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후의 신선한 충격
화장실 가는 김에 잠시 유튜브가 톱으로 띄워 준 민희진 긴급 기자회견.
통쾌했다부터 저런사람이랑 엮이면 매우 피곤하니 도망가라 등등 구설수가 많다.
민희진을 프로듀서로서 알게 된 것은 작년 이 팟캐스트를 듣고나서였다.
단순히 뉴진스를 만들어 대박을 친 프로듀서가 아닌 아닌, 이전부터 자신만의 길을 추구해 온 크리에이터 였다는 것을 꽤 흥미롭게 들었던 터였다.
그리고 목요일, 이 역대급 기자회견이 있었다. 딱 틀어봤을 시점에 본 것이 이 포스팅 마지막에 담은 크리에이터로서의 생각. 인상적인 말들이 많아서, 처음부터 차근차근 끝까지 다 봤다.
이 기자회견이 알린 것
1. 세계 만방에 K-욕의 다이나믹함을 알렸다
이미 한국영화가 알려져 있어서인지 일본에서도 인용이 넘쳐나는 중.
하지만 그 뜻을 전해들으면 어떤 표정이 될까 ㅋㅋ
韓国ノワール映画以外でシバルセッキ聞いたの初めて
— mocco (@Y_DP_05) April 25, 2024
한국 느와르 외에 시발새끼 들은거 처음이야
シバルセッキとか生で初めて聞いた
— ぴすけ (@toridekarashiki) April 25, 2024
시발새끼라는 말 라이브로 처음 들었다
2. 타락한 덕후가 얼마나 치졸한 지 알렸다
여러 카톡을 보고 생각한 방시혁과 민희진 두 덕후의 차이는 이거다.
방시혁은 권력을 얻은 후 그것을 열등감 해소에 쓰게 되어버린 덕후다.
이 카톡은 말만 존댓말이지
'좋아?'
'웃어? 미쳤냐?'
'아 좋냐고'
같은 전형적 군대 갈굼문법이 아닌가. 저 행간의 끔찍함을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반면 민희진은 권력을 얻은 후에도 그것을 계속 일하는 데 쓰는 덕후다.
민희진 밑에서 일하면 지옥이네 엮이면 피곤하니 도망가야 하네 같은 이야기가 도는데, 그런 사람 밑에서 일하면 힘들 지언정 절대로 저런 언사를 들을 일은 없다.
3. 직장인 크리에이터가 어떤 생각을 갖고 창작활동을 하는지 알렸다.
사실 이 기자회견에서 제일 뭉클했던 것은 이 부분.
사실 이 정도로 성공한 사람에게도 장벽이 이리 많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창작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대목이 중간중간 있었다.
민희진에게 불리한 이야기는 하이브가 잘 편집해 뿌릴 것이고, 욕하거나 웃긴 부분은 유튜브 숏에 나돌 테니 그거 말고 인상에 남는 말들을 좀 모아봤다.
유튜브 좌표까지 찍고 싶었지만 SBS 유튜브가 라이브로 같은 걸 계속 틀어서 좌표를 찍을 수가 없다.
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라, 적당히 어느정도 벌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꿈을 펼치고 싶은 것이 제 목적이었기 때문에.
(SM퇴사 후 창업하지 않고 하이브에 들어간 이야기를 하며)
시혁님은 저한테 빌리 아일리쉬를 롤모델로 어떤 뭐 그런 애들을 했으면 좋겠다... 아 난 잘 모르겠는데.
(방시혁과 걸그룹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하며)
저는 원래 남들한테 관심이 없어요. 제 일 밖에는. 저는 회사도 일하러 다니는 곳이지 친구를 사귀러 다니는 곳이라 생각하지 않거든요. 누구랑 친해질 생각도 잘 안 해요. 저는 회식도 안 하고 술도 안마시고 골프도 안 치고, 여흥이라고 즐겨지는 그런 것들을 안 즐기는 사람이에요.
