오락실의 주 유저 층인
어린이나 학생들부터 그 전까지는 액션 게임에는 그다지 호응하지 않았던 성인들까지 모두 몰려들어
동전을 쌓아놓고 대전하느라 오락실은 북새통을 이루었다.

필자가 스파2를 처음 해봤을 때를 아직도 기억하는데 한번 플레이하는데 1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했고 그 인기에 힘입어 당시의 오락실은 4면 중 한 면은 스파2를 깔아놓을 정도여서 이후 몇 년간
우리는 6버튼이 달린 게임기기로 아케이드 게임을 해야 했을 정도로 이 게임의 인기는 대단했다.

더구나 스파2 자체의 혁신성에 그치지 않고, 같은 캐릭터와 사천왕의 사용, 그리고 밸런스 조정
만을 통해서 나온 스파2대쉬는 전혀 새로운 게임으로 느껴질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서 계속 그 인기를
이어나갔고, 그 이후5번째인 슈퍼스파2X까지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스파 시리즈의 15주년을 기념하여
스파2 시리즈를 집대성해서 나온 것이 바로 하이퍼 스트리트 파이터2(이하 하이퍼스파) 다.



<그림1>흑인과 백인이 싸우는 장면-20대 이상이라면 대부분 이 장면을 보고 탄성이 나오지 않을까?
<그림2>하이퍼스파 타이틀 화면-스파2의 집대성, 하이퍼 스트리트 파이터






▲ 시대를 풍미한 두 격투게임이 하나의 패키지로

게임을 시작하면 나오는 박력의 오프닝. 각각의 게임 화면에 이어 류와 고우키의 대전이 스파2와
스파3 서드 스트라이크 버전으로 각각 화면 분할되어 나오면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림3>오프닝 화면 -스파2버전과 스파3버전의 류와 고우키가 격돌하는 박력의 오프닝
<그림4>게임 선택화면 - 이 화면을 보고 있으면 왠지 뿌듯하다.



사실 국내판으로 나온 스파 애니버서리 컬렉션은 일본에서는 하이퍼 스트리트 파이터와 스파3
서드 스트라이크(이하 스파3서드)로 각각 발매되었다. 하나의 가격으로 두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두 게임 모두 아케이드와 같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이식이 되어 있고 로딩은 아예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조작성 역시 언제나의 캡콤 이식작들처럼 아케이드와 같다.

일본에서 발매된 하이퍼스파는 게임 내용은 애니버서리 컬렉션과 같지만 항상 만족할 만한 수준의
이식을 보여주던 캡콤답지 않게 메모리 카드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결함을 보여 유저들의
원성이 컸기 때문인지 애니버서리 컬렉션에서는 확실히 두 게임 다 저장이 가능하게 해 두었다.

하이퍼스파는 10여 년 전의 게임을 이식한 만큼 캐릭터의 크기도 작고 지금 보기엔 단촐한 연출이지만
타격감 하나는 요즘 게임에도 뒤지지 않는다. QSOUND를 채용한 슈퍼스파는 물론 그 이전의 시리즈들도
펀치 타격감 하나는 일품.

갤러리 모드에 들어가 보면 SF2 5가지 버전의 오프닝과 엔딩을 감상할 수 있는데 우리가 게임센터에서
클리어 했을 때는 볼 수 없었던 스탭 롤 엔딩이 각각 수록되어 있으니 한 번씩 봐 두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주요 개발진의 이름이 대부분 닉네임으로 나와 있는 등 스타 크리에이터가 판치는 지금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사운드를 3가지 버전(CPS1,CPS2,3DO판)으로 선택해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큰 메리트. CPS1버전으로
해 두면 아마 예전에 오락실에서 했던 느낌에 더욱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 CPS1의 시리즈에 등장하지
않았던 캐미, 페이롱, T.호크, 디제이의 음악까지 CPS1버전으로 들어있다.


SF3 3rd는 기본적으로 4년 전에 나온 DC판과 완전히 같지만 격투게임이 난해한 DC패드가 아닌 PS2
패드로 즐기기 때문에 조작이 수월하다. 그러나 동시에 버튼을 누르는 동작이 많아서 모든 조작을 손쉽게
하려면 역시 스틱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비록 4년 전 게임이지만 이후의 2D격투 게임에서 스파3 서드의 그래픽 이상의 진화를 보여준 게임이
많지 않은 만큼 시각적으로 그다지 뒤떨어질 것이 없다. BGM도 각 배경 테마에 잘 어우러지는 수준이고
무엇보다 캡콤 격투게임의 트레이드 마크인 묵직한 타격감이 어느 게임보다도 뛰어나다.

