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읽은 패턴츠와 같은 계기로 발견하고, 같은 기대감을 갖고 구입한 책. 패턴츠에 낚였던
불안함이 가슴 한켠에 있었지만 대략 훑어봤을 때 훨씬 큰 스케일과(특허 -> 최초) 훨씬 풍부한
내용(100가지 -> 427가지)을 믿고 일단 구입. 인류 역사에 획을 그었던 최초들이 6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어 수록되어 있다.
1. 관습과 기원 - 침대, 목욕, 유스호스텔, 증권거래소, 백화점, 점성술, 포커, 구세군....
2. 도구와 발명 - 망치, 대패, 톱, 철, 니켈, 백금, 권총, 기관총, 천체망원경, 하프, 질소...
3. 저작과 종이 - 타자기, 인쇄술, 제본술, 사전, 사진기자, 산술의 역사, 숫자 0의 탄생...
4. 운송수단 - 바퀴, 말, 안장, 최초의 여행사, 여행자수표, 호버크래프트, 달착륙...
5. 의복과 장식 - 나일론, 블루진, 스타킹, 문신, 가면, 보석세공, 아마포, 양모, 카펫...
6. 건강과 의약 - 외과수술, 해부학, 모르핀, LSD, 유전법칙, DNA, 호르몬, 에이즈...
결과는 대만족. 내용이 18~20세기 미국의 특허 중심이고 그저 특허의 소개에 치중했던 패턴츠에
비해 이쪽은 인류의 기원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유럽 중심으로 전세계를 아우르며 소개하고 있
으며, 최초라는 사실도 역사적 문헌과 고증에 의해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
선사시대의 것들은 유물의 사진이, 중세 시대의 것들은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이나 도면이 첨부되어
있고 주제어를 설명하다가 '참고로' 연관 지식을 전해주는 서술 방식, 여백에 더 자세한 에피소드를
배치한 구성으로 정말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저자가 프랑스인인 만큼 유럽 중심이지만 동양이
최초인 것은 빠뜨리지 않고 언급하고 있다. 인쇄술 부분에서 1317년 최초의 금속활자 사용에 뒤이어
1450년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 사용이 소개되어 있는 건 역시 직지심경 덕분이겠지? 모름지기 역사
는 사료로서 증명될 때 가치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교과서에서 볼 때는 몰랐는데 외국 사람이
쓴 책에서 보니 왠지 가슴이 뿌듯.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각 주제어에 원어 표기가 없다는 것. 개념어 사전은 원어 표기가 붙어있는 구
성 덕분에 이데올로기 부분의 단어를 이해하기 좋았는데 말이다. 부록의 항목별, 인물별 색인이 그
런 아쉬움을 약간은 해소해준다. 모르면 공부해야지 어쩌겠나. 나처럼 알고 싶은 건 많은데 읽은 책
은 없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책 >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 1권 (0) | 2007.03.25 |
---|---|
[책] 미래를 읽는 기술 (The Art of the Long View) (0) | 2007.03.16 |
[책] 패턴츠 - 독자적인 발명품의 탄생 과정 - (0) | 2007.02.20 |
김윤태, <교양인을 위한 세계사> (0) | 2007.02.18 |
[책] 부의 미래 (REVOLUTIONARY WEALTH) (0) | 2007.01.27 |