(하이브와 민희진, 소스뮤직의 3자로 걸그룹을 준비했지만 여자친구 해체에는 관련없다는 이야기를 하며)
저 TV프로 나가는 거 굉장히 싫어해요. 우리는 방해할거니까 너 혼자 잘해봐 이런 느낌이잖아요. 제가 느꼈을때는 시혁님은 이미 사쿠라와 김채원이라는 팬덤을 가지고, 신인그룹에는 자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우리팀엔 기대가 없는 거지. 그러니까 저 팽 당했잖아요. 그래서 제가 뉴진스를 만든 거고. 니가 어디까지 하나 보자. 이런 느낌이에요. 계모와 언니들이 나를 너무 핍박하고 있다. 하지만 결론은 늘 콩쥐가 이겨.
(뉴진스 데뷔직전 르 세라핌에 홍보가 집중되어 본인이 직접 홍보해야 했던 이야기를 하며)
내가 전원신인 팀을 맡는다는거 유퀴즈 인터뷰에서 밝히지 말라고..이런거 다 배임 아닌가요? 자회사 편견 조장하고, 무슨 군대축구 하듯이, 무슨 골 병장한테 다 몰아주는 것처럼. 나머지는 다 찌그러져 있어야 되고.
(위의 이야기를 이어가며)
너는 말했다고 해. 내가 미친년이라 내 맘대로 했다고 할께.
(뉴진스 발표를 미루자는 박지원 대표에게 한 말을 설명하며)
그리고 저 뉴진스 더 안 맡아도 되요.
그런데 욕심 없고, 뉴진스 끌어다가 뭐 한다 저 그렇지 않아요.
뉴진스는 내 애새끼. 내 새끼같아가지구.
그냥 제 성격이 이렇게 지랄맞아요. 뭐가 싫은게 보이면 다 얘기해야 돼. 그런거 못견뎌. 고쳐라. 그리고 밖에 거룩한 척 잘하는 척 말하지마. 어? 제발 말하지 말라구. 이거 고치고 말해 그럼.
저 정말 명예가 중요한 사람이거든요. 근데 이 새끼들이 내가 명예가 중요한걸 알아. 내가 연습생 애들을 못 버릴 걸 알아.
저 이 PR문화도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큰 회사가.. 막 착착착 다.. 그리고 기자님들도 좀.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좀 밉보일 수 있겠지만 없는 사람들도 생각좀 해주세요. 그렇게 막 네트워크~ 막 이런걸로 뿌리는거 막 받아쓰지 마시고 좀 가난한 애들 것도 좀 써주세요 제발.. 저 몰랐는데 제가 당해보니까 너무 불공정한 거야.
나는 방법도 몰라. 근데 지금 영세한 작은 회사들 다 그럴거 아니에요. 그리고 하이브는 뭐 자기네가 무슨 막 배려해주는 척 막 어쩌구 하면서, 써먹을때는 뭐 전방위적으로 막.. 이번에 뉴진스 홍보 그렇게 해 주시는지 보세요. 꼭 보세요. 내가 보겠어. 니네가 그렇게 하는지.
사실은 기자회견을 잠깐 보았다가 크리에이터들에게, 특히 게임 크리에이터들에게도 너무나 공감할 이야기를 보아서 처음부터 보고 글로 남기기로 마음먹은 것인데, 막상 정주행하니 (아마도 내일부터 엄청 편집해서 나돌게 될) 욕하는 장면을 포함해서 정말 울분이 넘치는 이야기만 계속 보다보니 마음이 꺾여서 관두기로 하고 잠시 편집창을 닫았다.
낮에 잠깐 봤을 때는 입이 좀 거친 사람이구나 했는데, 처음부터 쭉 집중해서 보니 입이 거친게 아니라 욕이 나올 상황이 맞았다. 아니, 미치고 팔짝 뛸 상황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다. 저 정도 명망있으면서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이 이렇게 다 내던지고 말할 정도면 정말 얼마나 억울한 건지 느껴졌다. 되려 민희진씨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할 말 다 했다고 내려놓지 마시기를!
그래도 남기고 싶은 부분
포스팅하는 건 포기하고 그냥 보다가 낮에 잠시봤던 그 장면까지 왔는데, 무언가를 만드는 크리에이터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말들이어서 역시 포스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부분만 그대로 옮기고 마칠까 한다.