기본적인 통상기부터 필살기는 물론 류의 진 승룡권이나 Q의 복부 및 후두부로의 통타 등의 슈퍼아츠가
히트할 때는 박력 연출과 타격감이 조화되어 그야말로 통쾌함을 전해준다.

다만 좀 지나칠 정도로 개성적이고 단순히 최강을 향한 수련으로 일관된 캐릭터들로 인해 등장인물 사이의
복잡한 갈등구조와 뛰어난 캐릭터성을 가진 KOF시리즈에 익숙한 유저들은 몰입하기 힘들 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하이퍼 스파에는 가일이 내쉬의 복수를 하는 것이나 스파1부터 이어져 온 류와 사가트의 갈등 관계
등 스토리적 요소가 없으나 스파3은 그냥 즐거운 잔치같은 느낌이다.





▲ 이것이야말로 꿈의 대전(하이퍼 스트리트 파이터2)

2003 TGS에서 하이퍼스파가 공개되었을 때 가장 인상적이였던 장면은 높은 성능의 공중 중펀치(일명
바이슨 펀치)와 쇄골 깨기로 밀어붙이는 슈퍼스파2X의 류에게 원조 스파2의 류가 당시의 최강 얍삽이(?)
인 하단 약킥 연타로 기절시킨 후 캔슬기로 시합을 끝내는 장면이였다.



<그림5> 류의 약킥 연타 - 스파2류가 역대 최강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기술
<그림6> 던지기 장면 - 물론 대부분의 시합은 이것으로 결정난다




이 한 장면으로 슈퍼스파2X를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 플레이어는 5종류의 스파2버전을 선택해서
다른 버전의 캐릭터와 대전할 수 있는 것이다. 블랑카의 경우 스파2에서는 롤링어택 중 반격당하면 데미지가
2배가 되고, 스파2대쉬 터보에서는 강력한 성능의 버티컬 롤링, 슈퍼스파2X에서는 새로 추가된 각종 이동기로
상대를 교란시키는 등 그래픽은 같지만 전혀 다른 성능의 5가지 캐릭터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각 시리즈의 캐릭터 차이점은 위에 말한 경우와 같이 필살기의 추가와 밸런스 조정처럼 바로 눈에
보이는 차이도 있지만 기본기의 캔슬이나 판정 등 미묘한 차이는 그보다 훨씬 많다. 이런 차이를 모른다면
몇 번 대전을 하고 나서 화려한 그래픽과 복잡한 시스템의 게임에 익숙한 요즘 게이머들이 보기에는 단순한
대전에 이내 싫증나 버릴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차이를 알고 한다면 정말 전혀 다른 캐릭터처럼 사용하여
매우 다양한 대전 패턴을 즐길 수 있다.


▲ 심리전 공방의 극한(스트리트 파이터 3 서드 스트라이크)

스파2가 게임업계의 판도를 바꿀 정도의 히트를 치고 계속 버전업하는 동안 수많은 아류작 격투 게임들이
난립했고, 그 가운데 SNK가 2D격투의 새로운 지향점을 보여주며 득세했다. 이후 새로 나타난 3D격투 게임
들은 2D에서 느낄 수 없었던 재미들을 보여주면서 조금씩 2D격투게임들을 위협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 시작된 SF3의 기획은 2D와 3D 양 쪽으로 제작해 나가면서 합당한 프로젝트를 선택하게 되었고,
3D 쪽이 스파EX로 귀결, 결국 대망의 SF3은 2D로서 유저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SF3은 ‘블로킹’이라는 한 단어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게임이다. 블로킹은 상대방의 공격이 닿는 순간 상대
쪽으로 레버를 → 입력하면 장풍 공격을 포함해 상대의 모든 공격을 무력화시키면서 자신이 선공권을 얻는
것이다.(하단은 ↓입력)

이 시스템에 의해 공중에서 대공기에 대한 반격을 할 수 있게 되고 공중 공격을 블로킹해서 바로 필살기를
입력하는 등 기존 격투게임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전법이 가능해졌다. 쉴 새 없는 블로킹 공방 사이에
다단히트 기술을 전부 블로킹하거나 하는 쾌감은 다른 게임에서는 전혀 얻을 수 없었던 것. 대전격투 장르를
개척한 캡콤은 역시 새로운 대전 룰을 창조해내는 데 성공했다.

