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블로그 라이프를 누리고 있지만, 종종 너무 글을 쓰기 싫을 때가 있다.
그런데 조금 생각해 보면 글을 쓰기 싫다는 것은
1. 생각하기 싫다.
2. 생각을 정리하기 싫다.
의 두 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첫번째의 '생각하기 싫다' 는 '기획하기 싫다'는 말로도 치환할 수 있다. 너무나 흥미로운 관심사가 있어서 빨리 글로 옮기고 싶어질 때는 생각해야 하는 단계가 자연스레 해결되기 때문에 글을 쓰고자 하는 허들이 매우 낮아진다. 정신차려 보면 어느 새 글을 쓰고 있다.
마음이 괴롭거나, 일이 너무 바쁠 때는 글을 쓰기가 매우 어려워지는 것도 같은 이치다.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기 때문이다. 내 입으로 어떤 글이 그랬다고 직접 말하지는 않겠지만, 이 블로그에도 그런 글이 꽤 있다. 방문 경로를 보면서 쓴 글을 읽어볼 때가 있는데, 그런 글과 마추치면 '아 저 때는 어떤어떤 일이 있어서 힘들었구나' 하는 것이 기억난다.
두 번째의 '생각을 정리하기 싫다' 는 '편집하기 싫다' 는 말로 치환할 수 있다. 앞에서 예를 든, 너무나 흥미로운 관심사가 있을 때는 글이 쭉쭉 나가는 것이 보통이지만, 기대가 높았던 관심사였는데 막상 쓰기 시작하니 글이 안 나갈 때의 장벽은 어마어마하다. 괜히 양만 늘리는 듯한 기분이 들고 썼던 문장도 마음에 안 들어서 다시 고치는 등, 중요하지 않은 일을 반복하기 시작한다.
그 장벽을 돌파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생각을(글을) 정리하는 것인데, 이 역시 뇌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일인지 마음이 힘들거나 할 때는 밀고 나가기가 어렵다. 임시저장한 수많은 글 중 이렇게 멈춘 글은 아예 쓰지 않은 글보다 더 쓰기 어렵기도 하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첫 번째 장벽보다 두 번째 장벽이 더 높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다 가볍게 돌파할 수 있을 때가 있다. 이 이야기를 하고싶어서 쓰기 시작했는데 잠시 잊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글 쓰기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낄 때' 다. 그럴 때는 글쓰기를 위해 생각하는 것도, 글을 고쳐나가는 것도 즐겁다. 딴생각을 하는 것 만큼 즐겁고 행복할 때가 어디 있으랴.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때다. 사진이 없는 글을 정기적으로 쓰고자 다짐하지만 잘 안 되지 않는 것이 고민이었는데,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실제로 해야만 하는 지와는 별개다) 일이 있으니 오랜만에 달성했다. 그 달성감을 에너지로 해서 하려고 했던 일을 해 보러 가야겠다.
이런 선순환이 자주 찾아오면 좋을 텐데, 그렇게 만들 방법이 생각나는 대로 아래에 리스트를 만들어 봐야겠다.
1. 더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을 때 잘 써진다.
2. 밤에 잘 써진다.
3. 잠이 오지 않을 때 잘 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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