제가 하이브에도 다 이야기를 했는데 멀티랩 이게, 이 거버넌스가 문제인 거에요. 무슨말이냐면 지주사, 그 모회사에 셰어드 펑션이 쫙 모여있단 말이에요. IT, 인사, 등등 중앙통제가 가능한 셰어드 펑션들이 있잖아요. 그게 쫙 포진되어 있고 레이블이 그 밑에 있거든요. 근데 레이블마다 PR의 방법이 다르고 싶을 수 있고, 인사의 방법이 다르고 싶을 수 있잖아요. 근데 중앙에 있어야 얘네가 통제가 쉬운거야. 그러니까 이거를 말로는 허울좋게 이렇게 표현을 하고 싶지. 근데 실제 일하는 사람들은 너무 빡치죠. 이게 레이블마다 이게 개성이 다 달라야 멀티랩이지.
제가 아일릿을 비방하는 게 아니라요. 애들이 무슨 죄가 있겠어요 어른이 문제지. 아일릿 이걸로 제가 왜 문제제기를 했냐면 표절이, 아 모두가 생머리 할 수 있죠. 근데 문제는 이 우리의 제작 포뮬러 자체를 너무 모방했다는 거에요. 제가 자료로 남긴 것까지 뭐라고 하던데. 아니 그 자료 남기는게, 도대체 왜. 어도어 입장에선 비교하는게 당연한 일이에요. 그게 나쁜 일이 아니야. 그걸 안하는게 배임이에요. 아니 이걸 왜 이렇게 몰아가. 그래서 그 비슷한게 왜 슬픈 거냐면, 아니 그렇게 할거면 멀티랩을 왜 했어? SM처럼, YG처럼 그냥 하지. 왜 허울좋게 멀티랩 막 이러면서 왜 개성을 안 살리냐고.
제가 이거 혐오하는 이유가 뭐냐면요. 이렇게 누가 쉽게 누구거를 따라해서 좀 잘되잖아? 그러면 없는 애들이요 더 좌절감에 빠져. 있는 애들도 저렇게 따라해서 잘되는데.. 아이씨 뭐라러 고민하냐 있는거 그냥 베끼면 되지. 그러면요 다 모두가 뉴진스가 돼. 그럼 뉴진스한테도 나쁘고 얘네들한테도 나빠요 장기적으로. 이게 업을 망가뜨린다니깐요. 이게 주주 이익을 위하는 일이지 어떻게 해하는 일이야. 이 지적을 해야 업이 살죠.
제가 왜 포토카드 이런거 안하냐면요.. 근데 저한테 이런얘기 해요. 너 포토카드 안 넣는다면서 랜덤은 하더라? 여러분, 이게 하나 트집잡고 하나 하고 이럴 생각을 하지 마세요. 왜냐면, 한 앨범에 모든 연예인의 사진이 들어가면, 생각해 보세요 이제 CD는 주얼 케이스 시대가 아니잖아요. 안에 막 여러가지 사진도 있고 이런데. 그러면 하나에 다 넣으면 사전이 되요. 그런데 앨범 가격은 20년 전 30년 전이랑 똑같단 말이야. 저 어렸을 때랑 똑같아요. 막 15000원 16000원 이래. 앨범 값은 안 오르고 제작비는 오르잖아. 그러면 이걸 사전 가격으로 팔면 팔리겠어요? 그러니까 멤버마다 나눠서 최대한 공들여서 만드는 거고.