스파제로 때 까지도 없었던 대쉬가 추가되어 스피드감 있게 몰아붙여 가며 시합을 진행할 수 있고, 슈퍼아츠
선택이나 스파3세컨트 임팩트 때부터 추가된 EX필살기에 의한 제한적 콤보 등 전법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많긴
하지만 역시 승부수를 쥐는 것은 이 블로킹에 달려 있다.

하지만 모든 공격을 동체시력으로 블로킹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므로 상대의 공격을 예측하면서 그 타이밍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플레이어 간의 심리전은 극한에 달한다. 그러나 그 심리전을 즐길 정도의 수준이 되려면
꽤나 많은 시간의 수련이 필요하다. 많은 수련을 거듭하고 연구하면 연구해 나갈 수록 더욱 더 파고들 요소가
많으면서도 익숙해지기까지의 어려움 때문에 상당히 마니악한 게임이 되었다.

이는 개성만을 강조한(?)캐릭터성과 함께 스파3이 이전의 영광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지만 자잘한
시스템의 추가가 아닌 대전 패턴 자체의 진화를 이루어낸 캡콤의 족적은 크게 남을 것이다.


<그림7> 블로킹 장면 - 스파3의 모든 것,그러나 양날의 검이 된 블로킹
<그림8> 진공파동권 블로킹 - 이런 기술을 모두 블로킹해낼 때의 쾌감이란..




▲ 스파 시리즈 팬으로서의 아쉬움

일본에서는 슈퍼스파2와 슈퍼스파2X까지 엄청난 인기몰이를 해서 DC판으로 따로 이식되기도 하고 지금
까지도 게임센터에 슈퍼스파2X가 현역으로 돌아가며 사람들이 불꽃 튀는 대전을 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
에서 스파2는 대쉬, 그리고 대쉬 개조 기판이후 스파2대쉬 터보부터는 조금씩 네오지오 게임들에 밀려났고
기판가격이 상당했던 CPS2 때에 이르러서는 큰 게임센터가 아니면 아예 보기도 힘들 정도였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스파는 스파2, 스파2대쉬라고 볼 수 있다.


사실 필자는 이 게임이 나온다고 했을 때 5개의 게임이 들어있으면서 각 버전의 대전이 가능한 것으로 생각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 CPU전에서는 슈퍼스파2X로 고정되어 있어서 1인용에서 예전의 향수를 느낄 수는
없다. 가일 앞에서 약 승룡권을 하면 무조건 가일이 강 서머솔트를 한다거나, 용권선풍각 후에 승룡권을 연발
하는 켄 등 우리가 기억하는 그 CPU들은 이 게임에 없다. 적어도 슈퍼스파의 CPU로 해주기라도 했으면 거의
비슷한 느낌으로 할 수 있는데 말이다.

또한 슈퍼스파2X 자체가 CPU전의 난이도가 엄청나서 미디엄 난이도로 해 놓아도 상당히 어려운 편이다.
물론 이는 위에 말한 ‘예전의 패턴’ 이 먹히지 않아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지도 모르겠지만, 강제 연결 콤보를
기본으로 구사하고 공중 공격을 통상기로 대부분 격추하는 CPU들은 충분히 강하다.

물론 그리운 버전의 캐릭터들을 골라서 마음껏 대전하며 충분히 예전의 추억을 살려볼 수는 있다. 하지만
캡콤은 대 CPU전에서도 예전의 추억을 곱씹어 볼 수 있다는 사실까지는 생각하지 못한 듯 하다.



스파 시리즈의 15주년을 표방하면서 나온 게임에 정작 15년 전의 첫 작품인 스파1이 들어가 있지 않은 것도
아쉬움을 준다. 스파1이 스파 시리즈의 역사에 당당히 세울 만 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스파의 15주년을 기리는 작품으로서 스파 시리즈의 시작이 어떠했는지 알려주기 위해 그 정도 넣어
줄 수 있지는 않았을까? 그것이 힘들다면 스파의 역사나 설정, 스파1 당시의 이미지 일러스트 등의 오마케라도
말이다. 15주년을 기리는 게임이 아니라 15주년에 맞춘 상술이라는 것을 캡콤 스스로 반증하는 듯 해서 조금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그림9> CPS1버전 스파2 - 우리가 추억하는 것은 이쪽이지
<그림10>하이퍼스파 화면(같은 캐릭터로) - 이쪽이 아니란 말이다 캡콤!!




스트리트 파이터 2. 그 이름만 들어도 불타올랐던 수많은 대전의 기억들이 머릿속을 스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무조건 사도 후회없다. (위에 언급한 약간의 아쉬움은 있을 지라도)
필자와 같은 추억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격투게임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스트리트 파이터
애니버서리 컬렉션은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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