대신에 왜 랜덤을 하냐면. 저 랜덤하기 싫어요. 왜 랜덤을 하냐면, 랜덤을 안하면 멤버의 인기를 비교해요. 저는 그게 너무 싫어요. 그거 몇 개 더 팔리는게 뭐가 중요해. 그런거 없애고 싶은데, 그걸 없애려면 랜덤밖에 없잖아. 그래서 제가 최선을 다해서 고민을 한게, 우리는 포토 랜덤 그 찌질하게 무슨 랜덤으로 돌려서 팔지 마. 그렇게 팔지 말고 컨텐츠로 승부해서 얼마나 팔리는지 한 번 보자. 저 왜냐면 너무, 모든 A부터 Z까지 제가 다 보거든요. 이게 뭐 마이크로 매니징 한다는게 아니야. 이건 내가 생각이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만드는 거기 때문에 내가 봐야 돼. 그게 책임감이야. 그 의도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개념에서 사실 음반을 만드는 제 스타일이 약간 그래서 저는 업계에서 그런 랜덤카드 만들고 밀어내기하고 그런것좀 안했으면 좋겠어요. 뉴진스는 사실 그거 안하고, 밀어내기 우리 안하거든요. 밀어내기 안하고 이 성적이 나왔어요. 포토카드 없이. 그게 밀어내기 하는 애들이랑 같이 들어가면요. 알음알음 막 다 하고있거든. 그거 하고있으면 이게 도대체 뭐때문에 수치가 올라가는 건지 이게 시장이 비정상적이 돼.
그리고 나중에는 주식시장도 교란되요. 왜냐면 살짝 꺾일수도 있고 유지될 수도 있는게 계속 우상승. 그리고 그거 팬들한테 다 부담이 전가돼. 럭키드로우로 소진해야 되지 팬사인회 해야되지. 저는 그거 고치기 위해서 뉴진스를 사실 시작해 본 거에요. 이런 꼼수 부리지 않고 뭐 안해도 잘 될수 있다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근데 그게 내가 하이브에 열받는게 뭐냐면, 그 물을 흐린다니까? 그걸 막 물타기해서 아 이거 하이브가 잘한거야 우리는 누구는 하고 누구는 안하고 뭐 이러면서 다 뉴진스인 것처럼 퉁치고 갑자기 비슷한거 막 나오고. 여러분 이게 업의 조화에요? 창작의 뭐 이걸 떠나서 그냥 상도에 안맞아. 소비자를 생각도 안하는거야. 이게 뭐냐고 도대체.
저는 사실 이걸 고치고 싶어서. 솔직히 저 죽이는 거는.. 아니 뭐 저 일 안하면 돼요. 그냥 집에서 누워있으면 돼. 근데 아니 이런 의지가 이렇게 저.. 저 되게 빡세잖아요? 저 보시면 성격 보니까 아 저 년 장난 아니다 이런 생각이 들잖아요? 아 근데 저 마음 약해요 마음 약하니까 시발 이렇게 열받는거지. 죄송해요.
근데 왜냐면 나는 고상한 척 하는게 싫거든. 겉으로 막 아 이러면서 뒤로 가서 막 쌍욕 다하면서 겉으로는 아 저는 아닙니다 이러는게 싫어가지고 저는 내보이는 건데. 저는 저를 잃는게 손해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내 의지를 꺾는거. 나같이 이렇게 강성이 없거든. 남들이 이거 하라고 하면 대충 다 해. 그게 다 맞는 줄 알고 모르는 사람은 그냥 흘러가구요, 아는 사람은 돈 더 벌려고 그걸 해요. 근데 나같이 이렇게 막, 내가 잘났단 얘긴 아니에요. 타이틀로 또 민희진 잘난척 이렇게 쓰시지 마시구요. 그냥 저는 어쨌든 좀 의기를 가진 사람들이 그래도 일을 조금 하고 있다. 이런게 있어야 되는거지. 그냥 뭐 이렇게 맨날 돈 하는게 뭐가 멋있고 이게 업에 뭐가 좋냐. 그게 배임이야 내가 생각할 땐.
마침 SBS유튜브의 라이브가 끝나 있었다. 위에 실은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좌표를 찍었으니 한번 꼭 보시기 바란다.
'기타등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티스토리 작심삼주 오블완 챌린지(로 돌아보는 블로그 8개월의 회고) (8) | 2024.11.02 |
---|---|
티스토리 블로그 접속 제한... (3) | 2014.09.01 |
창조자는 리뷰어일까 아닐까? (0) | 2014.06.13 |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 (5) | 2013.08.17 |
나 어릴적 꿈 (0) | 2013.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